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뜬구름홍입니다.
예전에 중고 서점에 들러 발견하게 된 책입니다.
책의 중간을 잡고 딱 펼치니 글 솜씨가 보통이 아닌 작가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구매한 지는 무려 6개월이나 더 됐는데, 이제야 다 읽게 되었네요.
제일기획 부사장에서 현재는 책방 대표이신 분입니다.
(시실 제일기획이였다는 사실도 책 거의 끝 부분에 나와서 모르고 읽었네요...ㅎㅎㅎ)
사회초년생, 어느 정도 연차가 있는 직장인, 지금 이대로 살아도 되는지 궁금한 사람들 그리고 40대 분들께서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네요.
그럼 바로 보시죠!
(책 속에서)
그러니까 어떤 인상적인 성취를 한 사람이 하는 '그냥 했다'라는 말속에도 하기 싫은 유혹, 아팠던 몸, 악평에 주저 않을 뻔한 경험, 된다는 보장이 없어 그만두고 싶었던 외로움 등이 한가득입니다.
그걸 다 건너 비로소 어느 지점에 다다른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그저 하지 않고 지나가는 날 없이 지낸다는 것뿐 아니라, 하고 싶지 않게 하는 현실과 마음을 넘어서는 뭔가가 있다는 뜻입니다.
(중략)
정 작가도 그런 시간을 보냈습니다. 글쓰기가 당장 환한 길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진로와 생계 등의 무거운 숙제를 앞에 두고 그냥 썼던 겁니다. 한데 놀랍게도,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쌓이자 날마다 쓴 글들은 책이 되었고 그를 작가로 만들었습니다.
아, 정말이지 이건 그렇게 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중략)
'...부러워한다는 건 그런 걸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잖아? 그렇구나, 나는 자기 자신이 당당한 상태에 있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구나.'
이렇게 자신에 대해 묻고 생각하다 보면 묻지 않을 땐 그냥 지나쳤을 것들을 하나하나 알아가게 됩니다. 이런 것들이 축적되어 있다가 중요한 선택을 할 때 바탕이 되는 거죠.
(중략)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모색해 보는 것은 늘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존중해 주지 않는 회사에서 혹은 일방적으로 지시만 하는 상사를 모시고 일하는 분이라면 더더욱 남들이 해주지 않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세요. 실은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많이 받는 사람일수록 중요한 사람입니다.
자신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중략)
저는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태고 싶네요. 보이는 것의 이면을 볼 수 있을 때 어른이 되는 거라고.
좋아서 시작한 일을 지속해 끝내 열매 맺게 하는 것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이런 것들이 보입니다. 의무를 다하고, 약속을 지키고, 폐를 끼치지 않으며, 하기로 한 건 어떻게든 해내려는 마음. 또 동료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고 조직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계속 성장해 어느 날엔 '구씨'처럼 멋지게 도약하고 싶다는 마음...
좋아하는 마음은 무언가를 시작하게 하지만, 그 일이 끝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마음 이면의 지속하는 마음도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른이라면 말입니다.
(중략)
이 책에서 저는 세상의 기준에 맞추지 말고 내가 가진 걸 세상이 원하게 하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무엇을 하든 자기 자신으로부터 출발하라는 얘깁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기적이 되라거나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돈다고 생각하란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중략)
여기서 분명히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그저 '잘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잘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듯 개인들도 오래도록 잘해야 좋은 기회를 계속 가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한 번 잘했으니 앞으로도 잘할 것'이란 오해입니다.
한 두번의 성공에 긴장을 풀고 마음을 놓아버리거나 일찍부터 대가연 하는 사람은 오래도록 잘하기 힘들어요. 이유가 뭘까요?
성공에 취하고 자신에게 취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늘 잘할 것 같고 내가 하는 일은 늘 맞다고 여기는 거죠. 알코올에든 성공에든 한 번 취하면 분별력이 사라지고 판단력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중략)
제겐 마음챙김도 도움이 됐습니다. 우선 감정에 휩쓰릴 지 않게 됐어요. 살다 보면 화날 때가 있잖아요. 화가 나는 순간엔 우리는 온통 '화'라는 감정 덩어리가 되는데, 그러지 않도록 감정과 나를 분리하고 바라보는 겁니다.
'네가 화가 났구나' 혹은 '너 지금 슬프구나' '아, 쓸쓸하구나'하며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거죠.
중요한 것은, 알면 통제력이 생긴다는 거예요. 화났음을 알게 되면, 더 정확히 말해 화가 났음을 알아차리면 화난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요.
자신을 알아차리면 감정이나 협소한 자기인식에 치우치지 않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좀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겠지요?
(중략)
이 정체 구간, 제 언어로 '불확실성의 구간'들은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그 일을 하려는 사람의 의지를 시험합니다. 때문에 이 구간에 걸릴 때마다 적지 않은 이들이 회의 끝에 포기하거나 탈락하죠.
시작하는 사람은 많되 끝내 성취하는 사람이 소수인 이유를 저는 이 불확실성의 그래프로 설명합니다.
(중략)
저는 이 질문도 제게 던졌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이런 답이 떠오르더군요.
'단단한 소수를 걸러내는 우주의 테스트'라고요.
"정말 그거 하고 싶어?" "어렵고 힘들어도 꼭 그 일을 할 거야?" 이런 질문에 끝내 "네!"라고 답할 사람,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가게 하려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중략)
그러니 만약 여러분의 성과가 지지부진해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이시라면 혹시 불확실성의 구간에 들어선 게 아닌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곤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겁니다.
나는 이 일을 정말로, 간절히 하고싶은가? 혹은 해내야 하는가? 나는 이 일을 정말로, 간절히 하고 싶은가? 혹은 해내야 하는가? 이런 질문과 모색이야말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방법들보다 훨씬 강력한 엔진이 되어 여러분을 받쳐줄 거라 생각합니다.
(중략)
슬럼프는 결코 일이 잘 풀리거나 바쁠 때 오지 않아요. 일은 잘 풀리지 않고 별로 바쁘지도 않아서 시간 여유가 있을 때, 그럴 때 찾아옵니다. 제 경우에도 그랬어요.
앞뒤 안 보고 정신없이 달리다 덜컹하고 걸려버렸죠. 생각이 많아졌고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중략)
저는 소심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인데 가끔 과감한 결단을 내리고 행동에 돌입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도 그랬습니다.
저는 제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 목소리를 용기 있게 따르기로 했죠. 마흔다섯, 상무 6년 차.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습니다.
(중략)
제가 도대체 왜 그곳을 찾았는지를 알겠는!
나이 드는 것에 무릎 꿇고 싶지 않았던 겁니다. 마흔 중반이 되면서 늙는다는 느낌이 진하게 들었습니다. (중략) 저는 일을 빼곤 인생에서 다른 걸 한 기억이 별로 없을 만큼 일을 전부로 알고 살았는데 더 이상 일이 저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니 방황할밖에요.
그래서 간절히 길을 찾았고 산티아고로 향했던 거였습니다.
(중략)
그러면서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만약 제가 너무 힘들어 일주일 만에, 혹은 20일 만에 돌아갔다면 어땠을까요? 그것도 나름 좋은 경험이 되었겠지만 마흔 후반과 쉰 초반을 지지해 준 생각들은 만나지 못했을 테고, 저의 인생도 다르게 흘러갔을 겁니다.
그 후론 힘들 때 이렇게 되뇌곤 합니다.
'좀 더 가보자. 조금만 더 가보자.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귀한 것들이 있다. 그런 시간을 보낸 후의 나는 지금보다 한결 나아져 있을 거다' 라고요.
(중략)
그뿐이 아닙니다. 샤워할 때를 생각해 볼까요? 몸은 집의 욕실에 있지만 의식은 벌써 회사에 가 있습니다. 오늘 부장님께 제안서를 보고해야 하는데, 클라이언트에게 소비자 조사 보고서를 전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머릿속이 분주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 '나'는 없어요. 나는 이 일의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고 있는 것인지 하는 생각들은 자리할 틈이 없습니다.
아, 있기는 합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기분이 처지면 출퇴근하는 차 안에서 혹은 잠깐잠깐 혼자 있는 시간에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뿐이에요. 늘 급하게 처리해야 할 업무나 중요한 일들이 있으므로 보다 본질적인 고민은 순위에서 밀립니다.
토막토막 짧은 생각들만 쌓일 뿐이죠. 여러분, 이건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적절한 방식이 아닙니다.
(중략)
유불리를 넘어서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선 시간, 그것도 혼자 있는 시간입니다. 혼자의 시간을 집중적으로 내어 문제에 몰두하는 겁니다. 생각했다 지우고 또 생각했다 또 지우면서... 그런 끝에 드디어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단단한 생각을 만납니다. 그 생각에 의지해 앞으로의 시간을 또 살아나가는 거죠.
(중략)
그렇게 저는 백수가 됐어요. 그리고 제일기획을 졸업한 이튿날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중략)
자유로워지는 만큼 외롭기도 하겠고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크지만
현명하게 나이 들며
인생 3막을 살아보겠습니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안 할 자유
제가 서른 살 무렵 썼던 카피인데
이제부터야말로 자유를 누려보겠습니다.
자유, 안식, 평화를...
고맙습니다!
(중략)
'... 우리는 죽을 때까지 자기 자신으로 살다 가는 거구나. 우리는 다 개별자요, 단독자구나.'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다시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나를 충분히 사랑했던가?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았나? 내 뜻대로 살았나? 나를 위해주었나? 아니, 나를 제대로 알고 있나?
(중략)
다시 한번 써봅니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자기 자신과 살다 갑니다. 죽도록 사랑했던 사람과도 언젠가는 헤어져야 합니다. 그러니 죽는 그 순간까지 함께하는 존재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그런 존재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나요? 얼마나 사랑하나요? 아, 오해는 하지 말기 바랍니다. 언제나 자기 자신만 생각하라거나 이기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니까요.
타인의 기준과 취향에 맞추려고만 하지 말고 자신의 뜻과 욕망도 존중하며 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다 '자기 인생'을 사는 것이며, 자기 계발 역시 좀 더 잘 살아보자고 하는 거니까요.
(중략)
평소 저는 우리가 타인에게서 취하고 배울 것은 그 사람이 가진 관점과 태도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 책에 제가 30여 년간 일하며 가졌던 관점과 태도를 풀어놓았습니다.
역시, 광고 '쟁이' 였던 저자분의 필력이 상당하더군요.
특히나 성지순례라고 말하는 산티아고 이후부터 급격히 빠르게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저는 질문을 참 좋아합니다. 그것도 저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을 말이죠.
책을 읽으면서 제가 만난 최악의 상사 한 분이 떠오르더군요. 강압적이고 일방적으로 지시만 하는 그놈. 아 표현이 좀 거칠었나요? 뭐 그렇다는 거죠. 그런 놈을 만나서 한편으로는 그런 삶을 살지 않고 있는 나에게 고맙기도 하면서 그렇게 힘들게 스스로를 과잉방어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그놈이 가엽기도 했답니다.
물론 지금은 저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원들에게 횡포 아닌 횡포를 부리는 바람에 인사발령 조치가 되었지만요. (이것도 꽤 오래전 이야기입니다 ㅎㅎ 역시 인간은 안 좋은 기억을 더욱 잘 기억하는군요)
책을 읽으면서 저 또한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천천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으며 질문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시작의 한 예로 '나는 왜 주식투자를 하는가?' 이기 때문이죠.
책을 읽은 기념으로 보다 디테일한 질문을 던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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