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신의 직장에서 살아보기

(시리즈) 신의 직장에서 살아보기 : 신의 직장을 가기 위한 여정 Part.3

뜬구름홍 2024. 3. 6. 08:35
728x90
300x250

- 들어가기에 앞서,

아쉽게도 제가 근무하고 있는 이곳은 흔히들 말하는 세계 글로벌 탑티어 기업 –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틱톡 등 - 은 아닙니다. 다만 과거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국내 취업 하고 싶은 기업 10위 안에 들거나 흔히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규모 있는 국내 공기업을 말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세상 어디에도 ’ 신의 직장‘은 존재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업무의 강도, 사람들의 수준, 관계, 어느 위치에 있느냐 정도만 다를 뿐 여타 직장의 세계랑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 직장’을 동경하고 궁금해하고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서 가감 없이 저의 경험을 글로 녹여보았습니다.

 

* 주의#1 : 본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과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신의 직장을 다니는 모든 직장인을 대변하지 않음.

** 주의#2 : 본 글은 '작가=나'의 삶을 기록하기 위한 글입니다. 좋은 추억이 되도록 편히,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의#3 : 혹시나 삶에 도움이 될까 읽어보는 사람들에게 정중히 말씀드립니다.

'알맹이만 없는 글'이라는 것을!

 


○ 신의 직장을 가기 위한 여정 Part.3

 - 이토록 싫은 회사 생활

 

입사 후에 참 힘들었다. 모두 자신이 처한 환경, 회사, 업무가 가장 힘들겠지만 내 주변보다 나는 유독 힘들었던 것 같다. 어쩌면 성격문제인가 싶기도 생각했지만 세월이 흘러서 다시 생각해 보니 아니었다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내가 입사한 이 곳은 전쟁터와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출퇴근 왕복 6시간 덕분에 새벽 4:30분에 일어나 5:20분에 집을 나섰다. 그렇게도 5-10분 지각하는 일이 빈번했다. 그럼 근처로 이사 와서 살면 되지 않나?라고 물음을 던질 수 있지만 당시 나는 회사 점심 값 말고는 돈을 쓰고 싶은 마음이 일절 없었다.

 

게다가 서울-수도권의 버스와 지하철 라인은 어느 지역보다 잘 갖춰져있지 않는가? 왕복 6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교통비는 하루에1만 원 안쪽이었으니… 장사였다.

 

하지만 출퇴근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인간관계였다. 회사 업무에 배우고, 실수하고, 개선하고, 반복하면 누구나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 그러니 전문성을 요하며 특정 자격증이 필요한 업무가 아닌 이상 보통의 기업에서의 업무는 누구나 노력만 하면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어쩔 수 없다. 사람의 마음을 사야 하는 건데 가족이나 친구 말고 생판 처음 보는 게다가 사회의 전쟁터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었다. 그래서 신입사원 교육 때 여러 가지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이다.

 

첫째도 인사’, 둘째도 인사’, 셋째도 인사라고 배웠다. 들으면서 도대체 인사를 안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으면 저렇게 까지 말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할 정도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신입사원 중에 인사하지 않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다. 하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그것이 무뎌진다.

 

마치 회사 생활에 익숙해지고 나보다 후배 직원이 생기면서 점점 머리가 커가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이든, 학창시절이든, 사회생활이든 결국 익숙해지고 적응하기 마련이다. 적응하게 되면 처음처럼 민첩하고, 열정이 있고, 도전정신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을 회사는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회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말 잘 듣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쉽게말하면 시키는 것에 토 달지 말고 실수하지 말고, 성실히 출근하고, 자기 주장이 없는 사람을 좋아한다. 요즘에야 회사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기업 문화 근간에는 앞서 말한 것들이 여전히 중요하다.

 

하지만 나의 경우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 이해하고 넘어가자라는 주의였다. 그래서 상사나, 사수가 무엇을 시키면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았다. 이 업무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해야 하고,이것은 경쟁사보다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하기 위해서 알아봐야 하는 것이고, 또 이 업무는 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등등. 대부분의 업무는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간혹 가다 사수가 나름 쉬고 있는 나를 못마땅하게 여겨서 시키는 잡일들이 있었다. 물론 잡일도 묵묵하게 해내는 성격이다. 어차피 이 시간은 내 개인시간이 아니고 회사에 소속된 시간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시간에 퇴근한다고 흉을 보고 남들은 퇴근 이후에도 야근을 하는데 공동체 의식이 없다면서 나무라는 등의 대화는 납득하기 힘들었다.  

 

제일 참기 힘들었던 것은 회사 전체에 나의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는 것이었다.

 

가장 좋지 않은 직장동료 부류이기도 한데 이 소문으로 인해서 나를 모르는 사람들도 나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사회생활의 소문은 잘 믿지 않는다. 직접 그 사람과 업무를 해보고 시간을 보내지 않는 이상 그 누구의 말도 믿지 않는다.

 

특히나 주변사람이 좋다고 말한 사람이 막상 나에게는 좋지 않은 사람일 때가 참 애매하기 때문이다. 주변사람들은 다 좋다고 하는데 나만 싫다고 말하면 오히려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모두에게 나쁜 사람이 나에게는 좋은 사람일 수도 있다.

 

이럴 때는 굳이 내 의견을 말하지 않아도 큰 문제없이 지나가지만 사람들이 오해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직접 말하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회사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바로 ‘인간관계’이다. 결국 나는 이 지긋지긋하고 서로를 할퀴고 욕하는 사람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아니, 이직 준비를 시작하러 갔다고 말해야 할까?

 

728x90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