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뜬구름홍 입니다.
이번에는 정말 뜬금없는 주제로 글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바로 저의 '주변 사람을 보며 경험한 투자의 무지와 위험'에 대한 것입니다.
앞 전의 전형적인 단타 투자자인 부모님을 소개했었고, 이번에는 정말 소문으로만 사고파는 지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지 Part 1)
먼저 무지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기본적으로 재무제표는 보지 않습니다.
또한, 그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모릅니다. (다만 테마성, 댓글, 토론방을 통해서 아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면 회복된다고 믿습니다.
(이미 -50% 인데도 말이죠. 아마 -50% 가 본전이 되려면 +100% 가 되는 것도 모를 겁니다...)
또한 작금의 경제 상황에 대해 스스로의 '의견'과 '생각'이 없습니다.
뉴스에서 경기침체가 온다고 하니 괜히 본인 스스로도 경기침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각종 안 좋은 뉴스들을 보면서 세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냐고 되묻습니다.
기본적인 경기 흐름을 모릅니다.
금리? 금리는 은행 예금 금리만을 알고 있습니다. 금리가 상승하는 것과 하락하는 것의 본질을 전혀 모릅니다.
금리가 오르면 예금 이자가 오른다고 좋아하는 한편 대출 이자도 오른다고 슬퍼합니다.
참 아이러니하게 기쁨과 슬픔이 한 문장 안에 포함되어 있는 '화법'을 씁니다.
그리고 해당 종목에 대해서 1분 이상 얘기하지 못합니다.
그냥... 좋아 보여서... 많이 떨어져서... 주변에서 좋다고 해서... 가 끝입니다.
그렇게 -30% 에서 물을 타고 또 -50%에서는 더 큰 금액을 투자한다고 합니다.
아마 더 큰 금액을 투자했다면 -70% 하락은 순식간에 왔을 겁니다.
(위험 Part 2)
이런 분들의 대다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멋도 모르고(현재도 모르지만) 적은 금액으로 급등하는 종목을 매수했습니다.
그런데 그 종목이 정말 우연히 운이 좋아 30% 상한가를 갔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30% 상한가로 매도한 뒤, 본인은 주식 투자에 대해 '재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음번에는 더 큰 금액을 투자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9시. 주식 시장이 시작되면 '급등' 종목부터 검색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알량하게 뉴스나 주변에서 들은 신기술이나 핫한 테마를 가지고 있는 종목을 필터링합니다.
(나름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그 종목을 매수합니다.
심장이 벌렁벌렁 거립니다.
그런데 자신은 주식 투자에 '재능'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의 선택을 믿습니다.
해당 종목의 재무제표, 현금흐름, PER, PBR, 과거 5년 치 성장률, EPS 등은 거들떠도 보지 않습니다.
아니 어쩌면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탓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종목이 급등락 하지 않으면 인터넷 토론방이나 카페에 들어가서 해당 종목으로 검색합니다.
때마침 본인과 같은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낍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전문가인 마냥 더더욱 확신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해당 종목은 상승은커녕 매일매일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급락할 때도 있지만 잠깐 올랐다가 천천히 내리기도 합니다.
'재능'이 있다고 믿는 지인은 역시나 이럴 때 물타기를 해야 한다면서 없는 돈 있는 돈 다 투자하기 시작합니다.
나름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하루에 전부다 사지는 않습니다.
또한 하락 시에는 장 마감 직전에 사야 한다는 또 얼토당토않는 얘기를 들어서 하루 종일 주식 창에 눈을 떼지 못합니다.
그렇게 오후 3시 30분에 장은 마감합니다.
오늘 하루도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그 시간에 더 나은 취미 생활이나 일을 했으면 더 나았을 텐데 말이죠.
매일 같이 그 종목을 들여다보는 낙으로 살다가 끝끝내 -30% 가 됩니다. 그런데 30%는 우습지도 않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상한가 30% 한 번만 되면 원금 회복이 되기 때문이죠.
(뭐 말은 됩니다. 정확히 30% 보다 그 이상 올라야 하지만요.)
이제는 낙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물 탈 돈이 없기 때문이죠.
그렇게 하염없이 주식창을 바라보다가 해당 종목은 천천히 하강 국면을 겪습니다.
-40% 그래도 괜찮다고 합니다.
-50% 이제는 조금 버티기 힘들어합니다.
-55% 때마침 예전에 빌려줬던 돈을 친구 녀석이 갚았습니다.
꽤나 큰돈이 수중에 생겼습니다.
-55% 이때다 싶어 물을 타려고 합니다.
(참고로 이 순간부터 나락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더 좋은, 더 저렴하고, 더 훌륭한 기업의 주식은 눈에 보이지도 않습니다.
세상에는 그 종목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해당 기업에 대해 '헛똑똑이 박사'가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가격은 말도 안 된다면서 매수를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두렵습니다. -55%는 원금 반토막 이상이 난 상황입니다.
그제야 잠시 브레이크를 걸고 과연 이 투자가 맞는지 고민해봅니다.
(-10% 때 해야 할 고민을 -55% 상태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투자가 잘못됐다는 판단을 하고 나서 주변에 투자를 잘하는 사람들에게 연락하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담을 쌓고 지냈던 책들을 하나 둘 빌려서 읽어보기 시작합니다.
(회복 Part 3)
많이 쪽팔리지만 어쩔 수 없이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의 투자가 맞는지 물어봅니다.
100이면 100 잘못됐다고 말해줍니다.
그러나 제 지인은 믿지 않습니다.
그런데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람의 얘기를 곰곰이 들어보니 틀린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들을 읽어보고 인터넷으로 투자 정석을 검색해봅니다.
주변 지인의 말이 맞았습니다.
게다가 더 나은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슬슬 마음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과연 -55% 에서 물을 타야 할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전부 매도하고 좋은 기업의 주식을 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해봅니다.
인생에서 이토록 고민했던 적은 취업과 결혼 상대 말고는 없었습니다.
너무 힘듭니다.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민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피 같은 소중한 나의 돈이 걸려있기 때문이지요.
끝내 결정했습니다.
-55% 주식을 팔기로.
그렇게 팔기로 하는데, '매도' 버튼 누르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왜냐하면 팔지 않으면 아직까지 희망이 있는데, 막상 팔고 나면 손해가 '확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투자를 끊으려고 합니다.
'매도'버튼을 누릅니다.
그런데 전부다 팔지 못합니다.
미련이 남기 때문이지요.
비중의 50% 만 매도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 적은 금액으로 좋은 기업의 주식을 매수합니다.
다음날.
남은 비중의 50% 매도합니다.
그리고 어제와 동일하게 좋은 기업의 주식을 매수합니다.
마지막 남은 25%.
혹시나 하는 마음에 좀 더 가지고 있어 봅니다.
그런데 주가가 -10% 하락합니다. -60% 하락으로 나옵니다.
이유를 보니 해당 기업이 '주가 조작' 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12% 하락합니다.
이제야 모든 미련을 버리고 전부 매도합니다.
그렇게 조금의 희망 때문에 결국 또 돈을 잃고 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금액과 친구가 갚아온 돈을 이제는 좋은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데 사용합니다.
뭔가 마음이 후련하면서도 씁쓸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잘못된 주식과 다르게 이제는 더 이상 주식 창을 자주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믿을'만 한 주식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급등, 급락하는 '맛'은 없겠지만 천천히 조금씩 모아가려 합니다.
그렇게 천천히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30% 가 되고 그게 넘어서 +100%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저녁에 잠도 잘 잡니다.
낮에 주식창을 보기보다는 취미 생활과 가족들에게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기 시작합니다.
비록 많은 손해를 봤지만, 갑자기 마음이 단단해지고 평온해집니다.
비로소 2년이라는 잘못된 투자 이후 처음으로 인생의 행복을 만끽합니다.
사소한 것들에 감사하기 시작합니다.
눈빛이 맑아지며 삶이 불평불만이 줄어들었습니다.
네. 이것은 바로 저의 이야기입니다. (+ 제 지인 이야기 실화)
결국 투자의 정답은 "좋은 기업의 주식을 적당한(최대한 싸게) 가격에 매수하여 오래 보유하는 것이다." (단, 기업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길 경우 매도)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럼 모두들 건강하시고 성투하셔서 부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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