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뜬구름홍입니다.
금번 벤츠 GLC를 구매하면서 느꼈던 점에 대해서 작성해보려 합니다.
정말 별거 없는 내용이기에... 그리 기대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챕터 2 : 벤츠 딜러의 자세(진지함의 주는 묵직함)
딜러분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저에게 질문은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자신의 경력과 자동차 딜러라는 것이 어떤 것이고 필요한 자질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1. 자신의 경력 : 처음에는 일반 회사원이였다. 그러다가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서 자동차 딜러 쪽으로 직장을 옮겼다. 다들 벤츠에서 일하면 처음부터 벤츠 딜러를 하는 줄 아는데 큰 오산이다. 벤츠는 딜러의 세계에서 가장 최고의 브랜드이고 직장이다. 나 같은 경우는 국산차 - 일본차 - 그리고 벤츠로 이직하게 된 경우다. 혼자서 온 경우는 아니고 아는 벤츠 딜러분의 소개를 통해 이곳에 입사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자동차 딜러 중에서는 벤츠가 으뜸이고 이곳에서 일한다면 꽤 인정을 해주는 추세이다.
2. 자동차 딜러란? : 말만 잘하고 자동차에 대해 잘 안다고 해서 딜러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영업은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영업이란 게 아무리 차량 스펙에 대해 줄줄이 말할 수 있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벤츠에서 딜러란 그 이상을 요구한다. 요즘은 정보가 다 공개되어 있어서 고객분들이 차량에 대해서는 더 잘 아는 경우가 많다. 거기서 굳이 자기가 아는 지식으로 자랑할 필요도 없고 그저 잘 경청하다가 고객분이 모르는 것이나 생소한 것에 대해서만 안내를 잘하면 된다. 특히 벤츠를 구매하러 오시는 분들은 보통 어느 정도 자산이 있으신 분이다. 대부분 현금이고 가끔 카드로 결제를 하신다. 차량이 보통 7,000만 원 이상하는데 이런 차를 현금으로 산다는 것은 꽤 재력이 있는 분들이다.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차량을 판다는 것은 좋은 차가 아니라 딜러의 이미지, 고객과의 소통, 자기 관리, 섬세함 등이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는 고객분의 가족관계, 자녀의 특기, 고객분의 직업이나 사업분야, 생김새, 좋아하는 음료 등을 수첩에 상세히 기록해서 다닌다. 전화번호부에도 얼추 특징들을 적어놔서 전화가 오면 차량에 대한 이야기보다 안부부터 묻는다. 이렇게 인연이 쌓인 고객분은 다음 차도 그다음 차도 나와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딜러 개개인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벤츠 딜러는 이런 고객을 수십 명 보유하고 있다. 기억력도 좋을뿐더러 고객의 고민이나 차량 구매 외에 대한 것들도 잘 응대한다.
3. 자기관리의 중요성 : 자기 관리도 빼놓을 수 없는데, 다른 자동차 영업과 다르게 벤츠는 딜러에게 무한 자유를 선사한다. 일이 없을 때 어디를 가도 터치하지 않는다. 나의 경우 아침시간에는 상대적으로 문의 전화가 덜 오기 때문에 은행업무나, 운동, 개인적인 일들은 오전에 보는 편이 많다. 그러다가 점심 이후부터 하나 둘 문의전화가 온다. 두 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안내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고객분과 술을 마신다거나 회사 밖에서 사적으로 만나지는 않는다. 오로지 이 매장에서만 고객분을 만나고 응대한다. 매장이 아닌 곳에서까지 고객분을 만날 경우 내가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실수할 경우가 생긴다. 벤츠 고객분께 사소한 실수는 치명적이게 된다. 왜냐하면 주변만 살펴도 딜러는 많고 많다. 게다가 나보다 훨씬 더 영업을 잘하는 딜러가 있다. 한번 차를 판매한 고객은 지역이 바뀌더라도 동일한 딜러를 찾기 때문에 미래까지 봤을 때는 엄청난 손해이다. 일본차에 있을 때는 이런 고객분들을 찾기 힘들다. 왜냐하면 일본차 특성상 고장이 나지 않고 무난한 차량을 찾기 때문에 대안이 많다. 하지만 벤츠는 벤츠 말고는 없다. BMW나 아우디랑 비교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내가 만난 고객분들 중에는 벤츠 말고는 따로 후보군이 없으시다. 물론 그 이상의 고성능 차량은 모르겠다. 팔아본 적도 없고 거기서 일해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4. 마지막으로 딜러를 희망하는 저에게 : 막연히 딜러를 하고 싶다면 말리고 싶다. 가장 먼저 내가 일하는 벤츠에 바로 입사할 수는 없다. 아무리 특출나도 실무경력이 없는 사람들을 뽑지는 않는다. 그러면 국산차, 운 좋으면 일본차에서 딜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이미 울타리가 어느 정도 쳐있다. 한 두대는 팔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판매를 하기는 쉽지가 않다. 자동차는 여느 보험 상품처럼 금액이 적고 간단하게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대만 해도 최소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에 달한다. 그리고 그렇게 차를 판다 해도 딜러에게 떨어지는 영업 마진은 그렇게 크지 않다. 벤츠에서는 차량을 사면 이런저런 상품을 한가득 실어서 고객분께 인도한다. 그 돈은 전부 딜러의 재량이다. 즉 딜러에게 그만큼 인센티브가 오기 때문에 딜러는 고객분께 아낌없이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고객 한 분이 만족하면 주변에서 소개를 해준다거나 다음 차를 구매할 때도 그 딜러를 찾게 된다. 이게 바로 선순환 구조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국산차나 일본차에서 인센티브는 정말 크지 않다. 그래서 일을 하다 보면 무력감도 생기고 하기 싫은 생각도 들게 된다. 대신에 자신의 시간을 어느 정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고 입사 후 3-5년 간은 큰 수입이 없다는 걸 인지한 상태로 열심히 해본다면 자신이 향후 벤츠 딜러 추천을 해줄 수 있다. 고 얘기를 마쳤다.
나는 너무 감사하다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 꼭 나중에 벤츠 차량을 사러 오겠다고 말씀드렸다. 만남은 약 30분 정도로 짧지만 빈 공간 하나 없이 알차게 채운 시간이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유난히 도로에 벤츠가 많이 보였다. 과연 나는 현직자가 말한 것처럼 딜러가 되기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또는 벤츠 딜러가 될 정도의 열정과 자기 관리에 확신이 있을까? 수많은 질문이 한쪽 머리에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피어나고를 반복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그렇게 자동차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기술)영업에 진심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나의 개인 시간을 침해받는 것을 상당히 싫어했다. - 하기 싫은 일이나 내 업무가 아닌 일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
대신에 벤츠라는 브랜드의 힘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였다. 흔히 차를 사면 차의 기능이나 CC, 편의사양, 잔고장, 디자인 등을 보지, 어느 누가 딜러의 자질에 대해서 궁금해할까? 더욱이 요즘 같은 정보가 넘쳐나고 누구나 그 정보에 접근하기 쉬운 세상에서 말이다. 즉, 벤츠 차량을 구입한다는 것은 차를 넘은 그 이상의 무언가까지도 함께 구매하는 것 같다.
이후 ‘벤츠 타는 여자’에 대해서도 간략히 작성해보려 한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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