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퇴사

"상상퇴사" - 그 여섯 번째 이야기

뜬구름홍 2022. 2. 2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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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뜬구름 홍입니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모든 직장인의 가슴팍 주머니에는 '사직서'가 있다.", "퇴사 생각 안 해본 직장인은 없다."라는 말을요. 허나, 그렇다고 직장을 무턱대고 그만둘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퇴사도 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직장인들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퇴사를 결심할 용기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현재의 삶에 안주, 도전에 대한 두려움, 실패 공포 등)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오직 이 공간에서만큼은 '상상력'을 발휘한 우리네 퇴사 이야기를요. 비록 사업은 해보지 않았지만(언젠가는 하겠지요?) 먼저 경험한 직장인의 삶과 그리고 퇴사를 한 번쯤 고민했고, 퇴사 후에는 어떤 삶이 펼쳐질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픽션 팍팍, 과장 팍팍해서 글을 써보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글이 힘든 직장인의 삶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이 상상력으로 인해 나름 괜찮은(?) 현실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 - 그 여섯 번째 이야기

'질문의 연속'

 

이건 왜 그러는데?

이렇게 하면 안 되나?

규정은 봤어?

아니 담당자가 이것도 모르면 어떡해?

끝나고 1장짜리 보고서로 보고해

도대체 왜 그렇게 일 처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요즘 직원들은 참 이해할 수 없네.

저게 보고서라고?

 

김 부장 앞에서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은 한 둘이 아니다.

처음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얼추 물음에 답을 해보려 하지만, 어느 순간 입을 꾹 닫게 된다.

어차피 말해도 아무도 듣지 않는 메아리 소리이기에.

 

역으로 물어보고 싶다. 김 부장 그대는 어찌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가. 그대도 저렇게 모르고 배우던 시절이 있지 않았는가. 왜 그대는 그대의 허물은 온데간데없고 상대방의 약점만 계속 건드는가.

 

그렇게 되면 직원들이 오히려 열심히 일 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이런 관계가 지속될수록 김 부장 근처에 머무는 사람은 점점 없어진다. 그리고 더 이상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전형적인, 아주 전형적인 일방향 소통이다.

 

무슨 무전기도 아니고...

 

오늘도 김 부장의 예민한 말투와 목소리를 들으면서 내 가슴은 콩닥콩닥 뛴다. 혹시나 불씨가 나에게 튀지는 않을까.

차라리 휴가를 쓸까. 오히려 휴가를 쓰면 한 마디 할 사람이다.

그냥 가만히 있자.

뭐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었겠지. 말 안 듣는 자식이 있나. 아니면 아내분께 바가지를 제대로 긁혔는가.

이런저런 생각하다 보면,

역시나 시간은 간다.

 

그리고 곧 '점심시간'이다. 아무리 괴팍한 직장인 일지라도 점심은 꼭 챙겨 먹는 게 우리네 일상.

 

아 이것이 '점심의 맛' 인가!


부업을 준비하고 내 사업을 시작한 지 1년째 되는 날.

힘든 일은 크게 줄어들었고, 웬만한 일처리도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였다.

덕분에 내 시간은 더 확보할 수 있었고. 단순 노동 작업은 아르바이트생을 구해 일을 넘겨주었다.

그렇다고 악덕 주인처럼 한 것 은 아니고, 생일날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선물해주고 뭐 이런저런 따뜻하게 대하고 있다.

덕분인지 불평불만 없이 6개월 동안 내 손과 발이 되어주었다.

참으로 감사하다.

 

동시에 저 친구도 번듯한 직장을 들어가야 할 텐데, 언제까지 이런 단순 노동 작업만 할 것인가.

그렇다고 대놓고 물어볼 수는 없다. 요즈음은 직장, 취업이란 말만 해도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시대이니.

차라리 나처럼 조그마한 사업을 시작해서 비록 큰 기술은 필요 없지만 스스로 만족하는 일을 했으면도 한다.

 

그런 아르바이트생과 나의 관계는 어쩔 수 없는 '갑-을' 관계이다.

나 또한 회사생활을 20여 년 하면서 절대 갑이 되더라도 싫은 소리, 상처 주는 소리는 결코 하지 말자.라고 다짐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유효하다.

 

그런데 가끔은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들어오게 되면, 나도 모르게 과거의 김 부장이 떠오른다.

잠시 오버랩이 되는 순간, 그때만큼 괴로운 순간은 없었다.

 

으... 내가 그렇게 싫어했던 김 부장이 된다니. 한편으로는 이제야 이해가 조금 되기도 한다.

이미 김 부장의 나이가 되면 20~40대 기억은 없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아니 있다 해도 행복한 기억뿐이지, 본인이 꾸짖음을 받고 상처받은 기억은 이미 저세상 기억이 돼버린다.

어찌 보면 그 덕에 인간이 이렇게 오래 살 수 있는 거 아닐까.

끔찍한 기억들이 몇 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된다면 스트레스받아서 어찌 살아갈까.

 

그래도 나는 최대한 본능적으로 캐치하려고 노력한다.

절대 그렇게 되면 안 되지. 사람은 다 다른 것이고 각기 잘하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그런 사람을 만나 일하는 것도 하나의 복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만나 일하는 것도 하나의 복이다. - 덕분에 인내심과 자아 성찰을 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에 -

 

오늘도 아르바이트생의 작업 마감 메시지를 받고서는, 최대한 활기찬 이모티콘과 "고마워요."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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