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외국계 기업 고군분투기

(번외편) 제9화 외국계 기업 고군분투기(f.보고싶은 나의 동기들이여!)

뜬구름홍 2021. 7. 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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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뜬구름홍 입니다. 

슬슬 나이를 먹다보니 기억력도 점차 희미해지고 어제 있었던 일도 기억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고자 나름 좋았던(?) 저의 외국계 기업 생활을(2년 남짓) 조금의 재미를 얹혀서 연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국계 기업을 희망하는 분들, 기업 분위기 등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간접 경험(?) 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제 글이 조금이나마 힘들어진 시대에 서터레스를 날리기를 희망합니다!


제 9 화

(f.보고싶은 나의 동기들이여!)

너무 회사생활만 얘기를 하다보니 혹시나 글을 읽는 분께서 '혹시 뜬구름씨 왕따 아니야? 그래도 회사생활에 재미라는게 있어야하는데 너무 일, 고난, 역경 이런 얘기만 하는데, 사회부적응자 아니야?' 라는 오해를 쌓을까봐 이번 편에서는 보고싶은 나의 동기들에 대해서 글을 써보겠습니다.

 

(신입 사원 시절로 돌아가서...)

저의 동기들은 저를 포함해서 총 10명이였습니다. 회사가 글로벌하고 또한 국내에서도 여러 지점이 있었기 때문에 저와 같이 본사에 근무하는 친구 6명, 각 지점에서 근무하는 친구 4명으로 구성되어져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경력직으로 들어온 2분의 큰 형님도 계셨지요. 신입사원으로 입사와 동시에 우리는 직장인과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사회초년생으로서 가져야하는 기본적인 비즈니스 예절, 직장에 빠르게 적응하는 노하우, 취업준비생 시절을 모두 잊고 어엿한 직장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여러가지 교육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함께 입사한 10명의 동기들과 급속도로 친해지기도 했지요. 특히나 맛있는 점심을 먹을때랑, 아무리 교육이라 하더라도 지겨울 수 밖에 없는 교육 시간이 끝난 후 간단한 술한잔 등등 지금 생각해봐도 제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즐거웠던 시간이였습니다.

그렇게 외부기관에서 진행하는 신입사원 기본 교육을 일주일 간 들은 후 각자 배치된 지점으로 돌아가 약 한 달 여간 직무교육을 들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서울 본사로 배치가 되었기 때문에 본사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만, 다른 지점에 배치된 동기들도 본사 교육이 필요할 경우 간간이 와서 함께 교육을 듣곤 하였습니다.

 

사실 교육 시작 첫 일주일 동안은 나름(?) 열정적이고 강사(대리,과장님) 분들이 하는 모든 내용을 '모조리 씹어서 이해해버리겠어!' 라는 패기로 마인드 세팅을 하였으나, 중간중간 정말 기가막히고 코가막히게 저를 졸리게하는 강사분들이 몇분 계셔서 어쩔 수 없이 져버리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하하하하...

 

왜냐하면 한 달 여간의 교육이 각자가 맡게될 업무도 있으나 다른 동료 부서와 관련된 교육도 함께 들었기 때문에 본인의 부서에 해당되지 않는 교육은 사실상 좀 가볍게 듣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최선을 다해서 다른 부서의 교육 내용도 이해할려고 노력했었죠! 왜냐하면 당시의 저의 마인드는 이 회사의 한국 사장을 넘어서 아시아 태평양 사장이 되는게 꿈이였으니깐요! 그렇기에 현재는 A부서에 있지만 조금 있다보면 B부서, C부서 등등 회사의 모든 업무를 경험하고 고공 승진하는 저만의 원대한 포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뭐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물론 당시와 같이 꾸준히 했었다면 어느정도 목표 달성에 조금은 근접해졌을거라 생각은 합니다만, 그렇게 되면 저의 삶, 가정(?), 제 가치관, 주관, 건강 등등 꽤나 많은 걸 잃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을 것 같네요 -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무튼 그랬던 저였습니다. 암요 저도 정말 주변의 신입사원들 마냥 목표는 사장이다! 라는 회사에 뼈를 묻겠다고 말하는 지원자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한 달 여간의 교육을 듣고나서 각자 부서로 배치된 우리들... 첫 3개월 간은 서로 자주 보지도못하고(과한 업무, 쉬는 시간 눈치 등) 카톡만 하고 엘레베이터나, 점심 먹을 때나 잠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6개월 정도 지나니깐 회사에 어느정도 적응도 했고 쉴 때 어떻게 쉬어야 눈치를 안보는 지 등등 직장인으로써 꼭 필요한 스킬들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동기들하고 몰래(?) 휴게실에 접선을 하게 되면 모두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사람들이 빡시다, 업무가 빡시다, 야근이 일상화다, 너네 부서는 어떠냐' 등등 회사와 부서에 대한 "좋은 얘기"는 단 한개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참, 그리고 동기 중에 경력직 분이 새로 오신 부서가 있었는데, 그 새로 오신 대리님께서 제 동기의 모니터를 매일매일 감시를 하는 탓에 동기가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쳤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새로오신 대리님은 제 동기가 하는 모든 행동이 마음에 안들었었나 봅니다... 그래서 매일 동기의 자리를 지나가면서 "XX씨 오늘은 그거 검색하네? 업무는 안해?" 등등 말하면서요... 저였어도 아마 돌아버렸을 것 같은데, 그 동기는 참다참다 그 새로운 대리님 앞에서 본인도 평생 해본적 없는 소리를 질렀다고 하네요... 그 후 담당 부장님께서 서로 자리를 재배치 했다던 기억이... 그리고 다른 동기는 서비스 부서였는데 본인이 너무나 허드렛일을 많이 한다고 자기는 이런일 하러 온게 아닌데 라고 엄청 궁시렁 대기도 했었습니다. 참고로 궁시렁 대던 동기가 우리 10명 중에 가장 먼저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 미리 말씀드리는 건데 저희 10명의 동기 중에 2명 경력직(대리, 과장님), 2명 기존 계약직에서 정규직, 그리고 6명이 공채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6명 중에 3명이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1명은 6개월만에, 1명은 9개월 만에 남은 1명은 약 2년만에(바로 저 지요...)

 

이렇게 짧은 시간에 신입사원이 3명이 퇴사한 이유는 너무나 많은 이유가 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모두들 너무나 일에 바빳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로서로를 챙겨주지 못하고 좋은 말보다는 서로가 힘드니깐 안 좋은 말만 하면서 결국 이 파국으로 치닫은 것 같긴 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어느정도의 여유를 줘야 하는데... 사회 아닙니까? 이렇게 여유 없이 일만 할 거면 기계로 태어나는게 맞지 않나요? 무튼 그렇게 제 동기 2명은 입사 9개월 내에 퇴사를 하였습니다. 남은 동기들도 잘 지내고 있는지(?) 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동기들이 퇴사할 때 마다, 우리끼리 모여서 술 한 잔하면서 서로를 위로해주고 "더 좋은 회사에 갈 수 있어" 라고 응원해줬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왜냐하면 당시에 동기들은 서울 일류 대학에 토익과 말하기 모두 상위 점수 였기 때문입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취업이 너무 힘든 시기이긴 했습니다만...(물론 지금이 훨씬 더 힘들어 보입니다!) 취업이 너무 힘들다보니 맞지 않는 직무에 지원하기도 하고 전공도 아닌데 지원하고 등등 일단 사람 뽑는 공고만 뜨면 이력서를 내던 시절이였습니다.

 

저는 한편으로 이렇게 유능하고 좋은 스펙을 갖고 있는 친구들도 저렇게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걸 보면 세상 취업하는 것이 단순히 "스펙"만이 아닌 거 같기도 한 듯 보였습니다.(저는 저 친구들이라면 정말 우리나라 유수의 대기업, 외국계기업에도 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만,) 아마 저 친구들도 본인들 보다 스펙이 뛰어난 사람들을 보면서 저와 같은 생각을 했었겠죠? 역시 욕심에는 끝이 없나봅니다!

 

이렇게 동기들의 이야기를 써보면서 다시 한 번 생각나는 것은 "직장 보다 본인이 잘 하고, 좋아하는 직무를 결정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껍데기가 아닌 내실이 강한, 그래야지 모두가 힘든 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긍정적이고 나름 보람있게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본인이 좋아하는 직무를 안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행운이긴 합니다.

 

무튼! 취업이 전부가 아니고 취업 준비시절에 내가 무얼 좋아하고, 무얼 잘하는 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취업을 해도 그리 늦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30살에 이직을 다시 하였고, 제가 아는 분들도 33살, 32살에 이직하신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사업으로 바꾼 분도 더러 계시지만요!)

 

결코 나이는 중요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요즘같은 블라인드 면접인 시대에서는 말이죠!

 

그럼 취준생, 현직자, 재직자 여러분들 다시 한 번 힘든 사회생활, 직장생활 힘내시길 바랍니다!

 

다음 편에 마케팅 부서 전출 이후 겪은 사전 수전에 대해서 연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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