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2026년의 투자와 2020년의 그때의 느낌 (f. 비슷하다. 아주 비슷해)

뜬구름홍 2026. 3. 1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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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의 투자와 2020년의 그때의 느낌 (f. 비슷하다. 아주 비슷해)

 

최근 이란 전쟁으로 인해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그로 인해 관심 갖지 않았던 사람들조차 주식 시장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는 상황.

 

과거의 중동 전쟁을 보면 장기적으로는 주식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단순히 그 내용만 보고서는 대응을 하자니 하루하루 변동성이 너무 커서 힘이 들 정도였다.

 

그 힘이 들 정도를 보다 상세히 표현해 보자면,

 

아침에 전날 미국 장, 한국 장 야간 선물을 보고 눈을 뜬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면 출근길부터가 신경 쓰이게 된다.

 

막상 출근하면 주식 생각은 잊히지만 점심시간 즈음에 다시금 주식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퇴근 후 애프터장을 보면서 또다시 머리가 아파지고 그 아픔이 잠자기 직전까지 계속된다.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고 내가 읽었던 책들을 다시 펼쳐보고, 내가 생각하는 투자 현인들의 유튜브 방송을 찾아보고 다시 듣곤 한다.

 

그러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미국 장이 열릴 시간이 된다.

 

몇 시간 정도를 좀 더 지켜보다가 잠에 드는 패턴.

 

직장인으로서 이런 패턴은 상당히 큰 체력 소모를 낳는다. 하루에 우리에게 주어진 에너지는 한정적이다.

 

찰리 멍거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대로.

 

즉, 하릴없이 주식만 보는 사람과, 할 일이 있는 상태에서 주식을 바라보는 사람의 에너지는 상당히 다르다.

 

그러니 직장인들은 마음 편한 투자, 또는 장기적인 시선으로 가치 투자를 하는 게 투자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백번 나은 선택이다.

 

만약 에너지가 한정된 직장인들이 틈을 내어 주식 매매를 한다?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필패할 것 같다.

 

왜냐하면 주식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가치보다 심리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내가 멘탈이 강하고 어쩌고저쩌고 한다 한들 점심을 먹으며 TV를 보는데, 매도 사이드카다 서킷 브레이커다, 증시가 역대 최대 하락폭을 경신했다. 등등의 말을 들으면서 가만히 있을 사람은 거의 없을 거기 때문이다.

 

정말 간혹 무덤덤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사람의 경우는 그저 자신이 행하던 대로 - 주로 직장인이라면 적립식 투자나 ETF 또는 잘 알고 확신에 찬 종목들 위주로 투자를 할 테니 -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투자를 하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내가 본 주변 사람들(직장인, 동료, 부모님, 가족 등)을 봤을 때 앞서 말한 ‘무덤덤한 사람’은 한-두 명 있을까 말까 할 정도였다.

 

특히나 여성이 내가 본 사람 중에 가장 의연했다고 해야 할까? 이번 전쟁에서도 남자들은 유가가 오르면 어떻게 된다. 미국 전투력이 어떻다. 이란이 지금 잘 버티고 있다.라는 등 상황을 상세히 분석하려 한다.

 

어쩌면 이것이 남성이 가진 본능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반면에 여성은 ‘언젠가는 전쟁이 끝나겠지’라는 아주 단순하면서 상황을 이성적으로 보는? 듯한 생각으로 지금의 현상을 바라본다.

 

사실 맞는 말이다. 아무리 트럼프가 유가, 물가, 선거 등에 관심이 있다고 떠드는 대중매체보다 그저 이 상황이 장기적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단순 이슈로 끝낼 것인가? (물론 전쟁이 단순 이슈일 리는 없다. 사람이 죽어가는데... 단지 투자의 시점에서 말하는 것이다) 정도만 생각하고 그 뒷일 또는 세부적인 분석을 하려 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만한 게 전쟁이나 주가에 큰 관심이 없다. 애초에.

 

남성들은 조금이라도 주식을 하기 때문에 - 100만 원. 많아야 1천만 원 정도 - 이것이 나의 현재 자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경을 쓰는 건 뭐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세상이 멸망이 혹여나 오더라도 100만 원. 1천만 원 정도가 내 인생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잠시 해봤으면 싶었다.

 

리스크 대비 너무 민감한 반응들을 보았기 때문에.

 

여하튼 다시 2020년 3월 코로나가 막 확산되던 때로 돌아가 보면.

 

당시 나는 점심을 먹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날따라 헬스장 대형 TV가 틀어져있었는데, 신천지부터 시작해서 좌측 상단 화면에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실시간으로 집계되고 있었다.

 

순간 운동하던 모든 사람들이 운동을 멈추고 - 또는 쉬면서 - TV 앵커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선언되었다고. 이젠 나가지도 못하고 감염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엄청난 공포가 몰려왔다.

 

당연히 주식 장도 최악을 치달았다. 매도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 또 매도 사이드카, 코스피 1500이 깨졌습니다. 또 깨졌습니다. 등.

 

당시 나는 주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식 상황이 얼마나 안 좋은지는 사실 몰랐다.

 

다만 그때의 심각성을 몸으로 느낄 수는 있었다. 모두가 앞으로를 비관하고 현재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며 그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TV에서 나오는 소리를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렀던 그때를.

 

이 감정을 몸으로 강하게 느끼다 보니 각인이 된 것 같았다.

 

그 각인은 이번 중동 전쟁을 통해 나로 하여금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건 바로 어제 점심시간.

 

TV에서 이란의 차기 지도자를 죽은 하메네이의 아들로 결정됐고 유가는 앞으로 $200를 돌파할 거라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중동 국가는 석유 감산을 정했고 호르무즈 해협(사실 이것도 이번에 알았다)을 통과하는 유조선은 없다고.

 

그럼 우리나라 경제는 무너질 것이고 자동차, 반도체부터 모든 것들이 안 좋아질 거라고.

 

사람들이 밥을 먹으며 수많은 속보를 지켜봤다. 그런데 그저 무덤덤.

 

무덤덤이 가장 맞는 표현이었다.

 

난 느꼈다. 역시 인간은 변하지 않는 동물이라는걸. 나와 함께 식사를 하던 분들 중에 주식을 하는 사람도 꽤 있었다.

 

하지만 이분들의 주식은 말 그대로 도박이었다. 도박같이 주식을 하고 있는 사람들.

 

그나마 분석을 하지만 실제 배팅은 많아야 200만 원이 전 재산인 사람들.

 

그리고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매번 인버스만 찾아보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코로나 당시의 느낌이 내 몸 깊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 오늘이다. 오늘이야.

 

지금 같이 모두가 공포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지금의 현실을 외면하는 이 순간이 용기를 내어 주식을 매수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안타깝게도 현금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봤자 투자금의 1%.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1% 예수금이 정말 소중했다.

 

또한 모든 걸 털어서 사지는 않았고 그래도 이번 달 비상시로 사용할 수 있는 일부 금액은 모아두고 나머지 금액으로 매매를 진행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조금이라도 매수하려는 행동은 차후 나의 투자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게 분명했다.

 

내가 들은 것, 간접적으로 경험한 것들은 그저 시간이 지나면 까먹기 마련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반대로 내가 직접 실천하고 행한 것들은 언젠가 비슷한 시점에 되었을 때 기억이 나게 된다.

 

난 지금의 이 행동이 단순 시세 차익을 위하는 것이 아닌 나의 투자 삶 전체적인 경험을 쌓기 위해 행하는 행동이다.

 

분명 이런 행동이 모였을 때 - 옳은 방향 - 나의 투자 근육과 철학은 좀 더 단단해지고 세밀해질 것이다.

 

아무도 행하지 않을 때가 행할 때이다.

 

버핏 할아버지가 항상 말한 대로 시장에 패닉이 오면 쓸모 있는 존재가 되는 것. 모든 이가 겁을 먹을 때 두려워하지 않는 것.

 

이러한 마인드는 장기적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투자자에게 있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된다.

 

아무튼 투자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성공적인 투자가 되기를 기원하며 이 어려운 장에서도 부디 잘 버티고 인내하시고 대응하셔서 더 높은 더 많은 기쁨을 얻기를 바랄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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