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운동일지 : 아침 달리기 5.6km / 38분 / 433kcal

* ‘24.6.16부터 운동일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운동 전, 중, 후 마음가짐 등에 대한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 운동 종류 : 달리기

- 거리 : 5.6km

- 느낀 점 : 어제 하루 쉬었더니 역시나 발걸음이 무겁다. 그래도 조금만 지나면 몸은 풀리게 되어있다. 지난번처럼 7km를 목표로 뛰려고 했으나 오늘은 조금 색다르게 기존 코스에서 좀 더 멀리 가보기로 결심했다.

 

중간에 횡단보도와 가파른 오르막길 그리고 육교를 건널 열정은 없었다.

 

출근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라 학생들이 몇몇 보이고 유모차와 어린이집을 등교하고 있는 엄마와 애기들이 보인다. 아이들 등교하는 모습을 흘끗 쳐다보면서 달리다 보면은 10명 중 9명은 여성분이다. 내가 여태껏 달리면서 남성분이 아이를 등교시킨 경우는 딱 1명뿐이었다. 다음 날에도 보니 똑같은 분이었다. 이 남성분은 검은색 벙거지 모자를 쓰고 남자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면서 천천히 어린이집으로 향하고 있다. 

 

이 사실이 확실한 이유는 나의 달리기 코스가 어린이집에서 위로 1.5km 달리면 회차로기 때문에 첫 번째 어린이집을 지나친 순가부터 두 번째 지나치는 순간까지 약 15분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요즘 육아휴직을 아빠들도 많이한다는데 생각보다 아닌 것 같다. 아니면 휴직을 했더라도 직접 등하교는 시키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이 동네만 유별나게 아빠들이 휴직을 안 쓰는 건 아닐까? 달리다 보면 이런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가 많다. 얼추 결론은 나온다. 만약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해도 상관없다. 달리다 보면 어느샌가 처음의 호기심은 사라지고 또 다른 질문 보따리가 내 방 문을 두드리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은 역시나 가뿐하다. 2km 가 남아있을지라도 체감상은 그것의 절반인 1km 정도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한 무리의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내 앞을 지나친다. 제일 끝에 있었던 잘생긴 남학생이 나를 계속 쳐다본다. 땀에 흠뻑 젖은 얼룩 덜룩한 옷의 무늬 때문인지 아니면 헉헉 대며 힘들게 달리고 있는 나의 모습이 불쌍해 보였는지 그렇게 반가운 얼굴로 쳐다보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아니면 제멋대로 자란 턱수염 때문에 이 사람이 외국인은 아닐까 하는 호기심조로 쳐다보는 것 같기도 했다.

 

한참을 남학생의 표정을 해석하다보니 벌써 마지막 코스에 진입했다.

 

나의 경우 마지막 언덕길에서는 꼭 하는 습관이 있다. 바로 군가를 부르는 것이다. 이상하게 군가를 부를 때면 군대생각도 나고 이 언덕이 내 발바닥과 다리에 주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 같아서이다. 물론 지나가는 사람이 다 들릴 정도로 크게 부르지는 않는다. -그럴 힘조차도 없다 - 그냥... 뭐라 할까 고통을 잠시 잊혀주는 방법으로 군가를 택했을 뿐이다. 

 

다른 노래는 안되냐고? 너무 길다. 그리고 왠지 대중가요는 음을 틀리면 조금은 창피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군가는 남들도 잘 모를 뿐더러 내 멋대로 불러도 아무 상관없다. 게다가 길어봤자 2분 이내이기 때문에 마지막 언덕 코스를 달리기에는 딱 좋은 시간이다.

 

컨디션이 얼추 회복해서 언덕을 지나 내리막길로 내려간 다음 다시 왔던 길을 전력질주로 돌아왔다. 아쉽게도 6km는 달리지 못했다. 기존 코스의 회차로에서 조금 더 내려가서 회차했는데도 아직 부족한가 보다. 

 

다음번에는 최소 6km는 달릴 수 있도록 코스 조정을 해봐야 할 것 같다. 탄천이 있는 동네가 부럽다. 

뭐, 내가 달리는 '이곳'도 나름 괜찮긴 하다. 탄천은 그늘이 없지만 이곳에는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있어서 낮에 달려도 나의 벗들이 태양으로부터 나를 지켜준다.

 

그거 하나는 참 마음에 든다. 

 

아참, 오늘은 주식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