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자기개발 등

(끄적임) 뒤늦은 ‘나혼자‘만의 팬데믹 (f. 육아)

뜬구름홍 2024. 12. 2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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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코로나가 지나간 지 5년이 지났다.

사실, 개인적으로 나는 코로나 당시가 좋았다.

손에 꼽힐 정도의 회식, 사람들과의 접촉 최소화, 마스크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등.

히키코모리의 삶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지상 천국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말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 당시에 위와 같은 이유로 수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좋아도 좋다고 말할 수 없었던 현실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가 왔었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은 일상으로 다시 돌아갔고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하는 듯해 보인다.

그래서 지금에서야? 말하고 싶다. 뒤늦은 ’나혼자‘만의 팬데믹을 매일매일 보내고 있다고. 
(바이러스는 없고 아프지도 않으며 백신 따위도 의무적으로 맞을 필요 없는 팬데믹을)

이런 소중한 기회를 내게 준 것은 바로 새로운 생명의 탄생 덕분이다. 육아 휴직이 이렇게나 좋을 줄은 몰랐다.

쉬면서, 사랑하는 아기를 돌보면서 월급을 받는 삶. 비록 6개월의 짧은 시간이겠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직장을 다닐 때면 휴가 하루 또는 반차 한 번 내고 쉬는게 어찌나 달콤한 휴식이던지. 물론 대부분 개인적인 일 때문에 휴가를 썼지만 가끔은 홀로 사무실을 박차고 나와 내가 머물고 싶은 도서관이나 산책을 하고 싶어 사용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매일 매일이 휴가이다. 

 

그러기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오히려 더 소중함을 매 순간 느끼기 때문에 더 소중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사람들은 매일 쉬면 지겹다고 사람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사회생활을 해야지만 즐겁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건 그들이 실제로 이런 삶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직을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모두가 지금 있는 곳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하지만 그들은 바깥 생활을 모른다.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이직 마지막 순간까지 회사에서 더 나은 조건으로 나를 붙잡아두려고 했었다. 솔직히 그 당시 1분 정도는 ’그냥 여기 있을까?‘라는 고민이 스쳐 지나가긴 했었다.

하지만 다시 내 목표를 상기시키며 끝내 퇴사를 결심했다. 그 뒤로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다. 사람은 본인이 경험한 세상 안에서만 살아간다.

그 세상 안에서 생각하고 성취하고 실패하며 성공한다. 그 세상 밖에서는 더 큰 물결이 휘몰아치는데, 더 아름답고 넓은 세계가 펼쳐져있는데, 모두가 꿋꿋이 외면한다.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20대에는 무모한 용기이고 30대에는 합리적인 용기이다. 그리고 다시 40대에는 무모한 용기가 필요하고 50대에는 합리적인 용기가 필요하다.

결국 용기라는 것은 매 순간 필요한 것이고 무모하냐 아니면 합리적이냐가 중요해진다. 용기가 없다면 그저 지금의 삶에 만족해하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결코 현재의 삶을 욕하고 비난하고 그로 인해 스스로 고통 받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 삶을 ’ 선택‘했기 때문이다.

나 혼자 뒤늦은 팬데믹을 하루하루 경험하면서 생각하는 힘이 많이 길러졌다. 과거의 내가 저질렀던 실수들, 내가 잊지 못하는 안 좋은 기억들, 동시에 내가 미래에 바라는 삶.

이 모든 것들이 하루 종일 머리 속에 맴돌기에 후회는 최소한으로 남기고 현재와 미래에 최대한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안 좋은 기억들은 어쩔 수 없는 기억들이다. 내가 과거를 바꿀 수도 없고 내 노력으로 변하지 않는 경험이다.

다만 그 경험들을 토대로 지금의 나는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 이런 물음이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

좋은 경험만 하면서 살고 싶은게 인생이지만 세상살이가 늘 좋을 수만 없다. 또한 늘 나쁠 수도 없는 법이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들이 얽히고 설켜서 지금의 나의 가치관, 성격, 습관, 삶을 만든 것이다. 스스로에 만족한다면 과거의 경험들은 흐르는 물처럼 잠깐 스쳐 지나가면 그만이다.

인간은 원래 나쁜 기억에 더 집중하는 법이다. 그쪽이 더 재미있고 흥미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구조를 이해한다면 왜 나라는 사람이 그런 쪽으로 변해가는지를 알 수 있다.

원인을 알고 나면 대처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펜데믹이 좋다. 나 홀로 팬데믹. 그러나 아픈 팬데믹은 다시 겪고 싶지 않다.

- 이상 은둔형 히키코모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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