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외국계 기업 고군분투기

(번외편) 제12화 외국계 기업 고군분투기(f.퇴사를 결심하다)

뜬구름홍 2021. 9. 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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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뜬구름홍 입니다. 

슬슬 나이를 먹다보니 기억력도 점차 희미해지고 어제 있었던 일도 기억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고자 나름 좋았던(?) 저의 외국계 기업 생활을(2년 남짓) 조금의 재미를 얹혀서 연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국계 기업을 희망하는 분들, 기업 분위기 등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간접 경험(?) 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제 글이 조금이나마 힘들어진 시대에 서터레스를 날리기를 희망합니다!


제 12 화

(f.퇴사를 결심하다)

여러 음해아닌 음해와 질투아닌 질투로 인해 저에 대한 이미지가 최하로 떨어진 상황입니다.

제가 한 것은 정시 퇴근하고, 시킨 업무를 준비했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퇴근 후 운동을 했다는 것 입니다.

 

(아직도 궁금합니다만, 왜 제 사수 대리분은 저에 대한 얘기를 왜 본부장님께 그렇게 말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만, 결국 밥그릇(?) 지키기 위한 방편이지 않았을 까요?)

 

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한민국 직장인 입니다. 뉴스에서 보면 별애별 사건사고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구 직장인들은 끝까지 버팁니다. 그래서 저도 버티기로 했습니다.

 

다시 돌아온 영업 부서에는 연차가 있으신 차장님이 계셨습니다. 이 분 께서도 저를 처음에는 탐탁치 않게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여러 부서를 돌고 돌아 다시 영업부서로 정착하게 된 저에게 어깨동무를 하시며 "열심히 해보자! 우리 회사는 영업이 메인이여~" 라고 저를 응원해주셨습니다.(당시 제가 불쌍해 보였던 걸 까요? ㅠㅠ) 그래서 그 분 밑에서 열심히 견적과 고객 미팅을 진행하였습니다. 나름 마케팅 - 영업 - 견적을 두루 경험하다보니 그래도 약간의 이점아닌 이점이 생긴 것 같습니다. 각 세 파트의 프로세스를 알게 되니 고객응대가 보다 신속하게 처리가 되었죠. 굳이 영업 -> 견적 물어보거나 견적 -> 마케팅 물어보거나 마케팅 -> 영업 물어보거나 이 단계를 최소화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마케팅 부서에서 고객사 발표를 나가면서 고객들이 궁금해하는 주요 질문에 대한 답도 현장에서 바로바로 답해드리니 고객분들께서도 상당히 만족해하시곤 했습니다.

 

그렇게 차츰차츰 회사 내 자신감을 다시 계단처럼 쌓아가며 새로운 마음으로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여기 영업부서는 서로 바쁘다보니 지난 번 마케팅 사수 대리처럼 업무를 조율하지도 않고 일단 여유 되는 사람 순으로 업무를 배치해주곤 했습니다. 그리고 파트 동료들도 꽤 되다보니(7~8명 정도) 서로 의지하고 도움이 되어주면서 협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경험하게 되었습니다.(마케팅 부서는 사실상 부장 할아버지 - 사수 대리 - 저 3명이였기 때문에 딱 봐도 사이즈 나오지 않나요? 부장 할아버지는 업무는 뒷편이고, 사수 대리는 밥 그릇 챙기기에 바쁘고 그럼 저는? 그렇죠 멋모르는 병아리 였습니다!)

그러면서 저희 파트 차장님과 급속도로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차로 이동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와 참 이분도 쉽지 않은 삶을 살고 계셨습니다. 외벌이에, 자녀는 4명(다둥이 아빠) 그리고 이 회사 설립 초 때부터 한 우물만 판 분 이시더라구요. 업계에서도 나름 입지도 있으셨고. 그런데 항상 부장 진급에 미끄러진답니다. 왜냐고 물어보니, "뜬구름씨, 우리 회사는 무조건 연차 순이야. 그래서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위에 자리가 나와야지만 비로소 진급이 가능해. 그래서 참 씁쓸하지. 매번 부장님 본부장님은 나에게 올해는 될거야, 올해는 부장 달아야지! 라고 말씀하시는데 이제 이것도 지쳐. 벌써 몇년째야. 그렇다고 그분들을 원망하지 않아. 난 지금 손, 발이 세개라도 일이 산적해있고, 애들 키울려면 돈이 절실하거든. 그래서 맨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없이 다니는 거지! 하하하" 라고요. 

 

이렇게 진심어린 차장님의 희로애락을 들으니 참 가슴속에 많은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나도 분명 결혼하고 진급하고 애기 낳고 그러면 저분하고 다를 게 없어질텐데.... 오히려 차장님보다 못한 사람이 될 지도(?) 모른다는 의심아닌 의심도 생기고...

 

막상 돈 돈 돈, 연봉 많고 대기업에 해외 출장다니면서 외국어 2개쯤은 해주고, 명함 멋지면서 서울에서 근무하는 그런 것을 꿈꿔왔고 바래왔던 저에게 '차장님과의 대화' 이후 보다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안정된 대기업(제가 다니던 회사는 보통 20년이상 근무하셨습니다)이지만, 상당히 강한 업무강도(야근 등) 미래가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 다는 점, 본인의 역량에 너무 초점이 맞춰진 업무 형태(협업이라기 보다는 개개인의 능력 우선 주의), 개방되지 않는 기업문화(폐쇄적) 등 저와는 그렇게 맞지 않는 회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퇴사(실제 사유는 : 이직)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가족, 친구들 등등에게 제 고민을 털어 놓으면서 많은 조언과 고심 끝에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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