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운동일지 : 심야 달리기 6km / 43분 / 453kcal

 

* ‘24.6.16부터 운동일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운동 전, 중, 후 마음가짐 등에 대한 개인적인 내용입니다.

- 운동 종류 : 심야 달리기

- 거리 : 6km

- 느낀 점 : 오늘 달리기를 뛸 줄 몰랐다. 하지만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 이유는... 저녁에 가족모임차 외식을 했는데... 너무 많이 먹어버린 탓이었다.

 

저녁은 그렇게 많이 먹지 않는 나인데... 음식이 남는 게 아까워서 접시채 긁어먹어 버렸다. 그 덕분인지 속이 더부룩하기 시작했고 몸 컨디션이 점점 다운됨을 느꼈다.

 

하는 수 없이 시간도 적당하고?(사람이 없는 심야) 아기도 봐줄 사람이 있기 때문에 주저 말고 달리기를 뛰러 나섰다.

 

역시나 늦은 밤 밤공기는 내게 딱 맞았다.

 

오늘따라 바람은 많이 불지 않았다. 거리에도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딱 좋은 달리기 환경이 되었다.

 

하지만 나의 몸 컨디션은 그 환경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 이유는 워낙 먹기만 하고 자고 육아를 하고 또 먹기만 하고 움직임을 최소화했다. 그 덕분인지 체력은 과거보다 좋지 않았고 결국 1km 정도 달렸는데 너무나 힘이 들었다.

 

그만 뛰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2km 지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차라리 걸을까?

 

걷는 게 낫지 않을까? 꼭 뛰어야 하는 걸까?

 

3km 지점에서는 더더욱 극단적으로 걷고 싶어졌다. 원래 최초 목표는 3km였다. 그럼 이 정도에서 스스로와 타협하고 그만 달리면 어떨까? 걷는 것도 좋은 운동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3km 지점에서 회차한다 해도 다시 2km는 족히 걷거나 달려야 했다.

 

2km를 걷는 다면 최소 20분 이상은 걸릴게 확실했다.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육아하는 사람으로서 나만의 시간은 소중하기에...

 

그래서 겨우겨우 4km까지 달렸다.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심호흡도 고르지 않았다.

 

집까지 복귀하는데 1km 이상은 남았다. 걷기는 싫고 그렇다고 달리는 건 힘들었다.

 

그때 문득 어느 투자서적에서 한 말이 떠올랐다.

 

목적지까지 가장 빨리 도착하는 방법은 쉬지 않고 가는 거라고. 

 

그래 쉬지만 말자. 그러면 집까지 금세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투자에 대해서도 생각났다.

 

나의 현재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다. 즉, 주식 시장에서 '생존자'가 되는 것이다. 생존만 하면 된다. 그 이상 바라는 것은 없다.

 

그럼 생존을 하기 위해서는 묵묵히 목적지까지 쉬지 않고 가는 것이다. 그게 전부이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벌써 5km 지점까지 와버렸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오로지 달리는 것에만 집중해 본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자극되고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발바닥과 발목에 힘이 느껴진다. 호흡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힘이 크게 들지 않는다. 무아지경인 것 같다. 러너스 하이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 1km까지 달렸던 그 고통에 비하면 지금 이 순간은 너무나 편안한 상태이다.

 

그래 조금만 더 달려보자. 그렇게 달리다 보니 6km 지점에 도달했다.

 

여기까지.

 

어차피 그 이상 달릴 수 있는 코스가 없었다. 6km는 평상시 내가 달리는 코스였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4km, 5km를 달리면 맛이 안 난다. 제대로 달리지 못했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3km를 달릴 때도 있고 7km를 달릴 때도 있는 법이다.

 

달리기도 우리네 인생처럼 늘 한결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말 오래간만에 달리는 그 자체를 온전히 느꼈던 것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