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뜬구름홍입니다.
어쩌다 보니 해당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욕망이라는 단어로 검색했을까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책 내용이 너무 와닿았습니다.
특히나 대한민국의 현실, 혐오 그리고 남들의 시선에 유달리 민감한 한국인들...
한 번 쯤은 내가 사는 우리나라의 사회 현실에 대해서 고민해 볼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바로 보시죠!
(책 속에서)
회사에서 중역을 담당했던 50대 남성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남성은 정년이 되기 전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으려 한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고, 일을 쉬는 것보다 동네에서 가까운 아파트 경비 일을 새롭게 시작하려고 생각했다. 주변인에게 자신의 계획을 이야기했더니, 오히려 “아니 회사의 중역으로 일했던 사람이 차라리 일을 안 하고 말지 무슨 경비원으로 일을 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이 사례는 한국 사회가 계층적이며 위계 사회라는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직업의 위계나 귀천이 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한국 사회의 속내는 그렇지 않다. “회사의 중역이었던 애가 이렇게 경비원을 하면서라도 계속 일을 꾸준히 이어가려고 한다니 정말 그 노력이 대단하다”라고 지지하고 칭찬하기보다 “아니, 너는 체면도 없냐? 그런 일을 하다가 어떻게 경비 일을 해. 정말 부끄럽다”는 식으로 사람의 지위와 체면을 중시한다.
또 한국 사회에서 만약 어떤 사람이 실패할 경우, 그 실패에 대해서 “사람들 다 실패할 수 있어. 다시 해봐. 열 번 실패하더라도 결국은 도달하는 게 중요해”라고 격려하기보다 실패를 하게 되면 “저 사람은 실패했구나. 이제 저 사람은 끝났네” 하고 서둘러 낙인찍고 배제하는 태도가 존재한다. 실패는 용인하기 어렵고 성공을 집착하고 지나치게 선망하는 사회인 것이다.
매년 대학 입시에서 학생들을 만나 그들을 면담하고 자기소개서 글도 살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학생들이 시기마다 존경하는 인물이 비슷하다. 가령 반기문 총재 같은 사람이 이슈로 떠오르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롤모델로 그를 꼽는다. 당대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들이 곧 학생들의 꿈이 되어버리는 식이다.
읽는 책도 마찬가지다. 무슨 책이 가장 감명 깊었냐고 물으면, 대개 최근 1~2년 동안 사랑받은 베스트셀러를 꼽는다. 자기 자신의 취향이나 꿈 등 개인의 생각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마치 하나밖에 없어 보이는 착시 속에 모두가 갇혀 있는 것 같다.
(중략)
한국인이 경험하는 불안은 구체적으로 ‘실패’에 대한 불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불안해하는 내용은 개인적이고 연령과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 상상되는 불안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것은 사회적 성격을 갖는다. 우리가 불안해하는 것은 사실 모두 비슷하다. 부모가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는 것, 괜찮은 직장을 갖지 못하는 것, 결혼 적령기에 혼인하지 못하는 것,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고 빚더미를 떠안는 것, 자녀가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되거나 성적이 상위권에 이르지 못하는 것, 갑자기 직장에서 퇴출되는 것, 늙고 병이 들었다고 자녀로부터 버림받거나 갑자기 치명적인 질병에 걸리는 것 등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이처럼 전 생애주기에 걸쳐서 나타나는 실패에 대한 불안은 한국인이 삶의 여유를 포기하면서 남들도 다 하니까 괜찮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 속에 수동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중략)
왜 우리는 이렇게 혐오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누군가를 배제하고 미워하는 것일까. 나는 그 이유가 ‘불안’에 있다고 본다. 사회적 기준에 맞춰 살아가면서 사실은 스스로 행복하지 못하고 자유롭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 불안한 마음은 비교적 쉽게 비난할 수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비난과 혐오의 마음으로 뒤바뀐다.
앞서 한국 사회는 원칙과 책임을 중시하기보다 성장과 발전, 결과와 물질이 중심이 된다고 보았다. 가진 자에 대한 지나친 사회적 인정과 가지지 못한 자에 대한 강한 멸시가 동시에 존재한다. 또 가진 자를 질투하고 선망하는 태도가 만연하다. 실패에 허덕이는 사람 앞에서 위로하거나 격려하기보다 오히려 그를 격렬하게 비난한다. 이러한 사회적 풍토에서 실패를 경험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세상에 대한 분노를 키워갈 수밖에 없다.
살면서 누구나 실패를 경험한다. 실패가 없는 인생은 존재할 수 없다. 오히려 실패를 어떻게 잘 극복하고 겪어내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실패에 대해서 관용적이지 않다. 무언가 실패하면 그 사람에게 다른 기회가 주어지기 어렵다. 입시에 실패했다고 해서 혹은 원하는 대학이나 직장에 가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을 극복하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는 사회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략)
즉 이들은 자신에게 배려와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세상에 대해 억울함과 분노를 느끼지만, 그 대상은 언제나 모호하기에 해결되지 않는 분노감은 가족이나 사회적 약자에게 폭언을 내뱉거나 인터넷에 악성 댓글을 다는 식의 폭력과 혐오 문화를 생성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분노를 전적으로 인정할 수 없고, 해소되지 못한 억울함이 내면에 쌓이면서 표출의 대상을 찾지 못한 분노는 사회적 약자를 향하게 된다. 그것이 여성, 장애인, 노인 등 취약 계층이 쉽게 혐오의 대상이 되는 이유이다.
(중략)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판단 속에 자기보다 약한 자들을 대상으로 집단 따돌림을 행한다. 그 방식도 매우 다양하다. 집단 따돌림의 행위는 상대 안 하기, 같이 놀지 않기 같은 소외의 방식으로 행해지기도 하고, 엉뚱한 소문내기와 같은 모함, 은근히 욕하고 빈정거리며 면박이나 핀잔주기와 같은 경멸, 말 따라 하며 놀리기, 물건 던지기, 장난을 빙자하여 때리거나 가혹 행위 하기와 같은 폭력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어른들의 위계 방식과 상당히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중략)
어째서 한국 사회는 이토록 질투와 혐오의 문화가 만연한 것일까. 질투와 혐오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집단 간의 차이와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무엇이 옳고 우월하다는 관점이 너무나 분명하고 고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자. 경제적 측면에서 더 많은 부가 더 많은 행복과 직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더 높은 지위가 더 큰 성공이라고 바라보지 않는가. 더 좋은 성적이 훌륭한 학생임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몇 년 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10억 원을 준다면 감옥에 1년 정도 들어가 있어도 된다는 데 동의한 학생이 100명 중 절반가량에 이른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는 물질 만능주의와 성과주의에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사로잡혀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략)
덴마크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또는 혼자서 소박하고 아늑한 시간을 보낸다는 뜻으로 ‘휘게 Hygge’라는 개념이 있다. 우리에게 그런 의미를 지닌 고유한 단어가 있을까. 자기만의 소박하고 아늑한 행복의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누릴 줄 아는 마음의 여유를 우리는 가지고 있을까.
한국 사회에는 좀 더 다양한 삶의 가치가 등장해야 하고, 그에 대한 관용의 문화가 필요하다. 실패의 경험, 다른 방식의 삶을 인정하고 그것이 하나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제도적으로는 생애 단계마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을 지지할 수 있는 장치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낙인을 찍는 문화는 결국 분노를 형성하게 되고 이는 혐오를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로 이어진다. 다른 기회, 실패를 통한 성장 등 우리 사회에 삶에 대한 믿음이 전반적으로 생긴다면 자신의 분노감을 타인에게 투사하는 폭력적인 태도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중략)
바쁘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어느덧 우리는 내가 하려는 일이 진정 ‘내’가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하기를 원해서 끌려가며 하는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일 때가 많다. 물론 삶의 모든 국면에서 나 자신의 욕망만으로 살아가기는 어려운 일이며, 그것이 반드시 좋다고 할 수 없다. 단적으로 사랑의 마음은 상대방의 욕망을 채워줌으로써 나의 기쁨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그렇지만 만일 지금까지의 내 삶이 의도치 않게 타인의 욕망을 위해 질질 끌려가는 것이었다면 더 늦지 않도록 멈추고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러한 삶은 단지 내 삶을 종속적이고 불행하게 만들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불필요한 경쟁과 질투, 경멸과 혐오를 낳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대한민국 사회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중 유독 와닿았던 부분만 리뷰하오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같이 한가할 때 이런 종류의 책 + 소설 + 철학 + 행동심리학을 많이 읽어둬야겠습니다.
뭐, 앞으로도 계속 한가할 것 같긴 하지만... 그러나 백수도 스케줄이라는 것이 있는 법!
운동도 하고, 요리도 하고, 밥도 먹고, 낮잠도 자고, 주식 투자도 하고, 책도 읽고, 육아도 해야 합니다... 집안일도 해야 하고요... 생각도 중간중간 해야 하고... 으악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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