주식 일지 (f. 내 선택에 의한 일상적인 손실)
주식을 너무 쉽게 생각한 나머지 -500만 원
인수될 거라는 운에 배팅한 덕분에 -500만 원
충분한 시간을 인내하지 못한 탓에 -500만원
손실 제한 선을 지키지 못한 탓에 -500만원
괜한 고집으로 꽃을 꺾고 잡초에 물 준 탓에 -300만 원
도합 2,300만원의 손실을 보았다...(거래수수료 전부 포함)
주식을 하면서 손실도 나고 수익도 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손실이 났을 때 왜 났는가. 이것은 나의 판단 미스 인가 아니면 판단은 잘했지만 시점의 문제였는가 아니면 과도한 비중을 실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견디기 힘들었던 걸까 또는 막무가내로 희망을 갖고 이 정도면 저점이겠거니 하고 사서 그랬던 걸까. 전방 산업은 어땠는가. 내가 살피지 못한 것들이 크리티컬 한 것들인가. 등 셀 수 없이 많은 원인과 분석을 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번 투자 시에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게 된다.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했던 잘못을 또 반복해서 저지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으로 인해 큰 손실을 보게 되면 주식 투자가 점점 무서워진다. 이럴 땐 잠시 숨을 고르고 손실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잠시 주식 투자에서 떨어져서 인생을 곱씹거나 즐거운 일을 해야 한다. 또는 주식 투자금의 비중을 확 줄여야 한다. 예를 들어 1천만 원으로 하고 있었다면 500만 원으로 1/2를 줄이는 등의 실행을 하면 한결 마음이 놓인다.
수익이 났을 때도 동일하다. 이건 나의 운이 좋아서 수익이 난 건지 아니면 투자 전에 생각했던 나의 원칙과 그 나름대로의 아이디어로 인한 실력으로 수익이 난 건지 냉정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다음 번 투자 시에 높은 확률 - 여기서 높은 이란 55% 이상의 확률을 말한다. 60% 이상이면 정말 괜찮은 투자처라 생각한다 - 로 수익을 재현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이 하나 둘 쌓이다 보면 사지 말아야 할 종목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종목을 선택하면 손실의 위험은 적으면서 수익의 가능성은 높은 것인지가 살짝 느낄 수 있게 된다.
내가 수익을 보게 된 경우를 살펴보면 - 손실의 경우는 앞서 말했기 때문에 -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게 보는 종목이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또는 과도한 낙폭 - 전쟁 리스크, 과도한 하락, 부정적인 뉴스 등 - 일 경우에 그 원인이 기업의 가치를 훼손시킬 정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한가를 맞는 종목은 유심히 지켜본다. 그리고 훼손이 적다면 적절한 안전마진 가격을 추린 후에 어느 정도 프리미엄을 붙일지 계산 한 뒤 해당 가격대가 오면 매수하기 시작한다. 물론 분할매수, 분할매도 원칙을 지킨다. 그럼에도 매수하기로 결정한 종목은 짧은 2-3일 내 길게는 1-2주 동안 매수를 진행한다.
이렇게 고민 끝에 선정한 종목도 -10%는 금방 내려간다. 나의 최초 안전마진과 기업 가치가 어느정도 정확했다면 -10%~-15% 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그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나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급히 써야 하는 돈들 - 전세자금, 병원비, 등록금, 기타 등등 - 을 넣지는 않는다.
또 다른 수익 종목은 모두가 부정적으로 보는 종목들이다. 이런 경우 그 부정적인 시각들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이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이상 리스크가 없거나 적어지게 된다. 물론 전방 산업이나 앞으로 해당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의 환경이 좋아져야 한다는 가정 하에. 그리고 국내 주식의 경우 나는 제조업 위주로 투자를 한다. 미국의 경우 빅테크 - IT 기업들 - 에 투자를 하지만 국내는 근면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잘 해내는 제조업을 선호한다.
그럼 제조업은 어떻게 투자해야하는가? 바로 사이클이다. 제조업은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전망을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오게 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반도체 기업이다.
'재고 과다 - 제품 가격 하락 - 투자 축소 - 재고 부족 - 제품 가격 상승 - 투자 확대'
위 사이클이 항상 반복해서 일어난다. 이런 기업임에도 투자 손실을 보는 경우는 전방 산업이 그리 밝지 않기 때문이다. 전방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재고가 부족해도 수요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기다리는 호황은 오지 않는다. 아마 다른 제품으로 교체가 되었거나 이미 충분히 공급이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반복 구매가 일어나지 않는 - 내구성이 강한 - 상품일 수도 있다.
그러기에 다양한 관점에서 제조업 분야를 분석하고 향후 미래가 좋을지 나쁠지. 현재 주식 가격은 어느 정도 시장 상황을 반영한 건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이 정도 매출에 영업이익이면 어느 정도 주가까지 올라갔는지 - PBR로 보면 편하다 - 등을 확인한다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말하는 나는 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다.
그렇지만 괜찮다. 주식 시장에서는 살아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는 곳이기 때문에 (괜찮은 기업의 종목을 적절한 가격에 샀을 경우에만)
'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끄적임) 삼성전자 참 쉽지 않은 기업이다...(f. 전량 매도할 뻔) (1) | 2024.07.18 |
---|---|
투자로 인한 스트레스 vs 직장 스트레스 (f. 답은 내 안에 있다) (0) | 2024.07.18 |
주식이 파란 불일 때 하면 좋은 것들 (1) | 2024.05.25 |
<340570> 티앤엘 : 톺아보기 (f. 연구개발, 특허, 경쟁력 그리고 인공장기 개발) (1) | 2024.04.04 |
<287410> 제이시스메디칼 '23년 4분기 실적 요약 (f. 역시나 사상최대 매출 하지만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아쉬움) (1) | 2024.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