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기에 앞서,
아쉽게도 제가 근무하고 있는 이곳은 흔히들 말하는 세계 글로벌 탑티어 기업 –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틱톡 등 - 은 아닙니다. 다만 과거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국내 취업 하고 싶은 기업 10위 안에 들거나 흔히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규모 있는 국내 공기업을 말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세상 어디에도 ’ 신의 직장‘은 존재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업무의 강도, 사람들의 수준, 관계, 어느 위치에 있느냐 정도만 다를 뿐 여타 직장의 세계랑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 직장’을 동경하고 궁금해하고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서 가감 없이 저의 경험을 글로 녹여보았습니다.
* 주의#1 : 본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과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신의 직장을 다니는 모든 직장인을 대변하지 않음.
** 주의#2 : 본 글은 '작가=나'의 삶을 기록하기 위한 글입니다. 좋은 추억이 되도록 편히,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3 : 혹시나 삶에 도움이 될까 읽어보는 사람들에게 정중히 말씀드립니다.
'알맹이만 없는 글'이라는 것을!
○ 신의 직장을 가기 위한 여정
- 전역 후 알게 된 비밀
알았다. 나는. 드디어.
“아쉽게도 OOO님의 훌륭한 자질을 알아보지 못해 죄송합니다.”
역시나 불합격. 최종 면접도 가보지 못하고 매번 서류에서 탈락하고 있는 나 자신. 26년 인생 이토록 나의 진면목을 알아주는 회사는 없는 걸까? 아니면 알면서도 빛 좋은 말로 애써 감추려는 걸까? 스스로 훌륭한 인재라고 자위를 했지만 멀지 않은 시간에 깨닫게 되었다. 나는 수많은 지원자 중에 전혀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인재’라는 것을. ‘사람이 전부다’라는 진부하면서도 조금의 희망을 주던 카피라이트가 유행하던 당시 나는 열정만 있다면 어디든 취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역시 큰 오산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계속해서 서류 전형에서 탈락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나름대로 진지하게 나 자신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내가 아닌 다른 지워자는 붙고 나는 떨어지는 건가. 저 사람에게 있는 것은 무엇이고 나에게 없는 것은 무엇인가. 한 달 정도 고민 끝에 답을 내리게 되었다.
정답은 ‘영어 점수’였다. 나와 똑같은 경험, 스팩, 고만고만한 자기소개서. 임에도 유일하게 달랐던 것은 바로 영어 자격증의 점수였다. 그랬다. 회사는 아무리 스펙, 스펙 외쳐대지만 결론은 영어 점수였다. 하긴, 고득점을 받은 사람은 뭐든 다르기 마련이다. 오랜 기간 의자에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인내력’, 정해진 시간에 문제를 읽고 정답을 고르는 ‘이해력과 분석력’, 고득점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 뭐 이런 것들을 영어 점수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알게 될 수도 있으니깐.
그래서 결정했다. 어학연수를 가기로. 말은 어학연수였지만 실제 내 마음은 ‘토익 점수 800점 못 넘기면 영원히 한국에 돌아오지 않기’였다.
- 고작 영어 하나 때문이었어?
역시나 이 글을 쓴다는 것은 목표한 영어 점수를 얻었기 때문이다. 참 글 쓰는 건 쉽다. 어려움을 제시하고 그것을 극복했던 점을 약간의 재미와 과장을 섞으면 한 챕터가 완성된다는 점이다. 그렇게 떠난 어학연수에서 4개월 간 영어 문법과 단어 공부, 쉴 틈 없이 떠들어대는 입. 이 3개가 균형을 이루자 영어에 대해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한국에 귀국한 뒤 정확히 해커스 실전문제 문제집을 사서 공부했다. 하루에 모의고사 1회분 씩. 그렇게 2주가 지나서 치른 토익 시험. 결과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리스닝 만점(495점)+리딩(390점)으로 885점의 고득점을 받았다. 이어서 본 오픽 시험 또한 IH가 나오면서 더 이상의 영어 점수를 갖출 필요는 없어졌다.
자 이제 다시 시작해 보자. 그렇게 서류 통과가 안 됐던 이유가 정말 ‘영어 점수’ 였는지.
다행히 귀국한 시기가 2월 달이였기에 3월부터 시작되는 상반지 취업 전형에 마구마구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는 어떻냐고? 예상한 그대로였다. 작년에는 ‘서류 탈락’ 메일만 받았다면 이번에는 ‘1차 전형 통과’라는 메일만 받았다. 몇 군데의 경우는 여전히 탈락 소식을 받았지만 알고 보니 그런 기업은 학벌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를 보는 곳이었다.
어차피 그런 곳은 내가 갈 곳도 아니고 갈 수도 없는 곳이었기에 일찌감치 포기한 상태였다. 지금 보면 최고의 한 수였던 것 같다. 못 먹을 감 쳐다도 보지 말라하지 않았는가. 대한민국, 아니 세상에 저 기업 하나뿐이랴! 그렇게 이곳저곳 인적성 시험을 보러 다니고 면접에서도 즐겁게 내 입을 나불대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면접을 볼 때는 나 스스로가 취하는 기분이 들었다. 면접이 가장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면접관과 함께 보고 있는 면접 지원자들이 내 말에 경청을 해준다는 점이다. 그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것이 바로 경청의 자세인가?’를 느낄 정도였으니. 간혹 매너 없는 면접관들도 있었지만 그 회사의 수준이었다. 특히나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는 면접관들의 회사를 보면 역시나 좋은 기업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면접을 단순히 취업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면접을 보면서 ‘말하는 맛’을 즐기고 스스로 그 회사의 ‘면접관을 평가’도 해보자. 그러면서 점차 나아지는 것이다. 면접은 그 회사가 나를 선택하기도 하지만 내가 그 회사를 선택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세상에 영원한 갑-을 관계는 없다. 비록 합격하고 나면 회사의 을이 되지만 유일하게 갑이 되는 순간이 바로 취업 전 ‘면접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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