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끄적임) 주식 시장의 조울증 + 신용 반대매매(계속) : 또 다시 찾아온 시련 140%

뜬구름홍 2024. 10. 2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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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검은 월요일이 있었던 '24. 8. 5 이후부터 시리즈 형식(+개인 기록용)으로 작성되는 글입니다.

 

다시 140% 가 되었다.

 

정말 힘든 한 주였다.

나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아마 대부분의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힘든 한 주를 보냈을 거라 생각한다.

 

글을 쓰기에 앞서 모든 대한민국 투자자들에게 힘내시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주식 투자는 참으로 어렵다. 정말 그 무엇보다도 어렵다. 예측 따윈 가능한 분야가 아니고 오히려 대응만이 가능한 곳이다.

 

그리고 어디가 끝일 지도 모르고 그 기간 동안 내가 알지도 못하는 수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사리지고 다시 들어오게 된다.

 

솔직한 바람으로 나는 이 바닥에서 계속해서 살아나가고 싶다. 

 

점심 전 까지 담보비율 상태이다.

 

140% 가 정말 간당 간당하게 유지되었다.

 

이후에 139.XX% 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난 8월 달의 검은 월요일이 생각났다.

 

그날 난생 처음으로 담보비율이 139% 대가 되면서 저녁 먹고 ATM에 들러 현금을 입금했다.

 

30만 원 정도였나? 그렇게 겨우겨우 140%를 다시 맞췄다. 이번에도 왠지 그럴 것 같아서 너무 두려웠다.

 

특히 신용과 담보대출을 최대한 받은 나로서 이번 투자는 정말 끔찍하다는 걸 다시 한번 배우게 되었다.

 

모든 투자 구루들이 하나 같이 말하는 건 대출로 주식 투자를 하지 말라고 했다는 점이다. 난 그걸 몇 번이고 어겼다.

 

미국 주식할 때도 담보대출을 받았고 (물론 이건 급히 쓸 돈이 필요했던 터라) 그리고 국내 주식할 때도 담보대출을 받았다.

 

그렇게 몇 번 성공을 해보니 이번에는 담보대출에 신용대출까지 받게 되었다.

 

한 달에 이자가 왠만한 직장인 월급 수준이 되었다. 나 또한 이러한 투자가 잘못되었다는 건 익히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면의 가치관이 계속해서 충돌했다.

 

1. 진정한 투자자라면 괜찮은 기업이 저렴한 주가가 되었을 때 주저말고 매수해야 한다.

2. 현명한 투자자라면 대출을 일으켜서 주식 투자를 하면 안 된다.

 

물론 두 가지 모두 내 머리와 가슴 속에 제대로 박혀있다. 하지만 난 지금까지도 1번에 더 집중하고 우선순위를 높게 잡고 있는 듯싶다.

 

만약 2번에 집중했다면 아무리 괜찮은 기업의 주식을 사고 싶다 하더라도 대출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충분히 대출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 하에 욕심을 내서 1번에 집중하게 되었다.

 

오를 때는 상관없지만 내릴 때는 기하급수적으로 돈이 사라지게 된다.

 

이게 바로 레버리지, 대출의 가장 큰 문제이다. 한 번 대출을 이용하여 수익을 본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그게 바로 나이다.

 

앞으로 140% 미만이 된다면 더 이상 돈을 넣을 생각은 없다. 이제는 미련 없이 매도할 예정이다. 나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사실 일부 종목의 손절가를 -10%로 잡아놨는데도 그러지 못했다. 왜냐하면 최초 내가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아직까지 유효하다고 생각했고 충분히 인내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참 힘든 장이였기 때문에 오히려 점심을 제대로 챙겨 먹었다.

 

냉장고에 있는 소고기와 순두부찌개를 직접 만들어서 갓 지은 밥과 엄마가 보내준 무생채와 함께 먹었다.

 

정말 꿀맛이었다. 배가 든든해지니 아침에 우울했던 기분이 조금은 나아진 것 같았다.

 

어제도 힘든 하루였지만 오늘이 더욱 힘든 하루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금요일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이틀 연속 하락이라서 그럴까?

다행히 오후에는 할 일이 있었다.

 

바로 아기 예방접종 날이다.

 

결코 주식의 등락으로 인해서 내 감정과 행동이 치우쳐지면 안 된다.

 

기분이 좋다고 해도 너무 들뜨지 말고 기분이 안 좋다고 해서 막 티 내지는 말아야 한다.

 

만약 내가 그렇다면 나는 감정적인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아기가 옆에 있어서 그나마 즐겁다. 만약 하루 종일 주식 생각만 했다면 난 벌써 우울증에 피해망상 그리고 진정한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을 것이 뻔하다.

 

하지만 집에는 맛있는 음식이 있고 내가 즐길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있다. 실제로 집중이 필요할 때는 아무 거나 블로그에 글을 쓴다. 글을 쓰다 보면 집중하게 되고 다른 것들을 잊게 된다.

 

또한 아기가 중간중간 배고프다고 울 때마다 분유를 타고 밥을 먹이고 트림을 시키는 일련의 과정이 다른 생각을 못하게 만들어 준다.(운 좋게도 아이는 하루에 6번 이상 밥을 먹는다. 즉 하루 6번은 어쩔 수 없이? 집중하는 시간이 된다)

정말 다행히도? 오늘 장 마감은 140%로 마감되었다.

 

이게 기분이 좋아야 하는 건지 말아야 하는 건지.

 

덕분에 주말 동안 신용 반대매매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과연 그럴까? 벌써부터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데...)

 

와이프가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표정 관리를 해야 한다. 어차피 잃은 건 잃은 거고 내일은 내일이다.

 

결코 주식 투자로 인해 감정이 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날 이후로 주식 투자는 내 인생에 없다. 주식 투자를 안 한 다면 내 인생의 큰 한 획이 사라지는 셈이다.

 

잘해야 한다. 아니 잘 버텨야 한다.

 

결국 시장에 머물다 보면 밝은 날이 오기 마련이다.

 

힘내보자.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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