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운동일지 : 아침 달리기 7km / 52분 / 561kcal

* ‘24.6.16부터 운동일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운동 전, 중, 후 마음가짐 등에 대한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 운동 종류 : 달리기

- 거리 : 7km

- 느낀 점 : 어제 다행히도 잠을 조금 잤다.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 그리고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 마지막으로 6:30부터 8:30까지 2시간 해서 총 6시간을 잤다.

 

깨고 자고를 반복하는 바람에 수면의 질이 좋다고 말할 수 는 없지만 지난날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이다. 이렇게라도 해서 5시간 이상 잔다면 소원이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자기 전 이미지 트레이닝했었던 코스를 오늘 달려봤다. 거리는 약 7km. 솔직히 10km를 달리고 싶은데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그 정도의 온전한 코스가 없다.

 

내가 달리는 코스를 설명하자면, 아파트 골목길로 접어든다. 그리고 사람 4~5명이 일자로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나무에 둘러쌓인 산책로를 달린다. 횡단보도는 중간 중간 해서 3~4개 - 건너는 횟수는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 평균적으로 3개 - 정도가 있다. 무엇보다 이 코스는 지옥의 코스라 불릴 수 있다. 그 이유는 중간중간 과거의 유물처럼 육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육교라... 어렸을 적 들어본 이후는 접하지 못했던 단어다. 육교가 왜 힘드냐고? 육교는 일반적으로 도로를 보행자가 건너기 위한 일종의 다리이다. 그렇기에 큰 차가 왔다 갔다 하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도로의 한참 위에서 육교가 지어진다. 그 뜻은 그것을 건너려면 꽤나 높은 오르막길과 갑작스럽게 하강하는 내리막길을 건너야 한다는 말이다.

 

그나마 내 근육은 오르막길에는 최적화 되어있다. 딱히 힘들거나 뛰기 싫은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오르막이 끝나고 난 뒤 찾아오는 내리막길은 쥐약이다. 달리기를 뛰거나 걸을 때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괜히 욕심부리면서 내리막길을 성큼성큼 내려간다면 - 지금의 내 나이에 - 무릎이 금방 아작 났을 것이 분명하다.

 

보통 4~5km를 달릴 때면 횡단보도는 3개. 오르막과 내리막길은 총 합쳐서 6번 정도 건넌다. 

 

그러나 오늘 같이 7km를 달리는 경우는 횡단보도는 1개 추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은 2번이 더 추가된다. 하지만 좋은 점이 있다. 거대한 호수를 끼고 달리는 코스가 생기기 때문이다. 회차로가 바로 그 호수이다.

 

석촌호수를 떠올리면 안 된다. '이곳'의 호수는 생각보다 아담하다. 찌그러진 타원형을 하고 있는 코스인데, 뛰면 그렇게 오래걸리지는 않는다. 호수 안에는 황금색 잉어 두 마리가 있다. 그리고 그 잉어 근처에는 비서처럼 졸졸 따라다니는 작은 물고기들이 있다. 바닥은 푹신해서 나처럼 달리기를 뛰는 사람들이 꽤 있다. 

 

나도 근처에 산다면 몇 바퀴는 뛸 것 같은데 이미 호수에 도착했을 때는 4km 이상을 걸은 상태라 그러기가 쉽지가 않다.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달리러 나오는 것보다 회차로를 지정하고 거기까지 달리는 과정이 제일 힘든 것 같다. 그렇게 회차로를 지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무리 힘들어도 뛸 수 있다. 집에는 내가 사랑하는, 보고 싶은, 안락함과 맛있는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땀이 많은 체질이라 회차로에 도착할 때 쯤에는 이미 옷이 전부 젖어있다. 하루빨리 찬물 샤워를 하고 싶을 뿐이다. 

 

달리면서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처럼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했는데, 역시나 달리기가 끝나고 나면 신기루처럼 그 생각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나의 무의식 속 어딘가에 멈춰서 생각을 끄집어내길 기다려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