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뜬구름홍입니다.
오래간만에 아~주 재밌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책 제목부터가 매력적입니다.
노력의 배신이라...
노력이 배신하는 경우가 있나요? 저는 살면서 몇 번 경험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아, 취업준비할 때는 조금 힘들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목표한 걸 생각보다 쉽게 이룬 것 같네요.(당시에는 힘들었지만 돌아보니 힘든 편이 아니었네요... 주변을 살펴보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그런데 말입니다.
이 책에서 우리가 알고 있던 '노력'의 대가를 아주 친절히 그리고 재미있게 설명해줍니다.
무엇보다 공부에 취미가 없는 사람들이나 결심한 것들을 끝끝내 하지 못하는 사람들. 또는 나랑 비슷한 친구가 나 보다 훨씬 덜 노력했는데 나보다 더 큰 성취를 할 때. 이런 류의? 궁금증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해 보는 책입니다.
미리 책 후기를 말씀드리자면.
대한민국은 노력공화국이다. 노력해 봤어? 죽을 만큼 해봤어? 노력만 하면 다 되는 게 이 세상이야!라는 생각을 단 1초라도 해봤다면 그대는 노력을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입니다.
노력이 아니고 바로 재능인 거죠. 죽어도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내 길이 아닌가 보다'라고 가볍게 훌훌 털어내고 다른 길을 걸으면 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그걸 패배자, 실패자라는 타이틀로 바꾸어 부르지요. 너무 책 얘기를 벌써부터 했네요.
바로 보시죠!
* 좋은 내용 +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서 2개로 나눠서 리뷰해 봅니다.
Ver.1
(책 속에서)
중요한 것은 세상에는 열심히 하는 사람과 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 꼭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결국 잘할 수 있다는 노력 신드롬은 잘못된 환상이다.
이 환상은 전염병이 되어 우리 사회를 통째로 병들게 하고 있다. 노력을 많이 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노력을 적게 한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다.
노력을 성공의 유일신으로 신봉해서는 안 된다. 노력은 수많은 조건 중 하나일 뿐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노력 아니냐고 반문한다면, 나는 절대 아니라고 답하겠다.
(중략)
동양인에게는 실패한 사건이 더 중요하다. 실패한 것은 노력을 통해 반드시 성공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패는 실패로 놔둘 수도 없고, 놔둬서도 안 된다. 열심히 노력하면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인들은 실패한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포기하면 되는 일이다.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신경 쓰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고 무의미한 일이다.
(중략)
1926년에 만들어진 이 시험은 ‘Scholastic Aptitude Test(SAT)’라고 불리는데, 우리말로 ‘학업 소질 시험’ 혹은 ‘학업 적성 시험’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Aptitude’라는 단어로 ‘소질’ 혹은 ‘적성’을 뜻한다.
쉽게 말해 미국 수능시험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대학교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학문적 소질을 가졌는지 평가하는 시험이다.
(중략)
그러니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가 서양 사람들에게는 이미 마음 상하는 일이다.
나 자신을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변할 수도 없지만 변화를 꾀한다는 것 자체가 나를 버리고 좀 더 멋지고 이상적인 사람을 본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타인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뿐이라고 믿는다. ‘인정해 준다’라는 말조차 서양 사람들에게는 불편하다.
인정한다는 말에는 이미 평가와 어설픈 아량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중략)
그러면 서양 사람들은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까? 물론 단기적으로는 동양인들처럼 일찍 출발해 지각하는 상황을 막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에 만족하지 않고 후속 대책을 세울 것이다.
아마도 교통이 막히는 구간의 구조와 이유 등을 파악한 뒤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다. 그들 처지에서 이 상황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고, 사회 구조와 환경의 책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세상과 사회를 바꿔야지, 개인이 책임질 일도 혹은 개인이 바뀔 일도 아니다. 핵심적인 문화 차이의 원인은 누가 바뀔 수 있는지 혹은 누가 바뀌어야 하는지에 있다.
(중략)
결론적으로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변화의 주체가 세상이 아니고 개인이다.
세상과 달리 사람은 노력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리의 생각과 믿음은 우리의 머릿속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삶과 사회를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통치한다.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자세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개인의 문제냐, 아니면 사회의 문제냐?’의 역사적 논쟁이 무색하다. 어차피 개인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중략)
우리 사회는 사건·사고의 책임을 사회 구조나 환경보다 개인에게 훨씬 더 많이 묻는다. 언론도 그렇다. 사건 당사자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
왜일까? 모든 문제는 사람에게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런 사건이 터지면 우리 사회는 신상 털기부터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의 이력들, 부모와 형제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공개되어버린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내용은 딱 하나다. 이 사람이 얼마나 나쁜 사람이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것이다.
노력 신봉 공화국에서는 이런 태도가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 나쁜 사람을 강하게 처벌해야만 다른 사람들이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중략)
존 가트맨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69퍼센트의 부부싸움은 반복되는 문제에서 비롯한다고 한다.
즉 부부들은 서로 바꿀 수 없는 똑같은 문제로 평생 싸운다는 말이다. 언젠가는 배우자가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고, 또 기대가 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것이다. 그런 기대가 전혀 없다면 어느 누가 힘들게 싸우겠는가.
(중략)
주요인은 다름 아닌 결혼 전에 측정한 각 배우자의 성격적 특질이었다. 특히 남자의 경우에는 높은 신경증과 낮은 충동절제력이 이혼의 주요인이었고, 여자의 경우에는 높은 신경증이 이혼의 주요인이었다. 하지만 높은 신경증이 있었음에도 최소한의 충동절제력을 지닌 남자는 불만스러운 결혼 생활을 할지언정 이혼은 하지 않았다.
(중략) 진짜 이유는 결혼 전부터 존재해 온 두 사람의 성격이고, 이런 성격이 결혼 후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보는 견해다. 다시 말해 겉으로는 결혼 후에 발생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원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어려움은 이미 결혼 전 두 사람의 성격으로부터 기인했다는 것이다.
(중략)
그런데 결과가 무척 실망스러웠어요. 예상치를 완전히 빗나갔던 거죠. 훈련과 연습량은 기대했던 만큼, 아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안데르스 에릭슨 교수가 주장하는 것만큼 프로 골프 선수들의 실력을 예측하지 못했어요.
훈련과 연습량이 이제껏 우리가 믿어왔던 만큼 프로 골프 선수들의 실력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통계로 확인한 셈이죠.
(중략)
저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요. 목표 의식과 동기를 가지고 집중해서, 전문가로부터 피드백을 받아가며,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오랫동안 그리고 꾸준히 연습한다면 누구나 원하는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어요.
저는 이런 연습 태도를 ‘의도적 연습’이라고 부릅니다. 제가 말하는 성공을 보장하는 연습은 의도적 연습을 말하는 것입니다.
(중략)
게임 분야에서 노력과 훈련은 성공에 몇 퍼센트나 기여했을까? 노력은 성공과 얼마나 관련이 있을까? 최선의 노력과 훈련을 하면 누구나 바둑 혹은 장기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열정과 동기를 가지고 전문가의 체계적인 지도와 함께 1만 시간 이상 연습하면 누구나 이세돌과 같은 실력을 갖출 수 있을까? 이세돌 정도는 아닐지라도 최고의 전문 바둑 기사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았다.
뒤의 도표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게임 분야에서의 노력은 성공과의 관계성이 26퍼센트에 불과했다. 성공의 원인 중 26퍼센트만이 노력이었고, 74퍼센트는 노력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중략)
재능-노력 연관성에 의하면, 누구나 원한다고 해서 최선의 노력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재능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 비해 노력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즉 재능이 우선적인 원인이고, 노력이 그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중략)
누가 피아노 연습을 많이 할까? 피아노에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 그렇지 않은 친구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연습한다. 육상에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 달리기 연습을 훨씬 더 열심히 하고, 수학에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 수학 문제를 훨씬 더 열심히 풀고, 영어에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 어렸을 때부터 영어 관련한 훈련과 연습을 훨씬 더 열심히 한다.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 재능이 있으니 열심히 노력하게 되는 것이고, 재능이 없으면 열심히 하기 힘들다.
(중략)
공부에 재능이 있어서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이고, 공부에 재능이 없어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뿐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공부를 잘하게 된 것이 아니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공부를 못하게 된 것도 아니다.
“나는 똑똑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별로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어. 하기 싫어!”라고 이야기하며 자존심을 지키려 한다. 핑계처럼 들리지만 이것은 완벽한 사실이다. 재능이 없어서 관심도 안 생기고 재미도 없는 것이다.
제목만 보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제게 너무 큰 깨달음을 안겨준 책입니다.
거의 40 평생을 노력이면 모든 게 해결된다!라고 믿었던 저의 가치관을 뿌리부터 제대로 흔들어놓았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책을 통해 알게 되었네요.
저는 노력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뭔가 이루고 싶은 게 생기면 물불 안 가리고 끝까지 해보는 성격이지요. 내가 죽든 목표가 사라지든.
그런 제게 '노력의 배신'은 노력조차도 재능이었다는 걸 일깨워주었습니다.
작년에 미국 부통령인 J.D 밴스의 힐빌리의 노래라는 책을 리뷰했었습니다. 거기서 밴스도 똑같이 말하더군요. 자기는 운이 좋았다고. 즉 이 말은 밴스는 환경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현명하고 훌륭한 사람들을 근처에 두었습니다.
어찌 보면 친구들과는 달리 운이? 좋았던 편이지요. (책 중간중간 밴스는 자신이 이렇게 자랄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주변의 좋은 사람들 덕분이었다고 말합니다)
저 또한 노력만 하면 대부분 이루고 싶은 걸 이뤄냈습니다. 또한 밴스처럼 주변에 좋은 사람들도 많이 있었고요. 저는 이런 게 매우 자연스럽고 누구나 저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을 들으면서 생각이 차츰차츰 변하기 시작했지요. 모두가 나와 같은 환경에서 자라지는 않았구나라고요...
노력의 배신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장하는 책입니다. 투자 서적만 읽던 제게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을 만들어준 소중한 책입니다.
앞으로 노력보다는 재능에 초점을 맞추고 너무 과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내가 재능 있으면서 좋아하는 일, 그리고 꾸준히 하면서 더 잘할 수 있는 일.
약점보다는 강점에 집중하는 사람.
뭐, 생각해 보면 이미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긴 했네요. 그럼에도 더더욱 지금처럼, 나답게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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