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요! 본 소설은 지극히 상상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등장인물은 실존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미리 알립니다.
(내용 중)
내가 괴물이었던 걸까,
아니면 회사가 나를 괴물로 만든 걸까,
그게 아니라면 회사의 괴물들이 나의 괴물 본능을 일깨운 걸까?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나도 지금의 내가 누구인지 도저히 모르겠다.
< 09:00 >
(09:00 - 방관자)
나는 회사 생활 4년 차.
어렸을 적부터 '커리어 우먼'을 꿈꿔왔다.
그리고 지금 이곳.
남들이 선망하는 글로벌 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뭐, 어차피 나 같은 인재는 굳이 이곳이 아니더라도 갈 곳은 많았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에서도 현지 채용을 할 정도였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대한민국이 좋다.
주변을 둘러봐라.
지하철, 버스, 길거리, 카페. 곳곳에 나와 같이 열심히 일하는 '커리어 우먼'들이 많다.
게다가 미국 같은 곳 보다 이 한국에서는 점점 나와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금 이 회사에서도 나와 같은 꿈을 품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최초 여성 임원. 난 사실 그분과 같은 삶을 살고 싶다.
한 번은 우연히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그분을 뵌 적이 있다.
찰랑찰랑하는 목소리.
확신에 찬 표정.
그리고 언제 어디서다 당당한 걸음걸이.
이 세 가지는 나에게는 꼭 갖고 싶은 것들이었다.
이제 막 대리로 진급한 나였지만, 앞으로의 승진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나보다 업무 능력이 출중한 사람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그리고 나처럼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모든 회식에 참석하는 직원도 없었다.
회사에서 나의 위치는?
'모든 부서 사람들이 아는. 게다가 일 잘하는 대리'였다.
그러던 도중.
옆 파트에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나이는 20대 후반 정도 되어 보인다. 소문으로 듣자니 지방대에 별다른 스펙 없이 입사했다고 한다.
영어는 꽤 한다고 하니 아마 그쪽으로 장점을 어필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출근은 참 빠르다.
나는 입사 후 지금 까지 출근을 아침 08:00 이전에 해본적이 없다.
요즘에야 출근 시간이 널널해졌지만, 4~5년 전만 해도 본사와의 회의 준비 때문에 신입사원들은 기본적으로 오전 07:30 전에 출근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새로운 신입은 오전 08:10분이면 도착한다.
스스로 일찍 오는 걸까 아니면 누군가의 압박으로 비자발적인 출근을 하는 걸까?
이제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저 신입.
첫인상 때보다 많이 어두워진 표정일 짓고 있다.
한 가지 걱정이 된다는 것은. - 내 오지랖도 참 -
신입사원이 배치된 저 파트에는 꽤나 큰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그걸 알까 모를까.
언젠가는 알겠다 싶다.
내게는 저런 신입사원 따위에 신경 쓸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잠시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밀린 메일 알람과 곳곳에서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한다.
그래 난 지금 나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려야 한다.
점심시간에는 간단히 도시락과 샌드위치를 속을 달래고, 전화영어와 중국어 회화를 공부해야 한다.
난 누구나 부러워하는 '커리어 우먼'이 될 것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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