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어회화 정복기

제 2 화 : 나의 영어회화 정복기(f. 필리핀 여행? 공부?)

뜬구름홍 2022. 5. 3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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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뜬구름홍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 회화를 잘하고 싶어 합니다.(과거에 비해 열기가 줄어든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래서 제가 경험했던 영어 공부방법(듣고 쓰고 읽고 말하기)을 픽션 살짝 가미해서 연재해보고자 합니다!

제 경험이 영어 울렁증 그리고 실력 향상을 위한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제 2 화

어찌 저찌 조금은 불편한 첫날밤을 보냈다.

 

아직 함께 묶는 룸메이트를 만나지 못했다.

(아마 주말이다 보니 외박? 또는 여행을 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아침을 식당에서 먹고 나니 어제 봤던 마빈 박사 근로장학생이 내 방문을 두드린다.

 

그러고서는 11:00에 OT(오리엔테이션)를 진행한다고 2층 사무실로 오라고 안내해준다.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11시가 되었다.

 

나와 같은 한국인들은 총 9명.

 

돌아가면서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한다.

 

대부분 영어공부 또는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로 어학연수 가기 전에 잠시 들르는 (초보티를 벗기 위해) 과정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나는 갈 데가 없다. 여기 필리핀 세부가 처음이자 끝이다. 물러날 곳은 없다. 4개월 안에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저는 뜬구름홍 입니다. 영어공부를 하러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인과는 어울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죄송합니다."

 

아차차.

 

나도 순간 말하고 나서 생각보다 너무 쌔게 말한 것 같아 당황했다.

 

그래도 어쩌리... 이미 내뱉은 말인 것을. 맞은편에서 나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보던 사람들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진다.

 

때마침 학원 매니저라 불리는 40대 중반의 리처드(한국인)가 다음 사람으로 턴을 넘겨줬다.

 

나는 꽤나 당황했지만 표정관리를 억지로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고 나서 점심시간. 9명이서 일렬로 식당 앞에서 줄을 서러 갔다.

다행히 늦잠을 자고 이제야 밥 먹으러 오는 일본, 대만, 터키, 중국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나온다.

 

나 그들과 잠시 섞여있다가 방으로 천천히 들어간다.

 

그리고 방금 한 말에 대한 후회와 동시에 어쩌면 잘된 일이라 자기 합리화를 해본다.

 

"뭐, 여기에 한국인 말고도 학생들은 많아.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고 어울리면 되는 거 아니겠어?"라고.

 

이런저런 짐 정리를 마무리하면서 - 잠시 생각을 피하고 싶었다 - 나 홀로 점심을 먹으러 방을 나선다.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호탕한 목소리의 일본인 학생들이 식당에 들어왔다.

 

그러면서 내 주변 테이블에 앉았다.

 

나를 힐끔 보더니 "Are you New student?"라고 묻는다. 순간 난 당황했다. 필리핀에 도착해서 실질적으로 영어 질문을 처음 받아봤다. (입국 심사 때도 큰 문제없이 들어왔다)

 

나는 아주 조그마한 목소리로 "Yes..."라고 답했다.

 

그러더니 "Where are you from?"  연속 질문이 나에게 쏟아졌다.

나는 교과서적 답변인 "I am from Korea" 하자 일본인 학생들이 그제야 웃으면서 "Nice meet you"라고 화답했다.

 

그래도 10여 년간 영어 교육을 받지 않았는가. 이제야 당당히 "Nice meet you too"를 써먹었다.

 

덕분에 소화가 되었는지, 밥을 코로 먹었는지. 거의 대부분 음식을 남기고 그들 무리에서 벗어났다.

 

다시 방으로 돌아온 나는.

 

'영어. 보통이 아니다. 여기는 실전이구나. 진짜 실전이었다. 정신 바짝 차리자'라고 되뇌고 또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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