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뜬구름 홍입니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모든 직장인의 가슴팍 주머니에는 '사직서'가 있다.", "퇴사 생각 안 해본 직장인은 없다."라는 말을요. 허나, 그렇다고 직장을 무턱대고 그만둘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퇴사도 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직장인들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퇴사를 결심할 용기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현재의 삶에 안주, 도전에 대한 두려움, 실패 공포 등)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오직 이 공간에서만큼은 '상상력'을 발휘한 우리네 퇴사 이야기를요. 비록 사업은 해보지 않았지만(언젠가는 하겠지요?) 먼저 경험한 직장인의 삶과 그리고 퇴사를 한 번쯤 고민했고, 퇴사 후에는 어떤 삶이 펼쳐질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픽션 팍팍, 과장 팍팍해서 글을 써보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글이 힘든 직장인의 삶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이 상상력으로 인해 나름 괜찮은(?) 현실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상 상 퇴 사" - 그 열세 번째 이야기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
내 나이 27살 적, 첫 회사에서 있었던 일화다.
영어를 꽤나 잘했던 나는 회사에서 몇 안 되는 토익과 토익스피킹 고득점자였다.
뭐,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 신입사원하고 비교하면 지극히 평범한(?) 스펙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들 잘 알지 않는가?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외국인 앞에서 말 한마디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것을.
그렇게 나는 신입사원 중에서도 꽤나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내가 맡은 업무는 우리 회사가 담당하는 외국 제품을 발표하는 마케팅 업무.
사수로부터 이것저것 노하우를 전수 받은지 2주일째, 드디어 현장에서 고객과 미팅을 하러 가기로 했다.
혼자 꽤나 긴장하고 있었는지 사수가 어깨를 치며 잘할 거라 생각한다고 응원해주었다.
순간 어찌나 사수가 듬직하고 멋져보였는지.
그러나 막상 고객사 앞에 다와서 나보고 이번 발표는 본인이 하겠다고 한다.
뭐, 나로써는 고마웠지만 내심 서운하기도 했다. 현장 경험을 쌓아야 내가 뭘 잘못하고 보완해야 하는 지를 알 수 있는데. 사수가 발표하는 내용은 이제 달달달 외울 정도로 많이 보았던 터였다.
역시나 깔끔하게 발표를 마친 사수는 고객들과의 미팅을 원활히 끝낼 수 있었다.
나는 뭘 했냐고? 열심히 그들의 말을 내 수첩에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한 5분이 지났나?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다. 나도 고객과 아이컨택트를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싶은데 무슨 서기처럼 그 공간에서 나만 따로 떨어져 있는 듯 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도 사수는 결코 나에게 발표를 맡기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발표 한 번 없이 다른 부서로 전출을 갔다. 사유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서 였다.'
아! 이 어찌 신의 장난일까. 열심히 하려는 내 마음을 짓밟은게 누구인데. 제발 내 할 일은 남들에게 터치받지 않으며 혼자 이겨내고 싶다.
하나부터 열까지 삶에 발생하는 모든 것을 스스로 컨트롤 하다보니 몸이 하나라도 부족하다.
그런 말이 있지 않는가. 백수가 제일 바쁘다고.
맞다. 백수가 되기 전까지는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터부시했지만 막상 백수가 되니 정말 바쁘다.
바쁜 이유는 첫 번째 번쩍 생각나는 일들을 아무 제제없이 발과 손만 있으면 할 수 있기에 생각과 몸이 같이 움직인다. 두 번째 오랜 회사생활로 인한 격양된 몸과 생각을 의식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다 보니 이상하게 또 바빠진다.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사람, 장소, 먹고 싶은 것들을 시간 제약 없이 선택할 수 있기에 본능에 충실한 탓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바쁘게 하루를 보낸 오후 4시.
문득 창밖에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중에 사수와 부사수 같은 회사원이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도 저런 신입사원 시절이 있었지.
근데 그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참 아련해보인다.
특히나 나이가 좀 더 있어 보이는 사람의 뒷모습에서.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려고 하는 저 몸짓 속에서.
얼마나 무수한 상처들을 주고받고 또 주고받았을까.
그런데 어찌 보면 본인도 과거 자신의 사수를 통해서 배우지 않았을까.
그도 어쩌면 과거 신입사원 시절의 나처럼 누군가의 밥그릇 싸움의 피해자가 아녔을까?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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