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운동일지 : 점심 달리기 3km / 워치 미착용

* ‘24.6.16부터 운동일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운동 전, 중, 후 마음가짐 등에 대한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 운동 종류 : 점심 달리기

- 거리 : 3km

- 느낀 점 : 오늘 정말 오래간만에 달리기를 뛰었다.
계획된 건 아니였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어제 잠을 잘 잔다는 가정하에 오늘 아침 달리기를 나서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계획은 역시나 틀어지는 법. 아기가 새벽 3시에 일어나 울면서 밥을 달라했다. 그리고 새벽 5시에는 응가를 2번이나 쌌다. 아기는 곧바로 잠에 들지만 난 그렇게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

뜬 눈으로 스마트폰을 봤다가 책을 읽다가 생각을 하다가 결국 아침이 밝았다. 아침 달리기는 무슨 정신이 비몽사몽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조금 누워있었다. 어차피 잠도 안 오는 거 샤워나 하고 도서관에 잠깐 들러 책이나 읽고 오자는 생각을 했다. 와이프 또한 다녀오라는 말과 함께.

요즘 들어 도서관은 주중에 자주 다니고 있다. 특히 주차요금을 내야 하는데 - 무료 1시간.  이후 30분당 500원 - 조금은 낯설다. 보통의 도서관을 가면 주차장은 대부분 무료이다. 아니 내가 살아오면서 다녔던 도서관의 주차장은 전부 무료였다. (제 경험상) 그런데 내가 지내는 이곳은 모든 도서관의 주차장은 유료다. 딱 1시간만 무료이고 이후부터는 요금을 받는다.

뭐 얼마 안되는 돈이긴 하지만, - 보통 시내는 30분에 2,000원 이상을 받는다 - 그래도 공공시설인데 돈을 낸다는 게 솔직히 조금 아깝긴 하다. 왜냐하면 난 평상시 도서관 주차장에 돈을 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료 1시간만 딱 맞춰서 책을 읽고 나오자니 시간이 짧다. 그래서 보통 도서관을 방문하면 최소 2시간은 있다가 나온다. 그러면 주차요금은 1,000원이다. 2시간 동안 웬만하면 책 3~4권 정도는 대충 훑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대비 비용이 높은 편은 아니다. 게다가 500원이라도 내야 한다는 압박감? 덕분에 과거에는 대충대충 책을 읽거나 잠을 자고는 했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딱 도착하자마자 책을 고르고 좌석에 앉는 순간부터 속독 시작이다. 나와 맞지 않는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나와 맞는 책을 빠르게 선택해서 집중하여 읽는다.

덕분에 도서관에서 보내는 2시간이 과거 3~4시간보다 훨씬 더 알차다.

그런데 달리기 얘기를 하는데 왜 자꾸 도서관 얘기를 하냐고? 책을 읽다가 문득 달리기가 뛰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마침 복장도 달리기에 적합했기도 하고... 무엇보다 밖에 이슬비처럼 비가 내렸다. 나는 달리기를 뛸 때 몸에 열이 많이 올라서 시원한 새벽이나 아침 시간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 낮 1시 인데도 불구하고 비가 오는 바람에 바깥 날씨가 선선했다. 그리고 도서관 위로 조금 올라가면 나의 오랜 달리기 코스인 작은 호수 공원이 있다. 공원까지 가는 데는 달리면 5분 이내 걸린다. 

책을 읽다가 달리기 생각을 하다보니 집중이 되지 않았다. 부랴부랴 책을 대출하고 도서관 1층에서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좋았어. 오늘은 달려보자. 무려 2주 만에 야외 달리기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무리하면 안 된다. 운동의 적은 바로 부상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달리면서 느끼는 공기, 바람, 지면에 닿는 발바닥의 느낌, 쉼호흡, 폐에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 나의 머리와 얼굴에 부딪히는 차가운 비까지. 모든 것이 새롭다. 곧장 적응하기 시작했다.

호수 공원 한 바퀴는 약 500미터이다. 딱 6바퀴만 뛰자. 그럼 3km이기 때문에 적지도 않고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딱 적당한 길이다.

5바퀴째, 도서관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회차로에 도착하는 순간 딱 1바퀴만 더 뛰자라는 생각으로 6바퀴를 채웠다. 조금 힘들었지만 그래도 2.5km를 뛰었으면 오늘 하루 종일 찝찝했을 것이 분명하다.

중간중간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머리와 옷은 전부 젖었지만 내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하다. 달리는 기쁨이 이렇게나 좋을 줄이야.

다음에도 도서관을 가게 되면 1시간 30분은 책을 부랴부랴 읽고 30분은 달리기에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