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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책) 증권 반세기 : 강성진 회고록 - Part.2 (f. 저자가 마지막으로 얻은 교훈 2가지)

뜬구름홍 2025. 1. 2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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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안녕하세요. 뜬구름홍입니다.

 

강성진 님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증권시장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하더군요.

 

많이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세계(미국) 증권 시장의 역사는 다양한 책들을 통해 익히 알게 되었지만 - 네덜란드 증권 시초 등 - 국내 증권 시장의 역사는? 거의 지식이 없었더랬죠.

 

회고록이라는 단어 때문에 다소 따분한 책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하루 만에 다 읽을 정도로 가볍고 굵직한 에피소드 중심으로 적혀있어서 재밌기까지 했습니다.

 

책도 그리 두껍지 않고, 1900년대 초~2000년대 초의 국내 증권시장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게다가 반세기동안 국내 증권 시장에서 경험한 저자의 '투자 잘하는 사람의 특징' 그리고 '투자 철학' '증권의 의미' 등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저 스스로의 투자 철학도 더욱 강화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바로 보시죠!

 

내용이 많아 2개로 나눠 올립니다.

 

- Part.2

 

(책 속에서)


이 무렵 지점을 돌다 삼보증권 고객들을 만나면 내가 꼭 해주던 말이 있다.

“주가는 아무도 모른다. 나도 모른다. 목표 수익률을 낮춰라. 은행 금리보다 조금만 높으면 충분하다.”

사실 주식시장에서는 엄청난 수익률을 노리고 무모하게 모험을 감행하는 사람이 돈을 버는 게 아니다.

투자를 잘하는 사람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이것은 반세기 넘게 증권시장을 지켜보면서 내가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중략)

 

증권회사의 제일 중요한 역할은 기업들이 우량의 자금을 장기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주식이나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인수하는 것도 다 이런 목적 때문인데, 1980년대 초까지도 우리나라 증권회사들이 취급하는 업무는 너무 단순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권회사에 가면 주식과 채권뿐만 아니라 각종 공사채와 뮤추얼펀드 등을 판매해 고객들이 자신에게 맞는 투자 상품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었다.

나는 1979년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 증권업계도 하루빨리 유니버설 뱅킹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증권회사를 금융백화점으로 키워 고객들이 모든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이 같은 생각은 2009년부터 시행된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 돌아보면 내가 우리 증권시장의 앞날을 너무 멀리 내다본 것이 아닌가 싶다.

(중략)

기업 경영의 기본은 이윤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우수한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3M, 그러니까 돈(Money)과 원자재(Material), 사람(Man)이라는 3대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하는데, 그 핵심은 다름 아닌 사람이다.

얼마나 훌륭한 인적 자원을 갖고 있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고, 최고경영자의 능력 역시 얼마나 뛰어난 인력을 키워내느냐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중략)

증권시장에서 잘해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부채비율이나 유보율 같은 건전성 지표는 물론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 순자산비율(PBR) 같은 투자 지표를 자세히 따져보고 기업 실적 발표도 놓치지 않는다.

절대로 신용거래는 하지 않고 자기 돈으로만 투자를 하며 단기적인 변동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 거래도 자주 하지 않는다.

모름지기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냉정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말로는 쉬운 것 같지만 이런 원칙이 몸에 배려면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다. 내가 삼보증권 직원과 투자자들에게 공부하라고 입버릇처럼 강조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나 역시 증권업계에 입문했을 때는 바쁜 와중에도 열심히 공부했다. 매일같이 신문에 난 경제 관련 기사를 꼼꼼히 챙겨 본 것은 기본이었고, 투자에 도움이 되는 책들도 많이 읽었는데 당시 주로 일본에서 나온 증권서적을 구해서 열심히 공부했다.

증권업계의 원로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을 찾아다니며 증권시장의 생리와 흐름에 관해 많은 얘기를 듣기도 했는데, 그때 배우고 익힌 내용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게 오랜 세월 증권가에서 회자된 격언들이다.

“상투 사흘 바닥 백일”(시장이 상승세의 정점에 머물러 있는 기간을 짧지만 침체에 빠져 있는 기간은 길다)이라든가 “주가는 귀신도 모른다. 오직 주가만 안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 같은 격언들은 마음속에 새겨둘 경구들이다.

(중략)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다. 투자 수익은 누가 그냥 가져다주는 게 아니다. 열심히 공부해야 남들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금리 동향과 환율 추이를 챙기는 것도 물론이고 투자할 기업의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같은 재무제표도 살펴보고 주가 차트도 참고해야 한다.

투자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한 가지 더 있다. 

이 세상에 완벽하게 안전한 투자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기업의 주식이라 해도 떨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채권도 마찬가지고 다른 어떤 투자상품도 그렇다. 투자에는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고 이를 감수하는 대가로 수익을 얻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중략)

증권시장은 투자자와 상장기업, 증권회사, 이렇게 세 주체가 움직여 나간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곳이 증권회사다. 

(중략)

내가 그랬던 이유는 한시도 시장을 떠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입학식이든 졸업식이든 다 평일 장중에 열리다 보니 그 시간을 비울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 돌아보면 왜 그랬을까 싶고, 후회되는 것도 사실이다.

시세 움직임에 그렇게 민감할 필요가 없었는데 젊을 때는 그걸 잘 몰랐던 것 같다.

시장은 계속 열린다. 그러나 인생은 한번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 그것으로 끝이다.

내 마지막 조언을 전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읽어준 독자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중략) 

 

아래의 내용은 경향신문에서 1991년 6월 30일에 실린 정선섭 기자와의 인터뷰 기사 중 일부입니다.

정선섭 : 강 회장님의 경험에 비춰 호황과 불황일 때 투자자들의 투자 기법을 가이드해 주신다면.

강성진 :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주식은 자기 판단에 따라 자신의 책임 아래 투자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중략) 흔히 투자자들의 투자기법을 보면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파는' 식의 오류를 범하는 경향이 많아요. 욕심 때문이지요.

오를 때는 더 오를 것을 기대하며 투자하고 내릴 때는 '덜컥 겁이 나기 때문에' 팔게 됩니다.

호황일 때는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다가도 불황이 되면 떠나는 이육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주식은 '많이 떨어진 것이 최대의 호재'라는 말이 있습니다. '악재가 최대 호재'라는 격언이지요.

물론 이것을 판단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때 투자자들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는 호황 시 공금리와 비교해 수익이 높으면 주식을 매각하고, 불황 시에는 장기적인 투자 심리로 주식을 매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욕심을 부리면 실수하기 마련이죠.


책 한 권으로 국내 증권 시장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증권 시장이 참으로 열악했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대부분 증권주, 은행주가 처음 상장되면서 투기의 끝을 달렸었다니. 게다가 그 당시에도 공모주 열풍이 불어 기업의 가치보다 약 3000% 오른 상태에서도 사람들이 열광했었다는 점이 현재의 주식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네요.

 

책 중반부까지는 역사와 굵직한 증권가 이슈를 경험했고 후반부부터 저자가 설립한 삼보증권의 태동 그리고 증권사의 역할, 투자 잘하는 사람의 특징, 투자자 마인드, 투자 철학, 욕심을 버리는 것. 

 

마지막으로 저자가 자녀 학교 졸업식도 못 갈 정도로 주식 시장에 매진했다는 일화, 하루하루 주가 등락에 예민했던 시절. 그리고 그랬던 자신을 많이 후회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 또한 매일 주가 등락에 마음이 움직입니다.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움직이게 되더군요. 사람이니깐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마음 가짐을 최대한 갈고닦아보려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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