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뜬구름홍입니다.
정말 엄청난 책을 읽었습니다.
아직도 그 여운이 가시질 않네요.
저는 퇴사를 언제나 매 순간 미친 듯이 평생을 꿈꾸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아직 제대로 된 '퇴사'를 하지는 못했죠.
언젠가 회사 인간의 마침표를 찍는 날 다짐했죠. 투자 책과 퇴사 책을 꼭 쓰겠다고.
하지만 이게 웬걸?
제가 그토록 쓰고 싶어 했던 완벽한 퇴사 책이 이미 세상에 있더군요. 역시 세상엔 저보다 뛰어난 사람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퇴사의 바이블. 퇴사의 의미. 회사를 다니는 이유. 인간관계. 고독. 일의 의미 등등
제가 매일 출퇴근하면서 사람 북적북적한 지하철에서 온몸이 녹초가 될 때까지 유튜브 하나 보지 않고 스스로 물었던 질문들입니다.
이 질문들에 대한 대부분의 답이 이 책에 나와있습니다.
좋은 내용. 문장. 생각들이 많아 오래간만에 2개로 나눠서 리뷰해 보겠습니다!
- 제 2 편 리뷰 -
(책 속에서)
이토록 지독한
'회사 사회'
한없이 부정적인 반응들
이렇게 설마설마하던 '퇴사'를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돌이켜보니, 어려서부터 교육이라면 뼛속까지 극성맞은 어머니 밑에서 자라 선 지, 정해진 대로의 반항은 해봤어도 결국엔 경쟁사회에서 이기기 위해 부지런히 공부하고, 재수도 유학도 유급도 없이 직진해서 큰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운 좋게도 큰 실패 없이 살아남은 몸입니다.
(중략)
이것저것 골치 아프긴 한데,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연금이나 건강보험이 회사 보호에서 떨어져 나와 국가 산하로 이행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벌 거 벗은 한 개인으로서 국가와 대면하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까지 국가의 이런 시책에 대해 진지 하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어 완전히 문외한입니다. 나는 회사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에 내겐 완전히 남의 일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정말 최악의 신문기자로구나, 난.
(중략)
그럼 나처럼 '이젠 취직하고 싶지 않다'는 삶의 방식을 선택한 인간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가 되거나, 독립하거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실업보험을 받지 못한다는 말일까요? 그렇다면 정말로 우리 사회는 회사 사회 그 자체입니다.
그렇게 질문하자 총무과 사람도 허를 찔린 듯 대 답합니다.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원체 우리 회사를 그만두고 독립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까요."
... 그렇구나. 아사히신문이라는 곳은 회사 인간이 모인 집단이었구나...
(중략)
회사를 그만두면서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완벽한 안전장치가 모조리 뜯기고, 표표히 황야에 섰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무서운 현실이 사무칩니다.
이 황야는 회사에 소속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틀 밖'에 놓이는 구조입니다. 수상한 사람 취급을 받고 신용을 얻지 못하고 생활을 보호하는 안전망에서도 제외됩니다.
우리 사회란 실은 '회사 사회'였던 것입니다!
(중략)
회사원인 편집장은 주어진 예산 안에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재미있는 것, 좋은 것을 만들어 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실력을 보여줄 기회니까 요.
나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0퍼센트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를 떠나보니, 정말이지 멋대로 구는 것처럼 보일 테지만, 완전히 다른 세계가 보입니다.
돈이 없다지만 정말 그럴까요? 아니, 아닐걸요?
외부 필자에게 지불할 돈은 없어도, 있는 곳에는 돈이 있습니다. 바로 사원들의 월급입니다. 혹은 사원들이 쓰는 경비입니다. 게다가 아사히신문의 경우, 그 금액은 요즘 세상에서는 턱없이 높습니 다.
이런 '기득권'에 찌든 사람들이 그 생업인 업무 가 잘 안 되어간다고 해서, 경비 삭감을 한답시고, 외부 인간을 휴지 조각이나 다름없는 금액으로 일 을 시키려고 듭니다.
나도 이제껏 해왔던 짓입니다. "악덕 기업이 날 뛰고 있다"라고 비판해 온 회사가, 그리고 그곳의 사 원이었던 나 자신이, 사실은 악덕이었던 것입니다.
(중략)
첫째, 일하는 사람을 싸게 쓰고 버릴 것.
둘째, 고객을 속일 것.
(중략)
한마디로 회사는 이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된 이유가 아닐까요?
왜냐하면 우리 사회는 '회사 사회' 이니까요.
회사 사회에 말려들지 마라!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해답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만큼은 분명합니다. 이대로 아무 생각 없이 회사 사회에 휘말린다면, 당신에게 밝은 미래가 찾아올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중략)
이를 직시하는 데에서 출발하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회사란 무엇인가
그럼 다시, 회사로부터 자립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회사란 실체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사원 집합체이며, 운명 공동체이며, 상조 시스템이겠지요. 그러니까 다시 말해 회사를 만드는 것은 회사원의 마음인 것입니다.
회사원으로 28년간 어떻게든 견뎠던 사람으로 서 돌이켜보면, 사원이 열심히 일하는 원동력은 '돈'과 인사입니다.
(중략)
다른 사람보다 자기가 더 뛰어나다고 믿고 싶은 마음.
조금이라도 풍요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마음. 지금의 생활수준을 낮추고 싶지 않다는 마음.
그건 사람이면 누구나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나약함이며 욕망입니다.
약점이 잡히면 사람들은 쉽게 통제당합니다. 회사의 이익이라는 대의명분이 있으면 무엇이든 해치우는 사람이 적지 않게 존재하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요? 그것이 습관이 되면, 더 이상 죄의식조차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회사 그 자체가 나약함과 욕망의 집합체가 되고, 회사의 존재의의가 오로지 사원 개개인일 때, 최종적으로 남는 것은 사원들끼리의 약육강식 같은 경쟁뿐입니다.
그런 것을 악덕 기업이라고 한다면,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 회사는 악덕의 자질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사회가 회사 사회라면 이미 나라 자체가 악덕의 길을 걷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중략)
악덕 사회를 만들고 있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조금씩 지니고 있는 죄 없는 욕망이고, 이 괴로운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노력입니다. 마치 허우적거리면 허우적거릴수록 죄어오는 덫과 같습니다.
그곳에 과연 출구가 있을까요?
회사 의존도를 낮춘다
경제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그것이 출구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하며 애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그곳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겠습니다. 우리가 악덕의 길에 빠지게 된 것은 물건이 팔리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제 가 성장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회사가 성장하려고 분발하기 때문에 악덕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뭔가 얽히고설킨 느낌입니다. 출구는 여전 히 보이지 않습니다. 성장에 구애받는 한, 덫은 죄어올 뿐이겠지요.
(중략)
그리고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렇게 회사에 의존하지 않는 자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분명 일 본연의 기쁨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일이란 원래, 사람을 만족시키고 기쁘게 할 수 있는 훌륭한 행위입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기뻐할지 고민하는 것은, 무엇보다 창조적이고 가슴 뛰는 행위입니다. 그건 돈이나 자기 이익만을 위해 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돈을 벌기만 하면 뭐든 해도 좋다는 것은 일이 아니라 사기입니다.
(중략)
일이 뭘까요?
회사를 그만두기로 하고, 입사 이래로 한 번도 써본 일 없는 유급휴가를 한꺼번에 받아 꿈에 그리던 장기 해외여행이란 걸 해봤습니다! 25일간, 인도의 고급 리조트에서 마사지를 실컷 받았죠. 이런 장기 휴가는 회사원들에게는 꿈도 꾸지 못할 일입니다. 그래서 그때까지 번 돈을 큰맘 먹고 마구 쏟아부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게 생각보다 마음이 편치가 않았습니다. 유유자적이 결코 싫다는 건 아닙니다만, 왠지 그것만으로는, 억울하게도 영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무엇을 했는가 하면 인도 리조트 기행문을 열심히 쓰고, 사진을 찍고, 부지런히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물론 돈이 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체험한 것을 글로 쓰고 다른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전달하고, 그 글이 읽히고, 기쁨을 주고, 반 응이 되돌아옵니다. 그게 너무나 재미있고 즐거워 잠잘 시간을 쪼개가며 썼습니다.
모처럼 회사로부터 자유로워져서 꿈에 그리던 여행을 떠나왔는데, 왠지 회사에서 근무하던 때의 몇 배나 더 미친 듯이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중략)
그래서 일이란 무엇인가 하고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일이란 궁극적으로 말하자면, 회사에 들어가는 것도, 돈을 받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 그것은 놀이와는 다릅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 서는 반드시 진지해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일은 재미있습니다.
고생이 된다고 해서,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도망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성취감도 느끼고, 동료도 생기고, 인간관계도 넓어집니다. 도와준 사람에게서 도움도 받습니다.
그 모든 것이, 놀이만으로는 손에 넣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정말 일이란 멋진 것입니다. 돈을 지불해서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이 끊임없이 떠올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중략)
회사를 그만두길 정말 잘했어, 아주 잘했어!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만약 회사에 취직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역시 회사원이었다는 게 내게 더할 나 위 없이 중요한, 멋진 일이었음을, 또한 통감합니다.
회사란, 제게 더없이 좋은 '인생의 학교'였습니다.
우선 일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동료와 선배, 그리고 취재 상대에게서도 많은 걸 배웠습니다. 한 가지
일에 대해, 내 경우에는 '글쓰기'에 대해, 그럭저럭 프로로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건 틀림없이 회사 덕분입니다.
그리고 그뿐만이 아닙니다.
돈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성격이 맞지 않는 동료와 상사와 어떻게 맞춰갈 것인가.
열심히 노력해도 결과가 따르지 않아 자신감을 잃었을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불합리한 인사이동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납득할 수 없는 명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중략)
그리고 수행이 끝났을 때 당신은 언제고 회사를 그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언젠가 회사를 졸업할 수 있는 자기를 만들 것'. 그것만큼은 정말 중요한 게 아닐까요. 그런 생각을 하는 51세 무직의 봄입니다.
(중략)
그러면 짐짓 시선을 피하던 할머니도 반드시 눈을 마주치고 "안녕하세요" 하고 대답해 줍니다.
그리고 "오늘 춥네요" 같은 한마디가 반드시 돌아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나이 든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높다 싶습니다. 젊은 사람들 입에서는 이 한마디가 좀체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나는 어째서 그렇게 하면서까지 할머니 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걸까요?
뭔가 이득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좋은 정보를 얻어들을 수 있는 경우는 전혀 없습니다. 대화라봐야 몸 어디가 불편하다든지, 이웃집 소문이라든지, 그런 걸 지치지도 않고 되풀이합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근시안적인 게 아닙니다. 할머니들은 무직인 고독한 선배들입니다.
저는 진심으로 책을 읽는 내내 제 마음을 어찌나 이렇게 잘 알까?
도대체 이 책의 저자는 내공이 얼마나 높은 걸까?
또는 이렇게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어봐야 책에서 나온 문장들을 표현해 낼 수 있는 짬이 생기는 걸까?
동시에 일의 본질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회사를 다니면서 다니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99가지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다녀야 하는 1가지도 존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 능력으로 인해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그리고 그런 행위로 인해서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는 것이지요. 이 1가지를 빼고는 전혀 회사를 다닐 이유라는 걸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월급은 기본 베이스이고요 : ㅎㅎ)
책을 통해 나름? 언젠가 퇴사해야 하는 제 긴 인생에 조금의 자신감이 붙은 것 같습니다.
저 사람도 저리 즐겁게 사는데, 건강하고 잘 먹고, 잘 자고, 가족이 있는 내가 즐겁게 살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라고요.
언젠간 저도 꼭 제 이야기를 담은 퇴사 책 한 권을 꼭 쓰고 싶습니다.
그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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