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외국계 기업 고군분투기

(번외편) 제7화 외국계 기업 고군분투기(f.외국인과의 화상미팅)

뜬구름홍 2021. 7. 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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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뜬구름홍 입니다. 

슬슬 나이를 먹다보니 기억력도 점차 희미해지고 어제 있었던 일도 기억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고자 나름 좋았던(?) 저의 외국계 기업 생활을(2년 남짓) 조금의 재미를 얹혀서 연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국계 기업을 희망하는 분들, 기업 분위기 등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간접 경험(?) 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제 글이 조금이나마 힘들어진 시대에 서터레스를 날리기를 희망합니다!


제 7 화

(f.외국인과의 화상미팅)

글 쓰기에 앞서, 대한민국의 기술영업인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제 글은 제가 다닌 회사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다른 분야와 다를 수 있음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수분께서 제게 2주간의 시간을 준 덕분에(?) 우리 회사의 주력 제품에 대해서 전 보다 진지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제 전공과는 다르다보니 이해하는데도 힘들고 경험이 없다보니 고객을 응대하는데도 자신감있게 할 수 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저희는 돈 받는 '프로' 아니겠습니까?(신입사원 입사시 임원분께서 하신 말씀) 뭐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기에, 나름 합리화하면서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서는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사수분께서 00프로젝트를 저보고 담당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저희 기술영업부서원들은 개개인별로 2~3개 많게는 5개의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프로젝트가 한달, 두달 이렇게 끝나는 것이 아니고 중간에 중지가 될 수 도 있고 보통 1개의 프로젝트는 최소 3개월~ 길게 2~3년 이 가기도 했습니다.(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발주처의 문제, 납품사의 문제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경우의 수가 생기기 때문이죠)

 

그렇게 저는 00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프로젝트의 A TO Z를 다시 한번 사수분께 전수를 받아야 했습니다. 첫 번째 관문은 프로젝트의 개요(?) 대략적인 내용에 대해서 검토를 해 보는 것 입니다. 그리고 최초 견적시 작성된 제품들을 보다 효율적이고 마진이 많이 남는 쪽으로 고객사에게 재요청 또는 미팅을 통해 제안하는 일을 해야했습니다. 사실 견적만 해봤지 어떤 제품이 이 프로젝트에 더 적합하다가 라고 제안까지 하기에는 그 레벨이 안되었지만, 그래도 사수분께서 제게 하나하나 꼼꼼히 알려주시면서 원활한 프로젝트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검토도 하고 제품 변경도 얼추 작성을 했는데, 사수분께서 함께 고객사 미팅을 참석하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준비해둔 검토서랑 제품 카탈로그 노트북을 들고 부랴부랴 사수분과 함께 고객사 미팅을 떠났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으리으리 한 건물이였습니다. 지난번 갑과 을 편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이런 대기업 고객사를 방문할때면 저 스스로 약간 움츠러드는(?) 기분을 떨쳐낼 수 가 없었습니다. 대기업이라서 그런건지(저희 회사도 대기업이지만...) 아니면 좋은 위치(서울 한복판) 또는 건물의 크기?? 직원수? 매출액? 뭐 등등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저를 압박 아닌 압박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별거 아닌건데 말이죠. 어차피 다 월급쟁이 아닙니까? 다 퇴사하고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그때는 왜그렇게 회사 네임밸류, 건물의 크기, 위치 그런거에 집착을 했었는지... 역시나 별 뜻 없이 무작정 취업을 하게되서 그랬나 봅니다.

 

무튼! 움츠러드는 생각도 잠시, 로비에 들어가 명함을 건네고 미팅룸을 안내 받았습니다. ㅇ

 

와~ 여기는 전에 갔던 대기업보다 훨씬 어마어마합니다. 미팅룸에 갔는데 뉴스에서나 나올 법 한 의자 쫙 깔려있고 앞에는 대형 스크린과 의자 하나하나 마다 마이크가 있습니다. 아마 대규모 화상회의? 미팅 같은 걸 할 때 진행하는 룸인 듯 했습니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 매번 전화랑 메일로만 만났던 고객사 대리, 사원분을 실제로 뵙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기술영업사원의 기본적인 '고객을 만났을때 해야하는 예절'을 익히 배운 터라 인사를 하고 명함을 건네드렸습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명함 교환시에는 제 이름이 상대방에게 똑바로 보이게 해야하고 명함에 회사와 이름을 가리면 안되게 끝 부분을 잡고 명함을 전달해야합니다. 그리고 고객사 분께서도 명함을 주면 저는 왼손으로 명함을 건네 받고 그 명함을 직책 순으로 놓아놔야 합니다. 그래야 미팅 중간중간 누가 누구 인지를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이죠. 아참 명함을 받고 바로 넣거나 거기에 메모를 하는 것은 상당한 실례입니다. 명함 = 나의 얼굴 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꼭 메모를 해야한다면 미팅이 끝난 후 작성해도 늦지 않습니다.)

 

근데 오늘 무슨일로 오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 상태로 온 터라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그러자 사수분께서 너무나 익숙하다는 듯이 "네 00프로젝트를 맡은 뜬구름씨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제가 기존에 맡았던 프로젝트인데 이번에 제 부사수가 맡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팔로워를 할 것이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대리님~" 알고보니 고객사 대리, 사원분과 저희 사수분께서는 오랜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서로 잘 알고 계셨던 것이였습니다. 하하하하. 저는 이런 것도 안물어보고 미팅에 참석했었네요.

 

그러자 고객사 대리분께서도 "네 잘 부탁 드립니다~ 워낙 뜬구름씨 사수분께서는 일을 잘하셔서 든든합니다. 뜬구름씨게써도 사수분에게 많이 배워서 금번 프로젝트를 잘 진행했으면 합니다!" 라고 하셔서 저 또한 "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배워서 00프로젝트에 문제되지 않도록 적극 업무하겠습니다!" 라고요.

 

그렇게 서로 인사가 끝난 후 대형스크린이 켜졌습니다. 아니, 이건 뭐죠? 외국인이 한 분 앉아계십니다.

 

저는 옆에 계신 사수분께 "대리님 지금 화상회의 하는건가요?? 외국인하고요??" 물으니 "응. 보통 프로젝트 진행 전에 발주처 사람과 간단하게 프로젝트 진행을 어떻게 할 건지 랑 담당자 들 소개를 간단히 진행해~" 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조금 당황한채로 "그럼 영어로 진행하는 거겠네요?" 하니 사수분께서 "당연하지~ 영어 잘하자나?" 저는 침착함을 유지한 상태로 "네... 그렇지요... 그래서 입사했지요...하하" 사수분께서는 "너무 떨지마 간단히 인사만 하면 돼~ 나머지는 고객사 대리분께서 다 진행할거니깐" 라고 저를 안정시켜주셨습니다.

 

그렇게 미팅이 시작되었는데, 고객사 대리님께서 능수능란하게 00 프로젝트와 우리들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 명씩 돌아가면서 회사 명 / 부서 명 / 이름 / 프로젝트에 임하는 자세 등을 간단히 소개하였습니다. 그리고나서 고객사분께서 얘기를 하는데, 와 이건 어디 나라 언어일까요? 인도식인지 남미식인지... 영국식은 아닌거 같은데(토익 리스닝에서 익히 들었으니) 전혀 못 알아 들었습니다... 하하하... 근데 희한하게 고객사 대리, 사원분과 사수분께서는 계속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면서 뭘 적는 것 같았습니다. (속으로 저분들은 다 알아 듣는 건가?? 생각을 했습니다)

 

약 20~30분이 흐른 뒤 미팅은 아주 일방적으로 발주처 외국인 분의 말만 듣고 BYE~ THANK YOU를 외쳤습니다.

아.... 이런거군요 다음부터는 겁안내고 열심히 리스닝 해야겠습니다. 하하하하!

 

그렇게 저는 나름 색다른? 역시나 글로벌한 회사 답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며 미팅을 무사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궁금한데 제 사수분께서는 그 이상한 영어 아닌 영어를 이해했을까요?

아직도 미지수입니다.

 

그렇게 저는 점점 기술영업의 세계로 빠져드는가 싶었는데! 또 이게 뭡니까...

 

부 서 발 령 이 라 니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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