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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뜬구름홍 입니다.
슬슬 나이를 먹다보니 기억력도 점차 희미해지고 어제 있었던 일도 기억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즐거운 추억으로 남기고자 나름 좋았던(?) 저의 외국계 기업 생활을(2년 남짓) 조금의 재미를 얹혀서 연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외국계 기업을 희망하는 분들, 기업 분위기 등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간접 경험(?) 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제 글이 조금이나마 힘들어진 시대에 서터레스를 날리기를 희망합니다!
제 2 화
(f.수습 3개월-떡을 돌리다)
나름 운좋게?(4번 무기인 포트폴리오) 아니면 저의 노력을 면접관분들께서 알아주셨던 건지, 가고 싶어했던 외국계에 합격을 하여 수습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다니던 회사는 수습 3개월 동안 월급은 정규직원과 동일하게 주었습니다. 다만 당시에 설날 연휴가 껴있었는데, 설 연휴 보너스는 주지는 않더라구요... 무튼 저의 다사다난한 수습생활이 시작 되었습니다!
출근한지 일주일 정도가 지나니... 어느 정도 사람들도 익숙해지고 분위기도 얼추 파악이 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나이가 한 40~50대 정도인 저희 부서 과장님이 제게 와서 이렇게 묻더라구요.
"신입아 너 떡 안돌리냐?" 그래서 제가 "네?"라고 의아한 표정을 지으니, 과장님께서 "야 임마 우리 회사는 신입사원이 되면 감사한 의미와 제가 신입사원입니다 라는 걸 알리기 위해서 떡을 돌려야한다 이말씀이야!" 라고 하시더라구요. ㅇ
급히 저는 동기들 카톡방에 이 얘기를 전달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몇몇 동기들은 이미 알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부랴부랴 동기들끼리 휴게실에 모여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왕 말 나온김에 이번 주 내로 떡을 돌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제가 쌩판 모르는 부서원들, 다른 부서원들까지 떡을 돌릴 필요가 있나요? 그 분들이 제가 이 회사에 입사하기위해서 도움을 1도 주지는 않았단 말입니다. 만약 떡을 돌린다면 저를 뽑아줬던 면접관 분들에게 주는게 맞지 않나? 라는 생각이 문득 아주 문득 스쳐지나갔었습니다.
뭐 좋은게 좋은거다, 괜히 트집 잡히지 말자, 어차피 이게 회사 문화라는데! 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떡 값 n/1 하여 당시 30~50만원? 정도의 금액을 냈던 것 같습니다... (왜 그렇게 최고급 떡으로 돌렸어야했니...) 무튼 떡을 돌리면서 처음 가본 부서도 있었고 인사도 하면서 나름 보람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떡이 많이 남아서 제가 가져가기도 했지요 하하(맛은 참 있었습니다.)
그렇게 떡을 돌리고 한 숨 돌리나 했더니, 이제는 출퇴근 눈치를 주기 시작합니다. "신입사원아! 너 지금 수습 3개월이지? 요거 다 너랑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평가하는 거라고, 만약 3개월 내에 사고 치면 알지?" 라는 장난? 아니 협박으로 들리는 "너 알아서 조심해라 = 말 잘 들어라" 라는 의미로 이해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비록 출퇴근이 2시간 남짓 걸리지만 아침 5시30분쯤 일어나서 6시에 집을 나서야만 회사에 정시보다 조금 일찍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당시에는 유연근무제? 그런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름 체력이 좋았던지(?) 아니면 회사에 대한 열정(?)이 있었는지 지각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못 마땅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퇴근이야 수습이니깐 좋은 선배분들께서 "어서 퇴근해요, 눈치보지마요"라고 손짓까지하면서 퇴근을 시켜주셨으니깐요. 그래도 출근 일찍하는 것은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특히나 부서의 짱이신 '본부장님'께서는... 무려 7시 쯤 출근을 하셨으니깐요...)
* 아! 당시에는 출근을 하면 부서사람들에게 일일이 돌아가면서 인사를 했습니다. 제일 먼저 본부장님에게 가서 "안녕하십니까!" 라고 인사를 하고 그 옆에 부장님 차장님 과장님 대리님 순으로 인사를 하면서 제 자리로 돌아오곤 했습니다.(뭐 지금도 그런 회사는 있겠지만, 그냥 크게 한 번 인사하면 되지 않나요??)
그렇게 나름 잘 적응 하고 있었던 저는, 드디어 실무를 맡게 됩니다!
바로! 견적서를 만드는 것인데요, 저희 회사는 견적을 어마어마하게 만들었습니다.
견적이라고 하면 뭐 대단한 프로그램(?) 으로 만드는 줄 아실 수 있지만, 당연히 그럴 일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희에겐 너무나 훌륭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엑셀"이 있자나요! 엑셀을 못하면 정말 저희 회사에서는 야근은 따논 당상입니다.... 오죽했으면 저는 일을 빨리 끝내고 싶어서 스스로 엑셀 공부까지 했었으니깐요...
그렇게 저는 사수분이 배정이 되고 그 분과 함께 복잡하고 복잡한 견적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아 그리고 물론 신입사원이다보니 교육도 1달 정도 받았습니다! 그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이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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