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뜬구름 홍입니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모든 직장인의 가슴팍 주머니에는 '사직서'가 있다.", "퇴사 생각 안 해본 직장인은 없다."라는 말을요. 허나, 그렇다고 직장을 무턱대고 그만둘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퇴사도 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직장인들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퇴사를 결심할 용기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현재의 삶에 안주, 도전에 대한 두려움, 실패 공포 등)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오직 이 공간에서만큼은 '상상력'을 발휘한 우리네 퇴사 이야기를요. 비록 사업은 해보지 않았지만(언젠가는 하겠지요?) 먼저 경험한 직장인의 삶과 그리고 퇴사를 한 번쯤 고민했고, 퇴사 후에는 어떤 삶이 펼쳐질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픽션 팍팍, 과장 팍팍해서 글을 써보겠습니다.
아무쪼록 이 글이 힘든 직장인의 삶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이 상상력으로 인해 나름 괜찮은(?) 현실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상 상 퇴 사" - 그 스물한 번째 이야기
직장에서 의리란?
흔히들 친구나 연인 그리고 가족 사이에 '의리'라는 말이 오고 가고는 한다.
물론 소중한 사람들과의 한 약속이나 암묵적으로 합의한 무언가에 대해서는 서로를 위해 지켜주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직장에서는? 사회에서는?
그 의리는 나 먼저 살고 나서 챙기는 것이다.
즉 내가 먼저 잘 되거나, 여유가 있거나, 한 자리 끌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나서 의리를 생각하는 것이다.
마치 상급자에게는 인정을 못 받는 사람이 비록 후배들에게는 무한한 친절과 베풂을 보여도 안타깝지만 상대방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미 그 사람에게 있는 친절함을 보기보다는 색안경을 쓰고 호의를 호의가 아닌 것으로 받아들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의를 베풀었지만 상대방이 반응을 보이지 않더라도 실망하면 안된다. 내가 그 사람에게 이렇게 저렇게 도와줬는데 정말 의리 없게!라고 말해봤자 본인만 더 힘들어질 뿐이다.
그러기에 직장에서는 의리를 그냥 지나가는 우스갯소리라 생각하고 깊이 받아들이면 안 된다. 절대로.
충분한 권한과 권력과 모두에게 인정받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아마 이런 사람은 회사에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봐온 적이 없으니...) 고만고만한 직장인들 세계에서 의리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일 뿐이다.
몇 번의 이직을 하면서도 친했던 사람들에게 꾸준히 연락할 줄 알았는데, 내 삶이 바쁘고 내가 힘들면 친했던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다. 내 앞길, 내 바로 옆, 주변만 보이는 게 사람의 심리이다.
그러다가 문득 끝이 보이지 않는 레이스에 잠시 쉴 때면, 문득 의리가 생각나기는 한다.
그래서 스마트폰에 있는 연락처나 카카오톡 프로필을 검색해 최근 근황을 볼 때면, '그래 멀리서나마 잠깐이라도 기억해주고 검색해주는 정도만 해도 충분히 의리 있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잠시 짬을 내어 그들의 카톡을 봐주는 것만 해도 이 얼마나 멋진 의리인가!
연락도 안 오는 오후.
문득 연락처를 정리할 겸 스마트폰을 열어본다.
xx 과장님, xx팀장님, oo부장님, oo차장님으로 저장된 연락처를 보니 나도 모르게 회사 생활이 생각난다.
그중에서는 까마득히, 얼굴도 기억 안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몇몇은 어제라도 함께 근무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마 까마득한 사람들은 나와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던 사람인 게 분명하다.
그래도 이렇게 그들의 근황을 보니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잊히는 세월 동안 그들은 또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았겠지. 참 멀리서 보면 부질없는 것들을 왜 그렇게 집착하고 목숨 걸며 서로를 할퀴며 그렇게 지냈는지 모르겠다.
아마 다들 그러겠지. 그렇지 않으면 본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을 테니깐.
한창 열심히 일했던 oo차장님의 사진을 보니 너무 야위어진 듯 보였다. 회사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된 건지. 그래도 같이 근무할 때는 에너지도 넘치고 나름 좋아했던 분 중에 하나였는데.
oo부장님은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것 같다. 몇 번의 갑질로 퇴사할 위기에 처했지만, 그래도 어찌 저지 회사생활을 무사히 하고 정년퇴직한 걸로 보인다. 그런데 사진 속에 보이는 밝은 모습 뒤로 뭔가 처량해 보이기도 한다.
아마 프로필 사진 대부분이 혼자 찍은 사진밖에 없어서 그래 보이지는 않을까 생각이 든다.
빠르면 20대부터 늦으면 50대 후반까지 거의 20~30년을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
도대체 그 긴 세월 동안 누구는 점점 행복하게 더 젊게 늙는 반면 누군가는 홀로 외롭게 가족들에게도 홀대받으며 처량하게 늙는다.
아마 이 두 개는 본인의 선택이 반 그리고 만나는 사람(운명)이 반을 차지하는 듯싶다.
그래서 본인 선택 반과 운명 반을 손에 넣는다면(제어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지 않을까?
운명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회생활에서 운명은 곧 사람인 것 같다.
좋은 운을 갖기 위해서는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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