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헬트:주식하는헬스트레이너

<1화> 주식하는 헬스 트레이너 (f. 드디어 휴직하다)

뜬구름홍 2022. 11. 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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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뜬구름홍 입니다.

저는 운동과 투자 두 개를 정말 좋아합니다.

운동을 하다 보면 이상하게 투자가 떠오르고, 투자를 하다보면 다시 운동이 떠오르는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 고민해봤는데, 결국 운동이나 투자는 동일한 것 같더군요. 노력(공부)을 해야 하고 무게(확신)가 있어야 하며 꾸준함(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그래서 헬스 + 투자를 접목한 픽션 가득한 소설을 써보고자 합니다.

저와 같이 운동과 훌륭한 투자를 하고 싶은 신 분들 완전 환영합니다!

 

<제 1 화>

'드디어 휴직하다'

 

휴우~ 드디어 휴직서를 제출했다.

물론 휴직은 언제나 할 수 있었고 그렇게 어려운 결정도 아니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곧 태어날 아이가 있고 언제나 날 믿고 응원해주는 사랑스러운 아내가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휴직을 쓰는 것에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막상 현실은 쉽지 않으니... 매월 들어오는 월급의 힘이 이렇게도 강하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믿고 휴직을 허락해준 아내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휴직을 허락해준 것을 절대 아니다.

 

휴직 조건 : 월 200만 원은 벌어올 것. (나라에서 주는 수당 제외)

 

그랬다. 월 200만원은 어떻게 해서든 마련해야 했다. 왜냐하면 그게 휴직의 '조건'이었기 때문이기에.

 

만약 단 한 번이라도 200만 원을 못채울 경우에는 바로 복직이다. 그러기에 휴직 전 나는 어떻게 해서든 200만원을 벌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만 했다.

 

너무 시간을 오래 할애하지도 않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 중에서. 과연 명함 없이 나에게 200만 원이라는 돈을 줄 만한 곳이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과연 누가 나를 고용해주고 월급을 줄 것인가?

 

먼저 갖고 있는 자격증들을 책상에 펼쳐봤다. 몇몇 기사 자격증 그리고 최근에 좋아서 합격한 '생활 스포츠 지도사 2급'.

어떻게 보면 기사 자격증이 전문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막상 나는 이 분야에 취미가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휴직보다 계속해서 직장을 다니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내 눈에 계속해서 들어오는 '생활 스포츠 지도사 2급' 그래 이거다. 누가 따라고 해서 딴 것도 아닌 자격증이 어찌 보면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직업'이지 않았을까?

 

인터넷 카페부터 시작해서 주변 지인들을 총동원해서 '생활 스포츠 지도사 2급'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다.

검색 결과의 대부분은 '헬스 트레이너'였다.

 

물론 운동 경력이 거의 10년 넘은 나에게 헬스 트레이너라는 직업은 크게 새롭거나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공부도 많이 했고 무엇보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운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정말 훌륭한 트레이너, 코치 분들을 만나서 유익한 정보와 운동 기술들도 습득했다.

 

그런데 헬스 트레이너라니...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민원이었다... 특히나 회원들과의 계속해서 변경되는 스케줄 조정...

나 또한 트레이닝을 받아봐서 알지만 수업 시간 30분 전에도 스케줄이 바뀔 수 있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나를 기다리던 트레이너는 얼마나 맥이 빠질 것인가...

 

그래서 트레이너보다는 적당히 운동도 하면서 고객은 상대하지 않는 헬스장 문지기가 되고 싶었다.

말 그대로 허드렛일만 하는 그런 트레이너가 되고 싶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 있기에 문을 열거나 화장실 청소 또는 아직은 잘 모르지만 모두가 싫어하는 일만 하고 싶었다. 대신에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200만 원의 월급과 30~1시간 정도의 운동할 수 있는 시간만 준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았다.

 

그렇게 여러 군데 알아는 보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크게 쓸모가 없는지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문의를 10군데 이상 해보니 꽤나 지쳐서 주말 내내 빈둥대고 있던 찰나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블루 짐입니다. 오전에 지원서를 넣어주셨던 뜬구름님 맞나요?"라는 말에 나는 부랴부랴 자세를 고치면서 "네 맞습니다. 제가 뜬구름입니다. 혹시 일 할 수 있을까요?"라고 흥분된 목소리로 다짜고짜 물어보았다. 수화기 넘어서 조금은 당황했는지 잠시 숨을 고른 뒤 "아... 네... 가능은 하십니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나는 "무슨 조건이지요?"라고 바로 되물었다.

 

차분한 목소리를 가진 블루 짐 직원은 "가능은 하신대, 최소 회원 2명은 담당하셔야 할 것 같아요. 대신에 오전에만 오시는 분들이고 크게 운동에 적극적이지는 않으셔서 말씀하신 대로 '민원' 문제는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아뿔싸 내가 그렇게 원하지 않았던 회원을 담당해야 한단다...

 

그래도 이런 조건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새벽 5시 오픈 - 오후 3시까지 업무.

점심시간 1시간 제공. 월급 200만 원 + 회원 2명 담당. (최대 3명까지 담당해야 함)

하지만 인센티브는 없음.

 

하루 8시간 근무라니!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새벽부터 일어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설레게 했다.

 

그렇게 먼저 취업? 을 해놓은 채로 아내와 상의 후 정말 신중하게 휴직을 결정한 것이다.

 

이번 주가 마지막 직장에서 보내는 주이다.

드디어 다음 주 월요일부터는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다!

 

휴직. 이렇게 하기 힘든 줄 정말 몰랐다.

 

힘든 만큼 보람도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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