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퇴사

"상상퇴사" - 그 여덟 번째 이야기

뜬구름홍 2022. 2. 27.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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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뜬구름 홍입니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모든 직장인의 가슴팍 주머니에는 '사직서'가 있다.", "퇴사 생각 안 해본 직장인은 없다."라는 말을요. 허나, 그렇다고 직장을 무턱대고 그만둘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퇴사도 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직장인들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퇴사를 결심할 용기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현재의 삶에 안주, 도전에 대한 두려움, 실패 공포 등)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오직 이 공간에서만큼은 '상상력'을 발휘한 우리네 퇴사 이야기를요. 비록 사업은 해보지 않았지만(언젠가는 하겠지요?) 먼저 경험한 직장인의 삶과 그리고 퇴사를 한 번쯤 고민했고, 퇴사 후에는 어떤 삶이 펼쳐질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픽션 팍팍, 과장 팍팍해서 글을 써보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글이 힘든 직장인의 삶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이 상상력으로 인해 나름 괜찮은(?) 현실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 - 그 여덟 번째 이야기

'일요일 낮에 찾아온 악몽'

 

토요일 오후가 되면, 아직도 일요일이 남았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

그리고 평온을 유지한 채 잠을 청한다.

 

다음날 일요일 아침이면, 아직도 하루가 남았다는 사실에 다시 안도감을 느낀다.

이상하게 일요일 아침이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다.

토요일 아침처럼 마냥 늘어져있지는 않는 편이다.

 

그렇게 아침을 유용하게 쓰고나면 - 요리를 한다거나, 등산이나 운동, 또는 근처 도서관을 방문 등 - 낮 2~3시쯤이면 어김없이 졸음이 몰려온다.

이런 패턴은 거의 몇년째 이어져오는 듯싶다.

 

그렇게 낮잠을 청하고 나면 대부분 회사나 과거 안 좋았던 기억들이 뒤죽박죽 섞여 악몽으로 내 머릿속에 태어난다.

악몽은 꽤나 선명하다. - 비록 내용은 결코 일어나지 않겠지만 - 나름 합리적인 악몽이다.

그래서 더 기분이 별로인 것 같다.

 

스마트폰을 켜 시간을 본다. 오후 6시. 그래 오늘은 꽤 오래 잤네. 좀 더 잤으면 기분이 더욱 별로였을 것이 틀림없다.

 

저녁을 먹고 또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면 드디어 일요일 저녁이 된다.

내일은 월요일.

도대체 월요일은 왜 만든 것 일까. 요즘 드는 생각이지만 월요일이란 단어를 다른 걸로 부르고 싶다. 

왜냐면 '월'이라는 단어만 생각해도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면서 좋은 기분이 별로가 되면서 무기력함이 생겨버린다.

 

마치 그놈의 김 부장이나 정 차장 얼굴을 생각하면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에너지를 갉아먹는 기분처럼.

 

아! 괜히 생각했나 보다. 

그냥 다시 유튜브나 좋은 노래를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취해야겠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퇴직 후 처음 찾아온 일요일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고 - 오히려 너무 평온해서 모든 저항 없이 움직이는 진공 상태 같았다 - 이런 기분을 느껴도 되나 싶었다.

특히나 월요일이 다가오는 일요일 저녁. 직장을 다니던 시절은 쉽게 잠을 청하지 못했었다.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새벽 1시를 넘겨 잠에 들었던 적이 대다수였다.

 

왜 그토록 월요일을 두려워했던 것일까.

시간은 흐르고, 자연스럽게 일요일이 지나면 월요일이 오는 것인데, 시간을 거역할 수 도 없는 노릇이고.

 

그리고 요즘 들어 생긴 버릇(?) 아닌 버릇인데, 중요한 약속 날이 아닌 이상 나에게 하루는 요일도, 일자도, 시간도 크게 중요하지 않아 졌다.

 

그렇다고 해서 약속 시간도 어기고 내 멋대로 산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시간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아침, 점심, 저녁밥 시간은 꼬박 챙기는 중이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데 하루에 세 끼보다 두 끼가 사실상 더 맞는 것 같다. 

 

일어나서는 간단히 과일이나 단백질 음료를 먹고, 이른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오후 4~6시 사이에 저녁을 먹고 오후 7~9시 사이에는 간식 등을 먹는 편이. 몸에도 좋고 과식을 하게 될 확률이 낮아지는 것 같다.

 

뭐,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밥을 먹으러 가고 집에서 쉬고 누군가를 만나서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가끔 정확한 시간에 밥을 먹고 있을 때면, 치열하게 살았던 직장생활이 떠오를 뿐이다.

 

그놈의 직장인의 점심시간은 가희 전쟁터였다. 게다가 밥은 어찌 그리 빨리들 먹는지. 진짜 전쟁 난 사람들 같았다.

그래서 간혼 혼자 먹고는 했는데, 그런 나를 보면서 걱정 어린 소리를 하거나 같이 먹어주는 걸 보면. 

 

이 사람들은 '정말 나와는 다르다.' '이것이 직장 전우애인가?' '참 눈치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물론 겉으로 결코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다시 돌아와서, 오늘은 일요일이다.

 

그래도 한 주를 마무리해야겠다.

 

이번 주는 음. 사실한 게 없다. 최근 세계 경제 문제로 갖고 있는 주식들이 전부 파란불이어서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향후 매출 영향과 사업 구조에 대해 살펴본 것 외에는. 아 그리고 운영하는 무인 상점의 매출액을 오래간만에 살펴보았다.

 

보유한 기업의 주가가 파란불이지만 걱정이 없다. 워낙 오랜 기간 보유한 터라 알맹이는 여러분 상상 이상의 수익이니.

그리고 남들보다 늦게 개업했지만 탁월한 사업 수완으로 폐업하지 않고 오랜 기간 나의 생활비 이상을 벌어주고 있다.

 

덕분인지 나에게는 '일 일 수 목 금 토 일'이 내가 인식하는 요일이다.

요즘은 과거에 꾸었던 악몽이라도 좀 꾸어보고 싶다.

그래도 나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사람들이 나올 테니, 가끔은 그립기도 하다.

 

그렇다고 돌아갈 수 도 없고 막상 돌아가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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