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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임) 주식 시장의 조울증 + 신용 반대매매(계속) : 24년 투자 실수 복기

뜬구름홍 2025. 1. 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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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찰리 멍거가 말한 대로 주식 시장에서 '생존자'가 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2024년에는 투자 실수를 참 많이 했던 것 같네요. 그렇다고 '실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패는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한 거지만 실수는 말 그대로 그 실수를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기념으로 제가 저지른 투자 '실수'에 대해 기록 + 복기하고자 글 남겨봅니다.

(만약 같은 실수를 2번 저지른다면 저는 정말 괴로울 것 같습니다. 부디 이 글을 보고 계신 투자자분들께서는 2025년에는 꼭, 반드시, 제발 같은 실수를 결코 반복하지 않으시길 바라겠습니다)

 

(투자한 사명 이니셜을 따서 작성했습니다)

 

1.  S사 : 고점매수 - 탐욕이 나를 이겼다. S사 같은 기업은 PBR을 기준으로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걸 나는 너무 '일찍' 매수에 나섰다. 마치 내가 '신'인 것 마냥.

 

이 정도 PBR이면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동시에 설마 1배 미만이 되겠어?라는 오만한 생각과 함께. 아직도 기억난다. 아는 지인에게 지금 가격이면 전재산을 올인해도 되는 가격이라고.

 

그 뒤 40%나 하락했다. 내가 그분 볼 면목이 있겠는가? 수많은 투자 서적을 읽으면서 결코 남들에게 주식 매매 추천을 하지 말라고 했었다. 그런데 나는 그걸 어겼다. 게다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있으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종목임에도 말이다.

 

어리석고 또 어리석었다.

 

* 배운 점 : 분할 매수, 분할 매도. PBR은 0.8~2.5, 내가 '올인'할 정도의 가격은 극히 드물다. 신이라 생각하지 말자. 너는 그냥 수 억 명 중 지극히 일반적이면서 보통 이하의 투자자임을 명심해라.

 

2. H사 : 영문명이 기억도 안 난다. 그런 기업에 나는 내 소중한 돈 5천만 원을 투자했다. 그것도 신용으로. 처음 시작은 몇 백만 원에 불가했다. 적자기업에다가 소비재 아이템 하나가 좋다고 달랑 그것 믿고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매수에 들어갔다.

 

한 하루 이틀 고민했을까? 내가 새벽에 잠깐 고민하다가 매수를 해볼까?라는 생각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주가가 급 상승하는 게 아닌가? 오늘 아니면 매수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상한 생각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결국 또 분할 매수, 분할 매도라는 나의 원칙을 어기고 하루 만에 90% 이상을 매수했다. 거래량이 얼마나 적었는지 내가 매수할 때마다 호가가 계속해서 올라갔다. 결국 마이너스로 끝이 났지만.

 

도대체 왜 그런 안 좋은 투자를 했을까? 나도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했던 점은, 남들은 모르는 걸 '나만' 알고 있다는 자만감과 빨리 돈을 벌고 싶었던 마음이었을 것이다.

 

* 배운 점 : 물론 잘못 매수를 했었어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은 있었다. 신용으로 매수했고 적자기업인 탓에 나는 -10% 손실 시 손절하기로 이미 마음에 정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8.5 블랙 먼데이로 갑작스럽게 해당 주식이 -30% 이상 손실이 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러고 나서 다음 날 반등에 성공했지만 그때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위험한 종목임을 알았고, 내가 투자했던 과거 기업과는 전혀 다른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 게다가 내가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던 그 소비재가 해당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비중이 얼마인지도 끝내 찾지 못한 채 희망회로만 돌리면서 기업을 바라봤다.

 

지금 생각하니 얼마나 무모한 투자였나! (결국 -25% 손절함.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데도 그때의 생각이 나서 손이 부르르 떨릴 정도이다...)

 

3. N사 : 해당 기업은 국내 대표 IT기업이다. 하지만 난 가치 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지성 매수를 했다. 정말 무지성이었다. 안 좋은 기사가 도배되는 바람에 이 정도면 충분히 오르겠지라는 마음으로 매매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현금으로. 계속 하락하자 이번에는 신용으로 매수하게 되었다. 아마 이때가 내 인생 처음으로 '신용 매수'라는 걸 하게 된 때이다.

 

원인은 당시 몇몇 주식에서 수익을 본 상태였고 그것이 나를 오만방자하게 만들었다. 수익을 보고 난 뒤에는 최소 3개월~6개월 정도는 매매를 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책에서 보았다. 이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난 또 알면서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당시 내 분위기는 내가 사면 저점이고 오르면 50% 이상은 먹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오만했는가.

 

* 배운 점 : S사처럼 과거 명확한 저점 신호를 주지 않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는 주식의 저점을 난 결코 알 수 없다. 그러니 겸손해라. 특히 수익을 본 뒤에는 S사처럼 확실히 주가가 쌀 때 말고는 매수를 자제해라. 그래도 자제할 수 없다면 정말 소액으로 진입하고 철저히 해당 기업을 분석하자. 그 뒤에 투자해도 늦지 않는다.

 

내가 주식 시장을 경험하면서 느낀 점은 저점에서도 충분히 매수 기회를 주고 고점에서도 충분히 매도 기회를 주는 것이 바로 시장이다. 다만 나 같은 멍청한 투자자는 주변에 껌껌해서 보지 못할 뿐이다.

 

5. S사 : 가치 평가는 제대로 진행되었다. 게다가 실제로 상품 경험도 했었고, 과거에 몇 번 투자를 했던 회사였다. 즉 생각보다 잘 알고 있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매수 시점이 잘 못 되었다. 가치 평가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마진보다 20% 이상 가격에서 매수를 시작했다. 나만의 프리미엄을 부여한 셈이다.

 

하지만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은 성장률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경쟁사도 치열했다. 그런 틈에서 S사는 수주를 하기 위해 분명 가격적 메리트를 제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수익성은 기대보다 좋지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수주가 밀리는 경우도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은 ROE, 낮은 PER 등으로 기업을 너무 낙관만 했다.

 

* 배운 점 : 전방 산업이 중요하다는 걸 처음으로 깨달았다. 당시 워런 버핏의 초기 투자 버전인 담배꽁초 식 투자 접근법에 매료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저 가치 평가가 가능하며 ROE가 15% 이상인 기업은 '그저 좋은 투자 기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랬기에 전방 산업과 해당 산업의 경쟁이 심한지 적은 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왜냐하면 그런 걸 확인하지 않고서도 가치 평가 가격에서 매수한다면 손실은 적었고 수익은 높았기 때문이다. (과거 경험상)

 

이것 또한 오만이었음이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밝혀졌다. (해당 기업도 손절 -20%)

 

6. B사 : 해당 기업도 가치 평가는 제대로 진행되었다. 다만 20% 이상에서 매수했다는 점. 나는 당시 기업에 프리미엄을 주는데 이골이 난 상태였나 보다. 다행히도 수익도 맛봤다. 하지만 해당 기업 또한 전방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

 

무엇보다 서브 벤더였던 탓에 높은 PER을 부여할 수 없었다. 고작 해봐야 5배. 5배는 가치 투자자로서 상당히 매력 있는 숫자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몰랐다. 왜 이런 좋은 기업이 PER을 고작 5배를 받는지.

 

그리고 이 PER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떤 일이 세상에서 발생해야 하는지도.

 

물론 가치 평가한 안전 마진 가격으로 매수했다면 여기에 적을 필요도 없는 훌륭한 기업이었다. 손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여전히 오만 방자했고 거침없이 안전마진 보다 20% 이상 프리미엄을 부여해 버렸다. 게다가 내가 매수한 가격보다 내려갈 때마다 나는 물타기를 시전 했다. 그것도 신용으로.

 

* 배운 점 : 애초에 시작이 잘못된 투자는 그 이후 단계도 계속해서 잘못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걸 이번기회에 알게 되었다.

 

7. G사 : 저위험 저불확실성 종목이었음(지금 생각해 보니). 그전 주가에 착시현상이 일어났었다. 고점에서 갑자기 30% 이상 하락하면서 - 앞 전부터 지켜본 종목이었기 때문에 -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고점을 회복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당시 기업은 펀더멘탈이 훼손될 정도의 이슈가 있었다. 일부 지역에서 사업이 중지(취소) 되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게시판에서 이런저런 추론을 해댔다. 나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사업 취소 되는 지역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차감한 뒤에 가치 평가를 진행했었다.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이었다. 게다가 매수 직후 일주일 간 수익을 내게 안겨주기도 했었다.

 

하지만 내 투자 기준 : 상한가, 하한가 난 종목은 매수하지 않는다.

 

라는 원칙을 또다시 어겼다. 왜냐하면 상, 하한가 종목은 큰 이슈가 있음이 틀림없고 많은 일반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장기 투자보다 단기 투자자들이 진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 되어버린 셈이다.

 

물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는 거지만, 계속해서 보유했다면 지금은 -10% 내외의 손실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모니시 파브라이의 책을 보면 '저위험 고불확실성'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해당 종목은 '저위험 저불확실성' 종목이었다. 가격은 싸지만 싼 이유가 존재했던 셈이다.

 

* 배운 점 : 펀더멘탈 훼손된 기업은 아무리 싸도 싼 게 아니다. 상, 하한가 맞은 종목은 나랑은 어울리지 않는다. 재미있는 주식은 내가 원하는 주식 스타일이 아니다.

 

8. 번외 : 이건 어제 달리면서 느낀 점인데, 해당 기업을 매수할 때 스스로 점검하고자 작성해 본다.

 

만약 매수하는 시점에 해당 기업이 '재미있는 편'에 속하면 매수하지 않는다.

반대로 해당 기업의 주가 추이가 '상당히 재미없는 편', '지지부진함', '그 어떤 투자자의 관심도 끌지 못하는' 수준이라면 매수한다.

 

이상 2024년 나의 주식 투자 실패 기록을 끝마친다.

 

제발 2025년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실수에서 배우고 성장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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