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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임) 주식 시장의 조울증 + 신용 반대매매(계속) : 25년 2월 따끈한 근황 -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뜬구름홍 2025. 2. 1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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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가 찍혀있으면 좋으련만 위의 담보비율은 아마도? 25년 1월 초였던 걸로 기억한다.
 
여기서 5%만 더 빠지면 또다시 150% 미만이 되어서 장 마감 후 증권사에서 경고문자가 오게 된다.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담보비율이 150% 가 되지 않아 매일 같이 오후 5시쯤에 경고문자를 받곤 했다.
 
처음에는 곧 주가가 올라서 담보비율이 1505 이상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이 문자가 한 달에서 3달 내내 오다 보니 정신적 고통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가장 부정적인 증상 중 하나는, '주식 다 팔아버리고 그만 할까?' 였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주식을 전부 다 팔고 신경 쓰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었었다.
 
그럴 때마다 '주식 팔아서 뭐 하려고?'라는 질문이 따라왔는데, 신기하게도 그 질문에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주식 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식 말고는 투자할 곳도 없고 내가 지난 4~5년 간 공부하고 경험했던 모든 것들을 헛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기도 했기 때문이다.
 
주식 관련 책이란 책은 다 읽으려고 노력했고 나아가 인간의 심리, 주식의 본질, 마음 가짐 등에 대해서도 읽고 또 읽어 내렸다.
 
만약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면 조금 더 나았을까?
 
딱히 그럴 것 같지는 않았다. 회사를 다닐 때도 매매할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은 언제든지 있었다. 다만 기분의 전환 속도가 조금은 빨랐을 것 같다.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4천만 원이 그리 큰 숫자로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5천만 원까지도 가봤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사진을 아무리 찾아봐도 그때 캡쳐해둔 사진이 없다. 분명 눈 질끈 감으면서 -5천만 원 손실을 기록해 뒀을 텐데 말이다)
 
다행히도 2024년 -7천만 원의 손절(확정)을 하고 나서 배운 게 있었다. 정말 확실히 있었다.
 
그 당시로 돌아보면 도대체 나는 왜 그런 주식을 샀고 그딴 기업을 믿었고 왜 스스로를 기만했었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다.
 
뭔가에 씌었을 수도 있고 내가 자칭 투자 고수라는 생각을 했었을지도 모른다.
 
오르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내리는 것은 천천히, 그것도 아주 천천히 지속적으로 내린다.
 
'가랑비에 옷 다 젖는다'라는 말이 주식에 딱 어울리는 말 같다.
 
하락할 때는 -30%씩 하락하지 않는다. 정말 하한가를 맞는 종목은(지극히 정상범위에 있는 기업이란 전제조건 하에) 극히 드물다.
 
대부분 -5%에서 심하면 -10%(두 자리) 정도가 하루에 하락한다. 8월을 보지 않았는가. 정말 지극히 정상적인 기업 - 삼성전자 - 또한 하루에 10% 하락을 했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드문 경우 중에 하나이다. 그 뒤로 계속 내리기는 했지만.
 
그래서 투자자들은 하루 이틀. 또는 -20% 까지 자신만의 손실 감내 기준을 정한 뒤 그저 느긋하게 손실 금액을 지켜본다.
 
하루 이틀 뒤면 반등할 것처럼.
 
물론 10일 동안 내린다면 그중 하루 이틀 정도는 무조건 반등을 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거기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속는다.
 
아 이제 반등이 시작되는 건가? 라든가 역시 이번 하락은 너무 과도했어.라는 식으로 자신의 투자를 합리화하기 시작한다.
 
다음 날 또 내리면 그 다음날 오르겠지라는 생각으로 흘깃 해당 종목을 쳐다보고 만다.
 
내가 전형적으로 그래왔었다.
 
하락을 3개월 내내 하고 있는데도 뭐가 정상이고 비정상인지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나의 알량한 자존심과 몇 번의 성공 경험으로 나의 신체 모든 감각을 막아버린 채 투자를 하고 있었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아닌 걸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미덕도 필요하다. 남들이 아니라는데 왜 나는 계속해서 억지를 부릴까?
 
한 번쯤은 조용하고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내 생각이 틀렸을까? 만약 틀렸다면 손실은 얼마까지 될까? 내가 이 손실을 감내할 수 있을까? 지금 나는 어느 위치에 있을까? 나의 원칙은 여전히 유효한가? 그렇지 않다면 왜 원칙을 어겼는가?
 
지금 나의 정신을 올바른가? 탐욕과 시기심이 생긴 건 아닌가? 조금이라도 빨리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있지는 않은가?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에게 물어볼 수 있었다.
 
게다가 그런 시간은 3개월이면 충분했다. 아니 하루 3-4시간 만 생각해도 충분히 답이 나오는 내용이다.
 
하지만 나는 그걸 외면했다. 앞서 잠깐 하락이라 생각하고 해당 주식을 힐끔 보고 마는 것처럼. 나는 외면하고 또 외면했다.
 
이제는 그러면 안 된다. 내가 생각하는 게 있더라도 반대 의견을 들어야 한다. 만약 정 그 의견을 들을 수 없다면 가족이나 와이프에게 물어봤어야 했다
 
그들은 말을 하는 나의 모습, 몸짓, 표정 등을 보면서 내가 어느 순간에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줄 수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1월 31일 이후부터는 꽤 담보비율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솔직히 보유하고 있는 종목 중에 삼성전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종목들은 말하기가 껄끄러운데 삼성전자는 딱히 그런 게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24년 -7천만 원의 손실을 확정하면서 더 이상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많은 주식 중에 하방이 단단하고 잃어도 -10% 내외인 종목이면서 악재란 악재는 다 반영된 종목을 찾고 있었다.
 
계속 찾다 찾다 끝내 찾지 못했는데, 역시나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지 않았는가. 대한민국 대표주인 삼성전자가 바로 내가 찾던 주식이었다.
 
게다가 긴 역사를 통해서 PBR이라는 기준이 대부분 맞아떨어지는 종목이기도 했다.
 
시크리컬이라서 분명 경제 순환을 탈 것이기에 섣부른 예측은 하면 안 된다. 하지만 지금의 가격이 비싼 지 싼지 정도는 어린아이에게 물어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확실했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이렇게 확실한 종목을 발견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게다가 작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여전히 삼성전자는 저렴하다. (PBR 1배 미만)
 
배당 또한 3% 이상을 주는데 (정기 예금 2% 중후반) 매수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비록 AI 트렌드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 같은 주식 조무래기도 욕심내어 삼성전자를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워런 버핏이 왜 그렇게 '돈을 잃지 말라'라고 말했는지 -7천만 원을 잃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돈을 잃는 다면, 아니 크게 잃는다면 다음번에 주식 시장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뭐든지 버티고 버티다 보면 기회는 분명히 오게 된다. 하지만 돈을 잃는 다면 그 기회가 아무리 온다 한들 잡을 수가 없게 된다.

-5천만 원에 비하면 -3천만 원은 애교인 셈이다.
 
이게 언제 본전이 오고 + 될지는 모르겠다.
 
다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팔 때는 확실히 아니라는 거. 그리고 공격적으로 하방이 다져진 종목은 욕심을 내고 배팅해 볼 만한 구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정도 생각할 정도면 대한민국 90% 이상 투자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셈이다.
 
다만 배팅을 할지 말지,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위 사람 중에 10% 도 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저 2025년에도 생존자가 되자.
 
그저 주식 시장에 살아남고 싶다.
 
그저 묵묵히 이곳에 머무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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