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6.16부터 운동일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운동 전, 중, 후 마음가짐 등에 대한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 운동 종류 : 야외 달리기
- 거리 : 5.7km
- 느낀 점 : 비가 오는 날. 달리기에 있어서는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1. 비가 오는 걸 보고 모자가 있는 방수 바람막이 입고 달리기
2. 오늘은 패스
그러나 비가 오는 것도 모른 채 평상시 옷차림으로 달리는 경우가 간간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는 이슬비 정도 거나 비 소리를 듣고 비 냄새를 맡으며 달리기에 미쳤을 때이다. 오늘 같은 경우는 비가 오는 줄을 몰랐고 - 아침에 일어났을 때 창문이 뿌였다는 것을 별생각 없이 지나친 나의 탓 - 어제 달리기를 쉬었기 때문에 오늘은 꼭 달리기를 하고 싶은 강한 열망 때문에 운동을 했다.
비가 오는 날은 장점도 참 많지만 강력한 단점도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로 옷이 젖는다. 비가 오는 줄 알았으면 최대한 습기에 강한 옷차림을 했을 텐데 티셔츠는 기능성으로 입고 반바지는 일반 면을 입었다. 중간 정도 달렸을 때 위 아래가 흠뻑 젖어있었다. 그리고 물을 풍부하게 머금은 반바지 때문에 한 발짝 나가기가 평소보다 무겁다는 것을 느꼈다.
두 번째로는 바닥이 미끄럽다는 것이다. 나는 유리몸이다. 몸이 상당히 약하다. 애초부터 꾀병도 잘부리는 타입이었다. 그런 내가 혹시라도 달리다가 미끄러진다면 분명 몸 어느 한 곳은 부러지거나 크게 다칠 확률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내가 좋아하는 달리기는 못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비 오는 날 달리기는 하는 것은 온전히 내 몸과 달리는 목표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창한 날에는 끊임없는 생각에 잠들며 달리기를 뛴다면 비 오는 날에는 어디로 달리는 게 안전할까. 지금 보폭은 적당한 걸까. 내리막 길에서는 더욱 유의하자. 과속하지 말자. 목표한 거리만 달리자. 등의 생각만 하게 된다. 환경은 나쁘지만 그만큼 달리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는 눈이 잘 안보인다. 가뜩에 나 시력이 안 좋은 나인데, 비가 오면 눈꺼풀에 빗방울이 맺혀서 마치 어두운 밤길에 차량 헤드라이트를 보는 느낌으로 주변을 살핀다. 중간중간 빗물이 눈꺼풀과 윗입술 그리고 아랫입술 윗부분에 고인다. 계속해서 손으로 닦아주지 않으면 안 된다. - 그래서 자동차에 와이퍼가 있나 보다 - 특히나 요즘 세상에 비를 맞고 다닌 다는 것은 없는 머리카락을 자연에 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입에 잠시라도 고이는 빗물을 중간중간 뱉어줘야 한다. - 참고로 나는 달리면서 침을 거의 뱉지 않는다. 아니 안 뱉는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다 -
장단점이 확실한 비 오는 날 달리기. 또 하나 덧붙이자면 비 오는 날에는 나같은 러너는 없다는 사실이다. 다들 우산을 쓰고 조심히 걷는다. 그 덕분에 사람들은 내가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미친 사람 아닌가?'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어쩌리. 평상시보다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마음껏 달릴 수 있다. - 미끄럼에 주의하면서 - 그리고 나는 가끔 이런 미친 짓?을 해보고 싶은 어른 사춘기의 나이이다.
끝!
* 비 오는 날 입었던 면 100% 반바지... 앞 면과 뒷 면의 색이 다른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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