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ver.2

오늘 새벽 4:00~5:00 사이 아주 거침없는 마치 낮인마냥 윗 집의 발망치가 오케스트라 급으로 IMAX  음향 효과 마냥 내 귀에 서서히 젖어 들어왔다.

 

내 이놈(년) 이번 만큼은 절대 참을 수 없다!

마침 방에 굴러다니는 물걸레 용 막대기가 있어서 들으란 듯이 천장을 마구마구 두들겼다. 동시에 최근 다운받은 소음 측정 어플로 데시벨을 보면서...

 

집안 평균 소음은 40~50사이인데 발망치가 움직일때마다 큰 소리는 아니지만 잔잔한 진동과 소음의 물아일체와 같은 소리인데 소음은 53~55 사이로 나오고 있었다.

 

내가 듣고 보면서도 고작 3, 5 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내 귀와 심리에는 너무나 큰 파급을 가져온다니... 놀라긴 했다.

 

어찌저찌 새벽 6시에 다시 잠들어 7시에 일어나 출근을 하는데... 지하철 안에서 잠도 안오고 계속 층간소음 해결방법, 내용증명, 증거확보 등등만 검색하다가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역에 도착하여 내리게 되었다.

 

나 참.... 이게 뭐하는 짓인지...

 

최근에 작성했던(구글링, 네이버 블로그 참고) 내용증명을 이번엔 제대로 아주 제대로 높은 퀄리티 '붙임' 도 붙여서! 작성하고 있는데, 문득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 윗 집이 아니라면..? 누나한테 물어보니 아파트나 오피스텔, 원룸 등은 천장이 모두 뚫려있다고 한다...

그래서 내 윗집 윗윗집 윗집 오른쪽 아랫집 등에서 나는 소음이 같이 들릴 수 있다고, 나는 사실 구조 까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는데, 만약 천장 위 - 윗집 바닥 사이가 텅 비어 있다면 일리 있는 말인 것 같았다.

 

내용증명을 수정하는 걸 잠시 멈추고, 지난 번에 요청했던 관리사무소에 오늘 새벽에 있었던 일을 말씀드렸다. 관리사무소 분 께서도 걱정하면서 반드시 확인해주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약 10 분 뒤, 안녕하세요 관리사무소인데요, 제가 윗집 윗윗집 윗집 옆집 옆집에 옆집 윗윗집의 옆집 까지 모두 방문하여 오늘 새벽에 쿵쿵 거리는 소리를 들었는 지 또는 새벽에 깨서 다른 일을 하셨는지 물어보셨단다...

 

근데 참 미스테리한게 관리사무소 아저씨가 찾아간 모든 세대가 자기도 쿵쿵 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고, 하물며 내 윗집은 그 소리 때문에 나 처럼 새벽에 깼다고 한다... 참... 난 내 윗집이라 생각하고 내용증명에 세대호수도 윗집으로 적고 있었는데... 잠시 참기를 잘했다(괜한 부스러기를 만들었었을지도...)

 

물론 나도 새벽에 막대기로 치면은 안됐었는데...(새벽에 발망치 때문에 깨면 진짜 올라가서 따지고 싶을 정도다, 내가 112에 전화를 할까말까를 엄청 고민하다가 어차피 계시지도 않는 관리사무소에만 계속 전화를 해댔었다... 참고로 관리사무소 분들은 9 - 6시 퇴근!)

 

그래도 내 윗집도 고통을 받고 있고 주변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상황인 걸 알게되니,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하고 혹시나 과거에 나 또한 내게 고통을 주는 '발망치' 였지는 아니였을까? 되묻고 있다...

(그래서 한 달 전부터 두꺼운 슬리퍼를 신고다니면서 최대한 소음을 안낼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찌저찌 관리사무소에서는 엘레베이터 층간소음 협조 안내문을 붙여놔 주셨고, 몇 일 동안은 방송으로도 계속 안내를 해주신다고 한다.

 

참, 층간소음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보통일이 아니구나... 아니면 내 과거(나도모르는 나의 발망치) 로 인해서 벌 받고 있는 건 아닌지, 그렇다면 늦었지만 지금에서야 너무나 죄송했다고 전하고 싶다..!

 

오늘 밤은 이어플러그(고요브릿지) + 소니 XM3 헤드셋과 함께 온 몸의 체력을 뺀 상태에서 침대에 누워 스르륵 잠들기 위해 준비하고자 한다.

 

가뜩에나 다음 주 에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 공부나 늦게까지 하다가 자야겠다...

 

다들 층간소음 내가 피해자가 될지도, 가해자가 될지도 모르는 생각을 갖으며 쾌적하고 편안한 생활을 영위하였으면 싶다.

 

근데 궁금한게, 소음도 우리 몸은 적응 할까? 공사판 같이 큰 소음은 아니긴한데, 이건 내 몸이 성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테스트 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