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하나 창문 하나 창문 하나에 비친 내 모습 이 자그마한 공간이 내 삶의 전부는 아닐 텐데 창문이 하나만은 아닐 텐데 평생을 창문 하나에 비친 채로 살아가네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아가기를 바라는 건지 창문 밖 세상을 갈구하는 건지 창문 하나 그냥 시(Poetry) 2024.02.05
출근해서 말 한마디 안 하기 출근해서 말 한마디 안 하기 과연 회사에 출근을 했는데 말 한마디 안 하고 퇴근할 수 있을까 정답은 '가능하다' 그날 사무실에 사람이 없거나 큰일이 발생하지 않거나 내 앞으로 전화벨이 울리지 않는다면 한 마디의 말없이 퇴근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마음속의 대화가 진행되는데 이게 실제 사람과의 대화인지 꿈속에서의 대화인지 헷갈린다는 거 그냥 시(Poetry) 2024.01.29
즐거운 직장은 없다 즐거운 직장은 없다 직장인에게 즐거운 직장은 있을 수 없다 아니 존재할 수도 없다 잠시 즐거움은 있을지라도 지속될 수는 없다 누군가를 감시하고 누군가를 시키고 문제를 해결하고 문제를 개선시키고 그게 직장이다 즐거운 직장은 없으니 반대로 생각하자 애초부터 즐겁다는 표현은 직장에는 맞지 않다 그냥 시(Poetry) 2024.01.26
요즘 책 (f. 진입장벽 : 0) 요즘 책 (f. 진입장벽 : 0) 과거에는 책표지 뒤에 쓰여있던 작가의 화려한 이력들 출생부터 학력 그리고 직장과 부서 그 외 기타 이력까지도 어찌 보면 그 한 줄 한 줄이 책 쓰기를 주저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저 정도는 되어야 쓸 수 있을 거라는 무언의 진입장벽 요즘엔 간단한 자기소개 심지어 저자 이름만 있고 아무것도 없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 휘황찬란했던 이력 한 줄 한 줄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 것 그게 바로 요즘 책 그냥 시(Poetry) 2024.01.25
휴직 휴직 오래 달려왔다 지칠 만도 하다 더 이상 달리다가는 어디 하나 고장 날 게 분명하다 안식년은 없는 인생일지라도 가능한 휴직을 해보는 것은 인생의 소중함을 주변의 가치를 나 자신의 위대함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냥 시(Poetry) 2024.01.24
오후 네시의 알림 (f. 저혈당) 오후 네시의 알림 출출해진다 시간을 확인하지도 않았는데 짐작 가는 것이 있다 어차피 곧 있으면 저녁 시간인데 남은 시간이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지 먹자니 애매하고 안 먹자니 배고픈 훗 혹시 모르지 않나 먹지 않고 버티다가 퇴근길 저혈당 쇼크가 올지도 오후 네시의 알림 그냥 시(Poetry) 2024.01.24
그(녀)가 바라본다 그(녀)가 바라본다 힐끔힐끔 움직일 때마다 바라본다 내 모니터 화면을 몰래몰래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에 반사된 내 모니터 화면을 쳐다본다 그러면서 그(녀)는 목이 한껏 꺾인 채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열심히 바라본다 훔쳐보는 시간에 잠시 쉬는 건 어떨지 그냥 시(Poetry) 2024.01.23
같잖은 상급자 같잖은 상급자 소심한의 끝을 달린다 그럴 거면 본인이 할 것이지 최소한 확인이라도 해보고 말하면 이해하겠지만 확인도 안 하고 느낌으로만 대충 던지는 너희들은 참 같잖은 놈들이다 단지 먼저 입사해서 단지 그깟 시험 하나 더 봤다고 입으로만 나불대는 너희들은 정말 같잖은 놈들이다 상급자라는 단어조차도 아까운 같잖은 놈들 그냥 시(Poetry) 2024.01.23
표정 연습 표정 연습 기분이 안 좋을 때도 미소를 짓는다 기분이 좋을 때는 미소를 감춘다 하루하루 오락가락하는 사회 속에서 살다 보면 내 마음과 표정이 동떨어진 상태가 대부분이다 차라리 마스크를 썼던 시절이 그립다 그때를 경험해서 이러는 걸까 그때만큼은 표정과 마음은 일치했을테니 그냥 시(Poetry) 2024.01.22
언제나 그랬듯이 언제나 그랬듯이 영어 한 마디 못해서 인종차별을 경험한 그날 내세울 것 없었던 운동 신경으로 자신감 하나 없던 시절 계속되는 서류 불합격에 끝까지 지원하며 경험한 첫 면접 지긋지긋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출퇴근 왕복 5시간을 했을 때도 더 나은 삶을 살고자 과감히 퇴사를 결정했을 당시에도 지금, 생존 수단 이상인 돈을 알고 절실히 바라는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언제나 그랬듯이 이루고 말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냥 시(Poetry) 2024.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