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끄적임) 산책하며 생각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 소회

뜬구름홍 2024. 11. 24. 10:11
728x90
300x250

달리다가 말고 걷기를 시작했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았던 건지 그저 달리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 건지. 3km 지점에서 딱 하니 멈추고 걷기 시작했다.

 

걸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날씨가 참 좋은 탓도 있었겠지만 한가한 토요일 오전에 산책은 그 무엇보다 즐거운 경험이다.

 

역시나 투자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고 꽤 포지션을 늘린 상태이다. 

 

나의 원칙은 '기업의 가치보다 주식의 가격이 저렴하면 매수한다'이다.

 

간단히 말하면 위와 같지만 세부적인 사항은 꽤 디테일하다. 그런 디테일이 있음에도 삼성전자에 포지션을 늘린 이유는 그만한 이유가 '나름대로' 있기 때문이다.

 

매일 신문을 읽고 관련 투자 뉴스를 본다.

 

삼성전자와 관련된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그것들은 우리가 알고 싶지 않더라도 수많은 애널리스트와 기자 그리고 해외 언론들로 인해서 자연스레 알게 된다.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거대한 글로벌 기업은 굳이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살펴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나보다 유능하고 훌륭한 교육을 받은 전 세계 사람들이 나 대신 디테일하게 분석해 주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내가 생각해야 할 것은 기업들의 미래이다.

 

기사를 보니 삼성전자의 가장 큰 위험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추격이라고 한다.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의 기술 격차가 약 1.5년이라고 한다.

동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 격차가 약 2년이라고 한다.

 

중국 기업의 격차는 그렇게도 떠들어대는데 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격차에 대해서는 먼 미래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것이 레거시 반도체(D램, 낸드)가 아닌 HBM이라서 그렇게 말하는 걸까?

 

그렇다면 HBM이라는 기술이 기존에 없다가 새로 생긴 기술인가? 그건 아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HBM의 최초 개발은 삼성전자에서 했고 당시 수익성이 나지 않은 제품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집중하지 않은 기술이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꾸준히 HBM 기술에 투자를 해왔고 그 결과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

 

지금의 삼성전자는 누가 봐도 최악의 상황이다.

 

다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실수했던 HBM에 대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나름 겪고 있는 셈이다. 또한 지금이야 HBM은 엔비디아가 거의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다른 AI 기업들이 HBM을 출시하지 말란 법은 없다.

 

돈이 몰리는 곳에는 사람이 몰리고 아이디어가 샘솟으며 수 많은 자본들이 몰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 게다가 돈이 되는 HBM 관련 - 엔비디아 말고 다른 기업들이 이를 갈고 준비하고 있을 것이 뻔하다.

 

그렇게 되면 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것만으로도 빠득하기 때문에 다른 대안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뿐이다.

 

마이크론 또한 그렇게 생산 능력이 크지가 않다. 그럼 답은 삼성전자이다.

 

만약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공장 증설을 택한다면? 그렇더라도 공장 증설이 내일 아침에 바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그 많은 공장들을 셧다운(작업중지)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할 수 있는 공간은 넓은데 아직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만약 향후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수많은 AI기업들이 HBM 출시에 나선다면 그 콩고물은 삼성전자가 누릴 확률이 매우 높다.

 

높은 자본력을 기반으로 엄청난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금이야 SK하이닉스에 밀리고 마이크론에 밀리고 엔비디아의 승인에 목매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영원히 한 곳이 우위를 차지하기가 힘들다.

 

분명 대중이 아는 위협을 삼성전자 또한 이미 알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이례적으로 - 아니면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라서 - 반성문을 쓰는 일도 일어났다. 즉, 경영자들이 투자자들을 위해 반성하고 있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표출한 셈이다.

 

돌려서 말하면 다른 국내 기업 또는 해외 기업 중에서 경영진들이 자신의 반성을 공식적으로 말한 케이스가 도대체 얼마나 될까?

 

대부분 회사의 자랑과 자신의 성과를 어필하기 바쁘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물론 경영진과 직원들의 궤는 다르다고 해도 현재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지금의 삼성전자는 최악을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삼성전자가 도대체 어떤 기업인가? 대한민국에서 날고 기는 사람들이, 아니 전 세계에서 날고 기는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기업이다.

 

아무리 직원들이 많고 거대 기업이라고 한들 그 기업을 이끄는 사람들은 전 직원의 10%도 안된다. 이건 불변의 진리이다.

 

대부분은 그다지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그저 받는 월급에 감사해하며 딱 그 월급 또는 그 월급 이하만큼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어 한다.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만약 직원들 전부가 100% 이상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이상적인 말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

 

뉴스들이 요즘 TSMC의 성공비결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왜 과거에는 말하지 않고 지금에서야 말하는가? 그리고 그런 기사나 책들은 하나 같이 그 회사의 좋은 점을 강하게 어필하고 나쁜 점은 소극적으로 말한다.

 

개인적으로 삼성전자 주주 입장으로 봤을 때 어떻게 보면 지금의 상황이 아무런 부담 없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시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리 고민하고 위험을 생각해 봐도 삼성전자만큼 안전한 주식이 없어 보인다. (현시점에서)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가 방어를 나서고 있고 + 오너일가의 담보비율 (이건 지극히 상상력)

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전부 주가에 반영시킨 상황이다.

 

상승이 얼마나 빠를지, 얼마나 높을지는 사실 모르겠다.

다만 하락은 얼추 계산이 된다.

 

나의 투자 원칙을 셀 수 없이 비교해 봐도 지금의 삼성전자는 사지 않으래야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지극히 초보 주식 투자자이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고 있다.

 

주식 투자에 있어, 얼마나 오를지보다 얼마나 내릴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 

 

최악의 상황에서 내 돈을 얼마나 잃지 않는지가 2배, 3배 수익을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올 한 해 투자를 하면서 정말 절실히 느낀 점이다.

 

* 저는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지극히 편파적으로 글을 작성했으므로 결코 투자에 참고하시면 아니되옵니다... - 개미 투자자 올림

 

끝!

728x90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