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운동일지

(기록) 운동일지 : 심야 달리기 7.1km / 51분 / 551kcal

뜬구름홍 2025. 2. 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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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6.16부터 운동일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운동 전, 중, 후 마음가짐 등에 대한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 운동 종류 : 심야 달리기

- 거리 : 7.1km

- 느낀 점 : 생각지도 않게 오늘 달리기를 뛰었다. 이틀에 한 번이지만 연속 이틀도 가능하다. 이렇게 달리면 내일은 달리지 말지 선택권이 생기기 때문이다.

 

밤 11시에 달린다는 것은 많은 걸 내포하고 있다.

 

생각이 많아서...

또는 밤에 잠이 오지 않아서...

아니면 월요일을 맞이하기 싫어서... 등등

 

안타깝게도 오늘 달리는 이유는 딱히 없었다.

 

그저 아기가 일찍 자고 있었고 와이프도 쉬고 있던 찰나에 딱히 내가 '집'에서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저녁도 일찍 먹은 탓에 몸도 어제 달리던 때보다 한결? 가볍기도 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달리기를 뛰러 나가기 '최적의 조건' 이였기 때문에 큰 이유 없이 늦은 밤에 달리기를 나섰다.

 

땅은 약간 미끄러웠다. 어제 비가 와서 그런 건지 아니면 새벽이 다가오는 걸 미리 알고 있는 건지, 달리는 내내 넘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긴장하며 달렸다.

 

사람들은 없었다. 간간이 강아지 산책을 하고 있는 아주머니? 만 가끔 보일 뿐이었다.

 

500m의 지옥 같은 시간을 견뎌내면 아니나 다를까 즐거운 달리기 시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km를 금방 지나 3km 지점까지 순식간에 달렸다. 4km 지점에서 약간 호흡이 힘들었지만 천천히 달리며 호흡을 고른 덕분에 5km 지점까지 달릴 수 있었다.

 

조금은 뜬구름 잡는 얘기지만, 최근 들어 안구 건조증이 사라졌다. 그 이유는 모르겠다. 그렇게 습하지도 또 건조하지도 않은 날씨 탓일까?

 

회사 다니던 때의 나의 모습은, 언제나 충혈된 빨간 눈에 눈 주변은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어 언제나 꿈뻑 꿈뻑 눈을 뜨지 않으면 힘들었다. 쉴 때도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었고 일할 때는 수많은 숫자와 문자가 존재하는 엑셀 시트를 쳐다보곤 했다.

 

잠깐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고 있으면 언제나 눈이 멍해 있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휴직 한 뒤로 그런 증상? 들이 사라진 걸로 봤을 때 회사 스트레스가 꽤나 컸었나 보다.

 

하긴 아침 출근 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끊임없이 회사 생각, 업무 생각, 보고서 수정, 인간관계 등을 생각했던 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뭐 그리 대단한 일을 했다고... 굳이 그렇게까지 생각을 했었어야 했나?라는 의문이 든다.

 

그렇다고 자기 자신을 너무 하찮게 여길 필요는 없지만 또 반대로 너무 과대 포장할 필요도 없다. 그저 월급쟁이의 숙명이니라고 생각하며 훌훌 털어버리는 편이 훨씬 낫겠다 싶다.

 

6km 지점을 지나고 나서 잠시 생각에 빠진다. 1km를 더 뛸까? 아니면 여기서 멈출까?

 

죽음의 오르막 길 코스를 달릴까? 어제도 달렸는데 오늘은 좀 쉬어도 되지 않을까? 갑자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이것도 보면 별거 아닌 생각들이다. 하지만 그 순간에 나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것이었다.

 

그래. 1km 만 더 뛰자.

 

예전에 서점에서 '강철체력'이라는 책을 잠시 읽었다. 그 책 내용은 경찰특공대 대원 한 사람의 희로애락이 담긴 내용이었다.

 

많은 이야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7km'였다.

 

경찰특공대 대원들은 체력 측정 테스트로 장거리 7km 달리기를 뛴다고 한다. 군대는 3km 달리기를 측정하는데 그것보다 2배나 많은 7km를 체력 측정한다니.

 

순간 깜짝 놀랐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나도 7km를 달리면 체력만큼은 경찰특공대 대원과 비슷한 거 아닐까?(물론 시간과 속도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그들은 직업이고 나는 취미이다^^)

 

그래서 언제나 나의 달리기 목표는 7km이다.

 

그보다 적게 뛰면 보통 사람들 보다 많이 뛰었다는 것에 나 자신을 위로하고 그보다 많이 뛰면 경찰특공대 대원보다 체력이 좋다는? 나름 자부심으로 스스로를 응원해 준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의 1km를 더 달릴지 말지는 나에게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었던 것이다.

 

끝내 7km를 달리고 마지막 150m는 전력질주를 하였다. 달리면서 젊은 남자 두 명이 나를 스쳐 지나갔는데 (2번이나 - 왕복 달리기) 아마 달밤에 달리기 하는 이상한? 사람을 쳐다봤을 듯싶다.

 

하긴 안면 마스크까지 착용한 채로 헐떡 대며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그렇게 생각했을 듯싶다.

 

오늘에서야 진짜 25년 설 연휴의 끝이다. 내일이면 2월의 월요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무쪼록 다들 새해에는 건강하고 또 건강하고 계속 건강했으면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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