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외국계 기업 고군분투기

(번외편) 제10화 외국계 기업 고군분투기(f.해외교육 출장을 가다)

뜬구름홍 2021. 8. 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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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뜬구름홍 입니다. 

슬슬 나이를 먹다보니 기억력도 점차 희미해지고 어제 있었던 일도 기억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고자 나름 좋았던(?) 저의 외국계 기업 생활을(2년 남짓) 조금의 재미를 얹혀서 연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국계 기업을 희망하는 분들, 기업 분위기 등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간접 경험(?) 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제 글이 조금이나마 힘들어진 시대에 서터레스를 날리기를 희망합니다!


제 10 화

(f.해외교육 출장을 가다)

이제 저는 견적->기술영업->"마케팅"부서로 전출을 오게 되었습니다.

 

여기 부서의 인원 총 3명... 고참 부장님과(곧 퇴직하시는) 부서의 모든 일을 하는 듯(?) 회사에 온 몸을 다 바친 대리님과 그리고 저. 이렇게 마케팅 부서는 구성되어 있었습니다.(신생 부서이다 보니 체계도 그렇고 뭔가... 겉으로 보기에 멤버들이 그렇게 조화있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고참 부장님과 제 사수가 될 대리님께 인사를 드리고 자리를 옮겼습니다. 두 분 다 이전 부서에서 익히 들은 분들이라 얼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터 였습니다.

특히나 저 같은 경우는, 회사의 소문 - 특히 개개인, 사람의 평판 - 은 그렇게 믿지는 않고 있었기 때문에, 비록 소문에서는 안 좋은 분이더라도 제가 직접 경험 한 뒤에 좋은 분인지 나쁜 분인지를 구분하려고 노력하는 스타일 입니다. 

 

그렇게 약 한 달 여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마케팅 부서는 간단히 말씀드리면, 우리 회사 제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판매하기 위한 지원 부서? 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주로 했던 업무가, 회사 주력 제품의 최근 소식 전파하기, 고객사에 가서 회사 제품의 장 단점 프레젠테이션 하기, 기타 제품에 관한 QnA 및 제조사(해외) 문의 창구 등 의 업무를 하였습니다.

 

딱 봐도 기술영업과 견적 과 같이 현장 최 앞단에서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닌 지원 부서였습니다. 물론 저는 최 앞단이든 지원 부서이든 크게 생각하지 않고 제가 맡은 업무에만 최선을 다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한 달 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자 본부장님께서 "뜬구름씨, 어때 한 달 정도 마케팅 부서에 있어보니 어떤 느낌이야?" 라고 물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솔직하지 않게 "네! 너무나 좋습니다. 훌륭한 사수분과 경험 많은 xx부장님 덕에 성장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제품이 너무나 어려워서 공부를 더 해야할 것 같습니다" 라고 거짓말 섞인 대답을 하였습니다.

제 말을 듣고서는 본부장님은 만족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시면서 내일 점심 같이 하자고 하셨습니다. 제 본심을 아는 지 모르는지..참.. 하긴 표현을 안하는데 어찌 알 수 있을까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가 해외에서 제품 마케팅 담당자가 한국으로 출장을 오게 되었습니다. 본부장님께서는 마케팅 부서 사람이 출장오는 거니 우리 쪽도 마케팅 부서에서 안내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제 사수분 - 대리님 께서는 이번에 출장오는 해외 직원을 잘 아는 듯 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해외 직원이 한국에 도착하고 저와 본부장님, 사수 대리님 3명 이서 저녁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저녁을 먹는 중에 해외 직원이 한국어는 못하고 영어만 사용했기 때문에 영어를 잘 못하는 본부장님께서는 계속 한국말로 대화를 주도하셨습니다... 그래도 나름 해외 직원이 눈치가 있는지 고개를 끄덕 끄덕 이고 있는데, 제가 옆에서 보니 하나도 이해를 못하고 있는 듯 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옆에 있던 제가 한국어 - 영어로 계속 통역을 해주었습니다. 그러자 이제서야 해외 직원은 얼굴이 밝아지면서 대화에 참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술 한 잔 부딪히며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본부장님께서 제게 "뜬구름씨! 생각보다 영어 잘하는데? 아니 내가 하는 말을 계속 통역하는 걸 보니, 혼자서 해외출장 가도 되겠어?" 라고요. 저는 해외출장은 제 인생에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본부장님께서 저렇게 말씀을 하시니 "아 아닙니다. 저도 부족한 상태로 최대한 통역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사수 대리님이 계시지 않으면 힘들 것 같습니다!" 라고 옆에 사수 대리가 무안해 하지 않도록 우스개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이제 각자 집과 숙소로 해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본부장님께서 저를 부르더니 "뜬구름씨 이번에 해외 교육 출장 건이 있는데, 이번에 사수 대리랑 다녀오라고!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와야해?" 라고 정말 뜬금없이 저를 해외 출장 보내시더라구요...(아마 해외 직원과의 저녁 식사 중에 제가 없는말 있는 말 지어내면서 통역했던 모습이 인상 깊었었나 봅니다...)

 

저는 속으로 내심 기쁘기도 하면서도 뭔가 먹구름이 드리우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제가 갈려는 해외 교육 출장건이 우리 부서는 물론 기술영업, 견적 파트 직원들도 몹시나 가고 싶어했던 교육이였기 때문이죠...

 

들리는 소문으로는 최소 5년 아니 6년은 근무해야 해외 교육 기회를 잡을까 말까 할 정도라는데... 저는 입사한 지 1년도 안되어서 '모두가 가고 싶어하는' 교육을 가게 되었습니다...

 

회사생활 해보신 분들께서는 얼추 느낌 오시겠습니다만, 이런 경우 상당히 애매합니다. 본부장님께서는 허락 했으나 주변에서 저를 보는 시선이 상당히 좋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죠....

 

뭐 지금 회사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순번' 제가 있다는 것을 당시 저는 미쳐 몰랐습니다....

 

이게 큰 후폭풍이 될지는...

 

무튼! 본부장님의 지시사항이니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해외 교육 출장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 복귀해서 제가 들은 교육 내용과 기타 사항들을 저희 부서원들 앞에서 발표를 하였습니다.

 

발표가 끝난 뒤, 제 1년 선배분께서는 "뜬구름씨! 해외 다녀오니깐 좋아? 그거 내가 갔어야하는데 왜 뜬구름씨가 간 거야? 지금 사람들이 뜬구름씨 생각하는게 그리 곱지만은 않을꺼야~" 라고요.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영문을 몰랐으나 이 해외 교육을 시작으로 이젠 전 꽃길이 아닌 진흙탕과 가시덤불을 걷는 마냥 회사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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