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6.16부터 운동일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운동 전, 중, 후 마음가짐 등에 대한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 운동 종류 : 실내 자전거
- 거리 : 18km
- 느낀 점 : 어제 비 오는 날 괜히 무리를 해서 그런지 오늘(6.23)은 영 힘이 나지 않는다. 진정한 러너라면 이런 날에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양말을 신어야 하는데 말이다... 아직 러너가 되기에는 멀었나 보다.
무엇보다 육아를 하면서 나만의 패턴을 유지하는 일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왜냐하면 애기가 언제 울고 밥을 달라하고 응가 등을 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나의 컨디션도 좋지 않은데 애기까지 똘망똘망 눈을 떠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이런 작고 귀여운 아기를 놔두고 어디를 갈 수 있겠는가!
옆에 살포시 먼지가 쌓인 실내 자전거에 눈을 돌린다. 한 때 나의 체력을 유지시켜 줬던 고마운 녀석이다. 안장에 수북이 올려져 있는 다 마른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그 위에 올라탄다.
오늘은 최소 40분 이상이다. 한 번 달려보자. - 그 시간 동안 애기가 나를 보채지만 않으면 말이다 - 다행히 애기는 혼자서 열심히 몸을 줄였다 폈다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신의 몸이 움직이는 게 신기한가 보다. 게다가 일주일에 최소 1cm 늘어나는 바람에 자기 자신도 지금의 몸이 자기 몸인지 감당이 안될 것 같기도 하다.
10분 정도 지나니 슬슬 가슴과 목덜미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한다. 땀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정말인 것 같다. 그리고 책 읽기도 거짓말하지 않는다. 결국 몸과 지식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머리는 때때로 거짓말을 일삼는다. 아프지 않아도 아프다고 말하고 슬프지 않아도 갑자기 슬픔의 세계로 나를 이끈다. 그래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아무리 건강한 육체에 내로라하는 지식을 갖고 있어도 머리가 이끄는 대로 살게 될 수도 있다.
15분째 지나니 슬슬 다리가 아파온다. 아플 때는 생각하는 게 가장 좋다. 괜히 아플 때 아픈 생각을 더 하게 되면 그 효과는 두배로 안 좋게 되니. 주식을 생각해 봐야겠다. 일요일 아침은 내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들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딱 좋은 시간대이다. 조용한 이곳에서. 내가 매수한 기업의 현재 상황과 매수 이유의 훼손 여부 향후 미래 발전성 등을 머릿속으로 곱씹고 또 곱씹는다.
특히 수익이 마이너스일 때가 이런 생각하기에 좋다. 플러스일 때는 오만 방자해지는 바람에 '세상의 중심은 나'를 속으로 외쳐대며 산다. 그러다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순간 겸손하게 된다. 수 십 번의 경험을 통해서 이 현상을 막을 수는 없다. 그냥 즐겨야 한다. 오르면 으레 인간의 본성 탓에 의기양양해지는 거고 내리면 으례 인간의 손실 회피 본성 탓에 우울해진다. 이것은 당연한 거다. 워런버핏, 찰리멍거 할아버지가 와도 어쩔 수 없다.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정도의 차이는 조절할 수 있다. 이걸 조절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철학, 원칙, 확신이 필요하다. 이런 게 없다면? 주가에 계속 끌려다니면서 흔들리게 된다.
고점에서 매수하고 저점에서 매도하는. 가장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것이다.
나 역시도 여러 번 바보 같은 짓을 해왔다. 고쳐진다고? 전혀 고쳐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최소화할 수는 있다. 이번에는 다를까? 역시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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